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구어체에 익숙한 시대에 살고 있다. 필자는 고등학생부터 성인에 이르기 까지 논술(論述)을 함께 준비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우리가 흔하게 사용하는 표현들이 사실은 문어체(文語體)에서는 사용해선 안 되는 표현이 많은데, 실제로 이런 표현들을 너무나도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입 자기소개서, 입사지원서, 입사나 승진 논술을 준비하는 성인도 “근데, ~한 것 같다, ~ 안하고, 그냥”과 같은 표현들을 서술 답안지에 여과 없이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비문(非文 : 문장의 기본 형태에서 벗어난 문장)을 자주 사용하는 경우도 다수 존재한다. 이렇게 구어체와 문어체의 구분이 어렵거나 비문을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은 결국 읽기와 쓰기가 평소에 훈련이 되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필자는 논술(論述)이란 영역에서 20년 가까이 있으면서 항상 논술은 지식의 영역이기보다는 훈련의 영역임을 강조해 왔다. 즉 지식은 배우고 익혀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다. 예를 들면 모르는 지식을 학습을 통해서 알게 되고, 알게 된 것을 바탕으로 응용하거나 답을 찾는데 사용하는 것이 지식의 과정이다.
반면 훈련의 과정은 반복된 연습을 통해서 익숙해지고, 익숙해지면서 ‘할 줄 아는’과정에 있다. 흔히 운전이나 자전거를 타는 법이 여기에 해당한다. 우리가 어렸을 때 처음 자전거를 탔을 때를 기억해보자. 자전거는 진행 중에는 옆으로 넘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고 어떻게든 “굴려보려고 애쓰는” 단계를 거친다.
논술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어떤 부분이 틀렸는지도 스스로 알지 못하고, 논리적인 오류도 찾기 어렵지만 그것을 반복하면서 각자의 나름대로 포맷(at)을 형성하고 완성된 한 계단씩을 올라가는 과정을 거친다. 그 과정을 통해서 각자의 개성과 성향에 맞는 문체가 형성이 되고, 비로소 자신에게 잘 맞는 스타일(style)의 글을 써내려가는 것이다.
반면 한번 논술의 영역에서 자신만의 방법을 익히면, 분석적인 글이나 감성적인 글이나 글의 종류, 영역에 상관없이 자유자재로 활용이 가능한 노하우가 생기게 마련이다. 항상 일 년 중의 하반기에는 임용시험이나 승진, 이직을 위한 논술이 필요한 시기다. 굳이 직업을 위한 일이 아니더라도 작문(作文)이라는 기술을 익히는 것은 여러모로 자신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법이다.
김정엽 교사
미담(美談)언어교육연구소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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