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모모> 김은영 대표

비록 작은 케이크지만 달달한 행복만큼은 가득 담아내고 싶어요

남지연 리포터 2017-07-21

 늦은 밤, 거창한 음식이 아니더라도 그 안에 위로와 격려, 따스함을 담아냈던 <심야식당>. 심야식당의 마스터처럼 김은영 대표 역시 카페 <모모>에서 사람들을 위한 달달한 행복을 빚어내고 있다. 한번 먹고 없어지는 케이크가 아니라 그 맛을 매개로 오래오래 되돌아볼 수 있는 추억과 행복을 선사해주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작은 골목 안, 오늘도 카페 <모모>는 아침부터 분주하다. 모모의 안주인 김은영 대표는 아침마다 카페 문을 열며 오늘도 가슴이 설렌다. 오늘은 어떠한 사람들을 만나게 될지, 자신이 만들 빵과 케이크에 어떠한 행복을 담아낼지 기대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카페 모모가 지친 사람들에게는 작은 위안이 되고 쉼터가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하는 김 대표. 그런 마음으로 매일 아침 카페 문을 연 지 10년이 되어간다. 결혼 전 그래픽디자이너로 활동하다 결혼과 출산으로 일을 쉬었었다는 그녀. 베이커리에 관심이 생겨 배우기 시작했고 배우다 보니 카페까지 오픈하게 됐다.
처음과는 달리 이제 카페 <모모>는 빵과 케이크를 판매하는 곳 이상의 공간으로 성장했다. 카페 <모모>에서는 김 대표가 직접 구워낸 빵이나 케이크를 구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클래스와 체험교실이 진행되기도 한다. 최근엔 리모델링을 마쳐 세련되고 편안한 공간으로 거듭났다. 10년. 카페 <모모>뿐만 아니라 그녀에게도 많은 성장과 변화의 시간이었다. 이젠 베이커리 페어에 초청받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기도 하고, 최근엔 그간 만나온 고객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책 <슈가 데이>를 펴내기도 했다. 



고객들의 마음 하나하나를 새겨 놓은 그녀만의 케이크
 쿠키부터 빵까지, 모두 김은영 대표의 손을 거쳐 완성되기에 정성을 쏟지 않는 것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 카페 <모모>를 말하는 대표격 메뉴는 역시 케이크. 보기만 해도 달달함이 가득 묻어나는 슈가 케이크들이 책 <슈가 데이>에 실려 있다. 하지만 단순히 케이크를 소개하는 일반적인 레시피 책이 아니다. 일종의 에세이랄까.
그녀의 책 <슈가 데이>를 찬찬히 살펴보면 ‘행복을 전하고 싶다’는 그녀의 진실된 마음이 그대로 전달된다. 김 대표는 “이 책은 제가 그간 케이크를 주문하러 온 손님들의 사연을 기록해 두었던 걸 다시 모은 것이죠”라며 “일반적인 레시피 안내가 아니라 케이크 하나에 담아내고 싶은 고객들의 이야기, 그를 통해 소소하지만 작은 행복을 건네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야구만 하던 아들의 은퇴를 맞아 위로를 전하고픈 엄마의 마음, 선생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반 아이들의 정성어린 마음, 노총각 삼촌의 프로포즈를 위해 케이크를 준비하는 마음, 정년퇴직을 하며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아버지를 위한 감사와 위로의 마음. 20여 가지 다양한 사연과 마음들은 김은영 대표의 케이크에 고스란히 묻어나 있다.
“어떤 케이크를 주문 받을 때 고객들의 이야기를 듣곤 해요. 케이크를 주문하는 그 마음과 사연마다 공감이 되더라고요. 케이크를 손쉽게 만들 수 없는 이유이지요”라고 김 대표는 말한다. 책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페이지를 가득 채운 케이크들은 사람들의 사연과 어우러져 ‘단 하나 뿐인 케이크’로 거듭나고, 추억이 되고 행복이 되어간다. 책 <슈가 데이>는 김은영 대표 자신에게도 큰 의미를 선사했다.
“처음 책을 받아봤을 때 그 먹먹함은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이 있잖아요. 이번 책을 통해 힘들지만 앞으로 더 전진할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었죠”라고 김 대표는 말한다.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도 만들어 보고 싶다는 김은영 대표. 아마 그 책에도 그녀의 슈가 케이크처럼 달달한 행복이 가득 묻어나 있을 것임은 분명하다.

카페 모모 위치: 일산동구 정발산동 1135-8 1층/ 031-915-2274
인스타그램 @mo_mo_lab


 ‘모모’를 들렀던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하다. 오래도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단순히 먹고 없어지는 케이크가 아니라 각자의 이야기가 오롯이 담긴 케이크를 만들면서 그들의 삶과 나의 삶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들 역시 ‘모모’ 케이크를 떠올릴 때마다, 행복해지길 진심으로 바란다. - <슈가 데이> 에필로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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