고2에게 2학기는 참 짧습니다. 이제 곧 중간고사 내신시험에 들어가고 중간고사 후 2~3주 쉬는가 싶으면 바로 기말고사입니다. 그러면 어느새 12월 하순이고 고3이 됩니다.
고2, 2학기 내신은 대부분 ‘독서와 문법’입니다. 과목은 ‘독서와 문법’이지만 시험 비중은 대부분 문법에 치우칩니다. 방학 때 문법정리를 했다면 더욱 좋겠지만 안 했더라도 진도를 따라가면 이 기회에 문법을 알차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창덕여고는 특이하게 ‘고전’을 나가는데 <소크라테스의 변명>, <과학혁명의 구조> 등이 어렵습니다. 어째든 눈앞에 닥친 시험이니 최선을 다해야겠죠.
이 바쁜 와중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독서 혹은 비문학독해라 불리는 영역입니다.
지난주 저는 9월 6일에 있을 모의고사를 대비시키려 학생들에게 모의고사를 보게 했습니다. 어제는 학생들 시험지를 하나하나 채점을 했습니다. 어느 정도 예견은 했지만 상황은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습니다. 상위권 학생들이라 문법과 문학은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독해력은 엉망이었습니다. 전혀 내용이 파악되지 않은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독해를 강조하는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이 정도인데 독해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학생들의 상황은 더 심할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교육과정으로는 독서(비문학독해)를 학생들이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게 돼 있습니다. 수능에서 1/3이라는 많은 배점에다 선생도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튀어나오는데 정작 학생들은 거의 준비할 기회가 없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참고로 고등학교 국어 편성을 살펴보겠습니다.
국어 과목은 국어Ⅰ, 국어Ⅱ, 문학, 독서와 문법, 고전, 화법과 작문 총 6개입니다. 이 6개 과목을 한 학기에 하나씩 배우게 돼 있습니다. 과목구성만 본다면 수능준비, 특히 독서(비문학독해)를 잘 준비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1학년 때 배우는 국어Ⅰ, 국어Ⅱ에서는 국어의 전반적인 것을 공부한 다음 2학년부터는 세부적으로 문학, 문법, 화법과 작문, 비문학독해(독서, 고전) 등 수능에 나오는 것을 골고루 배울 수 있도록 편성돼 있는 듯합니다.
그러나 국어Ⅰ, Ⅱ에서도 문법과 문학은 강조되는 반면 독해는 등한시되고, 2학년 2학기 때 배우는 ‘독서와 문법’은 대부분 문법을 배우는데 시간을 다 쓰고, ‘고전’은 고3 때 편성되므로 실제로는 고전보다 EBS 교재로 수능을 공부합니다. 이러니 고3이 되기까지는 독서(비문학독해)를 체계적으로 익힐 기회가 없는 거죠.
이런 고등학교의 교육현실과 달리 수능 고득점의 핵심은 독해력으로 거의 굳어져 가고 있습니다. 지문의 길이는 길어지고 내용은 정말 깊어졌습니다. 제게는 다가오는 겨울의 상황이 불 보듯 명확하게 보입니다. 갑자기 어려워진 독서(비문학독해) 지문을 뒤늦게 이해해 보려고 몸부림치는 학생들...
지금 제가 아무리 절박하게 외쳐 본들 고2학생, 학부모님들께는 여전히 ‘소귀에 경읽기’일 것입니다. 수능은 멀고 내신은 바로 눈앞에 닥쳤으니 내신부터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래도 내신을 앞둔 이 시점에 메아리 없는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조금이라도 독해의 중요성을 일찍 깨달아 달라는 것이고 시간이 바쁜 2학기일망정 독해공부에 신경을 쓰라고 당부하는 것이며 겨울방학이 되면 시급히 독해능력을 점검해보고 올바른 대책을 세우라는 조언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사실 최근의 수능 및 평가원의 문제를 풀어보면 독해지문의 난이도가 높아 과연 제한된 시간 안에 이 지문을 한 번 읽고 푸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의문도 듭니다. 그러나 불평해 본들 아무런 도움이 안됩니다. 주어진 상황에 제대로 적응하는 것이 현명한 거죠.
안타까운 것은 상황은 이렇게 심각한데 대부분의 학생, 학부모님들은 심각성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독해(비문학독해) - 수능 고득점의 관건입니다.
한결국어학원
한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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