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가 이달 20일 첫 공연을 시작해 오는 8월 20일까지 약 두 달 간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윤서현, 김진우, 박하나, 스테파니, 정민, 장지우, 박영수, 장태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배우들이 출연해 열연하는 무대로 한바탕 웃음거리를 선사해 주는 코미디 작품이다.
선과 악, 친숙한 스토리로 웃음을 자아내는 시추에이션 코미디
하나의 인간 속에 깃들여져 있는 선과 악의 대조적인 캐릭터가 보여주는 갈등과 그로 인해 생기는 비극적인 이야기는 이미 친숙한 스토리다.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는 이와 같은 친숙한 스토리를 웃음 코드를 이용해 마음껏 비틀어 놓은 코미디다.
인간이라면 본질적으로 선과 악이라는 양면성을 동시에 지니게 되지만 이 두 가지 성격을 있는 그대로 다 드러내 놓고 살아가는 사람은 드물다.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에서 지킬 박사는 인간이 지닌 선과 악의 두 성격을 분리해 서로의 간섭 없이 욕구하는 대로 행동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신약을 만드는 실험을 한다. 하지만 실험 결과는 대실패다. 결국 지킬 박사는 신약 발표를 하루 앞두고 실험이 실패한 사실을 숨기려고 자신의 악한 캐릭터 하이드를 연기할 대역 배우를 고용하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하이드’가 아닌 ‘하이디’라는 새로운 인격체 등장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에서 주목할 캐릭터는 지킬 박사의 분신인 ‘하이드’가 아닌 ‘하이디’다. 하이디는 지킬 박사의 약혼녀 이브가 지닌 내면의 이중성을 대변하는 새로운 인격체다. 약혼녀 이브의 또 다른 인격체 하이디는 점잖은 요조숙녀와는 거리가 멀다. 또한 하이드와 하이디가 다른 점은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에 내재되어 있던 인격체가 발현될 수 있는가의 여부다.
하이디는 지킬 박사가 인간의 선과 악의 인격체를 분리하는 신약개발 실험에 실패한 사실을 모른 채 신약을 건네받은 이브가 약의 힘이 아닌 오직 자신의 의지로 발현된 인격체다. 그래서인지 약혼녀 이브와 인격체 하이디와의 대립이 커질수록 웃음이 유발된다.
사실 지킬 박사와 하이드가 상징하는 선과 악의 이미지라는 소재는 너무나도 유명하고 흔한 소재로 자칫 진부해 보일 수 있지만 이 작품에서는 하이디라는 새로운 인격체의 등장으로 그나마 신선한 자극을 주고 있다. 일본 작가 ‘미타니 코키’가 원작 소설을 재구성한 작품을 다시 한국어로 번역해 탄생한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는 한바탕 가볍게 웃으면서 잠시나마 인간 내면의 양면성과 선악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킬 박사와 하이드 그리고 지킬 박사의 조수 폴이라는 기본 캐릭터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기에 그나마 웃음의 해학이 돋보인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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