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훌라 동호회 ‘티아레’. 주민센터에서 취미로 시작한 훌라가 좋아서 동호회를 만들었고 이제는 지역행사 공연에도 참가할 정도로 실력이 출중해졌다. 그녀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듣기위해 금정동 주민센터를 방문했다.
하와이 훌라, 부드럽고 우아한 춤이에요~
몽환적이면서도 나른하고 그러나 늘어지지 않는 경쾌함이 있는 한마디로 표현하기 오묘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그리고 리듬에 맞춰 여성들이 춤을 춘다. 손과 발이 그리고 몸이 천천히 부드럽게 잔잔하게 움직인다. 커다란 동작도 격한 움직임이 있는 것도 아니다. 발걸음과 손짓, 손목과 팔이 미세한 차이를 만들며 계속 움직인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내 몸 어딘가에서도 잔잔한 일렁임이 일어났다. 하와이 훌라 생각보다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하와이 훌라 동호회 ‘티아레’를 이끌고 있는 진영미 강사(하와이문화교류협회 부협회장)는 “‘하와이 훌라’하면 코코넛 브래지어에 풀잎을 두르고 흔드는 춤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오리타히티’”라며 “훌라는 힐링되는 아름다운 음악에 맞춰 사랑이야기를 부드러운 수화형식의 동작으로 전달해주는 스토리텔러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훌라에는 ‘춤춘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훌라댄스’보다는 ‘하와이 훌라’가 정확한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훌라는 전통 훌라인 ‘훌라 카히코’와 서양문물과 만나 새롭게 변형된 ‘훌라 아우아나’로 구분된다. ‘훌라 카히코’는 절대 웃음을 보이면 안 될 정도로 정중하게 해야 한다. 하지만 ‘훌라 아우아나’는 상당히 부드럽고 우아해 찬양예배에 공연되기도 한다고.
몸매 살려주는 하와이 훌라, 몸치도 도전 가능!
티아레 멤버들은 어떻게 하와이 훌라를 시작했고 어떤 매력에 빠진걸까? 최연서(36세)씨는 “1년 정도 아는 언니가 계속 같이 하자고 했어요. 하지만 제가 몸치라서 춤을 춘다는 것이 부담스러워 계속 주저했죠. 그러다 한번 와봤는데 동작이나 스텝이 어려운건 아니라서 ‘나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시작해 보니 너무 재미있더라고요”라고 말했다. 2년 전 시작한 신혜경씨(57세)는 “훌라는 상당히 우아한 춤이에요. 체격과도 전혀 상관이 없고요. 특히 관절에 무리가 전혀 없어서 80세까지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김연정씨(42세)는 “모르시는 분들은 ‘훌라가 운동이 될까?’ 궁금해 하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장기적으로 보면 군살이 잡히고 라인이 예뻐져요”라고 말했다. 조아라씨의 추가 설명이 이어졌다. “허벅지는 단련되고 팔뚝 살은 빠지죠. 제가 한 덩치 하는데 제 몸무게에 비하면 팔이 가는편이에요”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하와이 훌라를 응원하는 지원군도 생겨났다. 신씨는 “아들이 제일 좋아해요. 엄마가 한일 중 제일 잘한 일이라면서요. 제가 춤추고 밝아진 모습이 좋은가 봐요”, 김씨는 “제가 훌라에 빠지니까. 남편이 종종 하와이 인사를 건네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웃을 일도 많아졌고요”라고 말했다.
공연무대에 오르고, 정식 무용단원으로도 활동 중
하와이 훌라 동호회 ‘티아레’는 군포 철쭉축제와 다문화축제, 초막골생태공원과 안양 농심공장에 마련된 무대에도 올랐다. 평범한 주부로 살았던 이들이 무대에 오르는 것이 두렵지는 않았을까? 신씨는 “한번씩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재미있어요. 실력도 늘고요”라고 말했다. 김씨도 “무대를 하고나면 성취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티아레 멤버들 중 일부는 하와이문화교류협회의 정식 무용단원으로 활동 중이다. 최연서씨는 “주민센터는 아무래도 깊게 들어가는데 한계가 있잖아요. 그래서 무용단에 들어가 주1회씩 배우고 있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올 가을쯤에는 강사 지도자 자격증에도 도전해 볼 생각이고요”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엄마로써 힘든 점은 없는지 물어보자 최씨는 이렇게 말했다. “수업을 듣거나 공연을 준비하는 일정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아요. 오히려 삶의 활력소가 되니까 제가 즐겁고 밝게 지낼 수 있어요. 아이 역시 그런 모습을 보면서 더 좋아하는 것 같고요.”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