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수능 만점을 받고도 서울대 입시에 불합격한 전봉열군울 기억하는가? 수능만점을 받고도 서울대를 갈 수 없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놀라워하고 의아해 했다. 서울대는 정시에서도 수능 60% 고교내신 10% 면접 30%의 비중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전군은 수능과 내신에서 만점을 받았으니 불합격 요인은 30%의 비중을 차지하는 면접 때문이었을 것이다.
전군은 면접에서 어떤 질문을 받아 어떤 대답을 한 것일까?
2분 동안 제시문을 보고 면접장으로 들어가 8분 동안 면접을 봤다는 전군이 면접 내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무도 없는 횡단보도에 빨간 불이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이었다. 전군의 대답은 “`저는 안 건너갑니다” 였다. 결과는 불합격이었다. 불합격 이유에 대해 전군은 확실하게 알지 못한다. 단지 `나를 착하게 꾸미려고 한 것 같아서`가 아닐까 추측할 뿐이다. 과연 그럴까?
그렇다면 합격한 학생들은 어떤 대답을 했는지 살펴보자
[사례1] 전 시간을 무척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소한 시간도 아껴쓰는 것은 저의 가치관이며 제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전 차가 없다면 건너갈 것입니다. 하지만 신호를 위반란 것은 잘못일 것입니다.
[사례2] 전 건너가지 않습니다. 저의 가장 소중한 가치관은 정직과 신뢰입니다. 서울대에서도 `진리는 나의 빛`이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진리는 단순히 학문적 진리 뿐만 아니라 삶의 진리 즉, 정직함도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서울대를 지원한 학생으로서 정직하지 못한 행동을 하는 것은 잘못일 것입니다. 저는 그래서 건너지 않을 것입니다.
위에서 살펴본 예처럼 특정한 상황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상황 제시형 문제가 대입과 고입은 물론 기업의 입사시험에도 빈출되고 있다. 이는 딜레마 상황에 처했을 때 얼마나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답변을 하는지를 검증하기 위해서다.
다리가 불편한 장애우와 노인이 동시에 지하철을 탔을 때 누구에게 자리를 양보할 것인가? 저소득층 자녀와 국가유공자 자녀 중 누구에게 장학금을 지급할 것인가? 가장 친한 친구가 컨닝하는 것을 보았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 류의 질문들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런 유형의 질문은 어떤 선택지를 택했느냐 보다는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를 창의적 발상과 논리적 근거를 통해 질문자를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학교와 기업이 이런 딜레마적 상황 질문에 지혜롭고 현명한 창조적 답변을 하는 이를 인재로 규정하고 선발한다.
위 서울대 합격생들처럼 논리적인 답변을 할 수 있는 아이로 키우려면 어떻게 교육해야 할까?
이런 학생들은 학업에 충실하고 책을 많이 읽어서 이렇게 지혜로운 답변을 할 수 있었던 것일까? 물론 학업능력과 독서력은 기본이다 그러나 고도사고력은 결코 이것만으로는 갖출수 없다
지난 2001년 미국 하버드 대학 연구팀에서 발표한 윤리적 딜레마 상황을 통한 고도사고력 향상 프로그램 중 하인츠 딜레마 케이스를 예로 들어 보자.
하인츠 딜레마 케이스 / 하인츠는 옳은 일을 한 것인가?
옛날 옛적에 하인츠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하인츠에게는 사랑하는 아내가 있었는데 , 그들의 행복한 생활은 어느날 갑자기 그의 아내가 불치의 병에 걸리면서 깨지게 된다. 약을 구하기 위해 전세계 방방곡곡을 뒤지던 하인츠는 동네약국의 약사에게 아내를 낫게 할 수 있는 신약이 있다는걸 알게 된다. 그 약은 약사가 총 개발비 20불을 들여 만들어서 2000불에 팔고 있었다. 하인츠는 2000불을 만들기 위해 전 재산을 털고 사방에 돈을 구해 봤지만 1000불 밖에 모을 수 없었다. 그러나 약사는 단 1센트도 깍아 줄 수 없다고 했다. 절망한 하인츠는 그날밤 약국으로 무단 침입해 약을 훔쳐온다.
(다음호에 계속)
서지윤 원장
강의하는 아이들 (애플인문학 중계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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