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필자는 대입논술은 물론 일반인들의 승진, 이직, 입사시험까지 준비하면서 필력(筆力)이 다른 다양한 분들을 만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승진이나 이직을 준비하는 분들은 뚜렷한 목표의식이 있기 때문에, 수업태도에 있어서는 학생들과 다르게 열의를 보이지만, 작문(作文)의 기본기가 잡혀있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다. 기본기의 부재(不在)는 대개 다음과 같은 유형으로 나타난다.
첫째, 개요를 어떻게 써야할지 난감하다. 개요라는 것은 한편의 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예를 들어 글자 수 분량의 제한이 있을 경우 개요가 없는 것과 있는 것의 차이는 대단히 크다. 일반적인 1800자의 경우 서론에서 300자, 본론에서 1200자 가량에 결론 300자 가량 편성되는데, 개요가 없는 경우 서론이 길어지거나 본론이 길어져서 결국 결론이 가야할 방향성이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둘째, 주제가 없거나, 짧은 문단에 너무 많은 주제가 혼재한다. 일반적으로 입사시 논술에 가장 많은 글의 유형이다. 대개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의 논술문제는 소주제를 정해주고 그 주제에 포괄되는 한 편의 글을 완성하는 유형이 출제된다. 여기에서는 하나의 주제에 뒷받침 되는 내용이 나와야 하는데 한 문단에 긍정 혹은 부정이 모두 혼재되어 있는 내용이 나타난다. 결국 글을 작성한 수험자가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알 수 없는 주제의 글이 되고 만다.
셋째, 필요 없는 전제(前提)가 중요한 분량을 차지하는 경우다. 예를 들면 ‘A.I(인공지능)의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해 논하시오’라는 논제에서 인공지능의 중요성과 발전가능성, 그리고 현재 인공지능이 활약할 앞으로의 추세를 서론에 썼다고 가정하면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 그 이유는 그 논제(論題) 자체에 인공지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논(論)하려하는 주제가 나오기 전에 서론이 끝나는 경우가 발생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논술(論述)이란, 결코 어렵고 복잡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생각을 자신의 논리와 구성에 맞게 하나의 주제로 한 편의 글을 쓰는 것’이다. 이 글 안에서 너무 많은 주제가 혼재되거나, 방향을 잃는 글은 지양(止揚)할 필요가 있다. 일반인 논술이란 하나의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준비하는 과정이다. 필자가 오랫동안 논술을 같이 공부하면서 느낀 점은 논술은 지식보다는 훈련에 가깝다는 것인데, 결국 논술은 그 목적에 맞게 준비하되 체계적으로 ‘훈련’하고 반복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김정엽 교사
미담(美談)언어교육연구소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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