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모집이 확대되면서 구술면접 비중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교내 토론식 수업과 각종 토론대회가 다채롭게 열리는 이유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토론 수업과 대회는 타인의 생각을 경청하고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에게 설득하는 등 학생들의 토론 능력을 길러주고 사회에 나와서도 올바른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는 자양분이 된다. 강남의 수시 경쟁력 네 번째로, 강남 6개 고교 토론 프로그램을 살펴봤다.
도움말 경기고 황진경 교사(학습지원부장), 개포고 김범묵 교사(교육연구부장), 중앙사대부고 양재준 교사(진학부장), 중산고 장인수 교사(3학년 부장),
진선여고 김태용 교사(진학지도부장), 휘문고 백인환 교사(진학팀장)
개포고
비판적 사고력, 지식 통합의 능력 배양
토론은 지식의 output 능력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명확하게 표현하는 능력은 토론 교육을 통해 길러진다.
김범묵 교사(교육연구부장)는 개포고등학교 학생들의 핵심역량을 길러주는 토론 프로그램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토론대회와 프레젠테이션 대회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토론대회는 3인 1조로 참가할 수 있다. 예선은 입론서 평가로 진행되며 1차 본선은 원탁토론, 2·3차 본선은 CEDA(Cross Examination Debate Association) 토론으로 진행된다. 2017년 올해 토론대회 주제는 ‘기본 소득제 찬반’이었으며 시상은 참가자의 20% 이내 우수 팀으로 선정된다.
프레젠테이션 대회 역시 전교생이 참여할 수 있다. 5개의 열쇠 말(key-word) 중 하나를 골라서 세부 주제를 정하고 탐구하여 발표한다. 역시 시상은 참가자의 20% 이내 우수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개포고 우수 토론 프로그램 >
토론 대회 | 대상: 전교생 3인 1조 → 예선(입론서 평가) → 본선 1차(원탁토론) → 본선 2,3차(CEDA토론) 2017년 토론대회 : 기본 소득제 찬반 |
프리젠테이션 대회 | 대상: 전교생 5개 key-word 중 하나를 골라 세부 주제를 정하고 탐구하여 발표 |
경기고
사고력과 창의력 키우는 다양한 토론 활동
경기고는 ‘독서멘토링’이라고 불리는 자율동아리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토론 활동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독서 멘토 교사 1인과 학생 5~6인이 독서 모둠을 조직해 추천 도서를 읽은 후, 함께 감상 및 토론 활동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선생님이나 친구들과 함께 관심 분야 도서 내용을 공유·소통하면서 내용을 이해하고, 심화시킨다. 올해는 4월부터 11월 사이 1·2·3학년 26개 동아리 160명이 참가한다.
5월에 진행되는 ‘토론대회’는 3인이 1팀을 이루어 CEDA방식으로 진행한다. 예선으로 논제에 대한 찬반 입론서를 받으며, 심사를 통해 우수한 입론서를 제출한 8팀을 뽑아 본선에 진출시킨다. 본선에서 승리한 팀을 시상하는 것과는 별도로 입론서를 제출한 팀의 활동 내용은 생기부에 입력한다. 경기고 황진경 교사(학습지원부장)는 “토론대회를 통해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 종합적 판단력, 논리적 표현력과 설득력을 신장시킬 수 있습니다. 지속적인 대회 운영과 확대를 통해 교과 학습과 연계하여 심화 학습 및 사고력 신장의 계기로 삼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경기고 우수 토론 프로그램 >
독서 멘토링 | 동아리 중심의 독서 토론 활동 독서 멘토 교사 1인과 학생 5~6인의 독서 모둠 조직 추천 도서를 읽은 후, 멘토 교사와 감상 및 토론 활동 |
토론대회 | 3인 1팀 CEDA방식을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 토론 개요서 심사 후 본선 진출팀(8팀) 선정하여 토론 수행 |
진선여고
5번의 승리 끝에 얻는 값진 토론 대회 우승
진선여고는 올해로 5회째 토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진선여고 역시 CEDA 방식으로 진행된다. CEDA 방식은 아카데미식 토론의 대표적 방식으로 토론에 참여하는 모든 인원이 정해진 규정 안에서 공정하게 의견을 주고받는다. 보통 모든 토론자가 입론, 교차조사, 반론 등 총 세 번의 발언 기회를 얻게 되며 추가적으로 팀 당 5분 내외의 숙의 시간(preparation time)을 사용할 수 있다. 입론, 교차조사, 반론, 숙의시간의 구체적인 시간제한은 대회마다 다르다.
진선여고 김태용 교사(진학지도부장)는 “CEDA는 발언 시간과 순서를 철저하게 지켜야 하므로 시간 안에 조리 있게 자신의 논리를 세워야 할 뿐더러 상대의 입론(주장)에 대한 즉각적인 교차질의를 통해 상대의 논리적 허점이나 모순을 드러내야 하기 때문에 순발력과 논리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토론대회는 3인 1팀으로 진행되므로 협업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16년 대회는 ‘중범죄 피해자의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라는 논제로 토론대회가 치러졌고, 올해 2017년 대회는 ‘현행 선거연령을 만 18세로 낮춰야 한다’라는 논제로 진행되고 있다. 총 32팀(96명)이 최후의 한 팀을 가릴 때까지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3~4개월 동안 진행되며, 최종 우승을 위해서는 5번의 승리를 거둬야 하므로 토론대회는 참여한 모든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교내 활동’으로 기억되는 프로그램이다.
<진선여고 우수 토론 프로그램 >
토론대회 | 3인 1팀 논제: ‘현행 선거연령을 만 18세로 낮춰야 한다.’ 3~4개월 동안 5번의 승리를 거둬야 최종 우승 |
중앙사대부고
계열별 토론 대회 진행으로 비판적 사고력 진작
중앙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하교(이하 중앙사대부고)는 교육과정 속에서 토론교육이 이뤄지도록 교과 토론 수업에 중점을 둔다. 특히 계열별로 진행되는 토론 대회를 열어 교과 심화 내용을 함께 탐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중앙사대부고 양재준 교사(진학부장)는 “학생들에게 토론 활동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계열별로 진행되는 토론 대회를 통해 단순히 토론 능력만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교과 심화 내용을 함께 탐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배경지식을 키우고 논리적, 비판적 사고력을 함양해 논술, 구술·면접에 디딤돌이 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체계적인 준비로 이어져, 매년 토론 대회 수상자들은 주요 대학 학생부종합전형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사대부고 우수 토론 프로그램>
독서아크로폴리스 (독서토론 기반) | 1단계 | 1학년 대상의 비경쟁토론방식의 인문독서토론으로 관련 도서 3권 중 한 권을 읽고 개인보고서를 작성한 후 제출하면, 선정한 책에 따라 독서토론 팀과 발제학생을 구성된다. 토론 당일 발제, 1차 질문 토론(독서 토론), 2차 비경제 주제 토론의 과정으로 독서토론을 진행함으로써 학생들의 사고의 깊이를 더하고 가치관 형성에 힘을 길러준다. |
2단계 | 독서토론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교사와 학생이 함께하는 자기주도적 학습 기반의 심화독서동아리 활동이다. 공통된 진로, 적성, 관심 분야의 학생들이 모여 동아리를 구성하고 전공과 관련된 책을 읽고 독서토론을 함으로써 전공적합성을 높이는데 그 목적을 두고 활동한다. | |
과학토론대회 | 주어진 주제에 대한 사전 학습을 통해 주제에 대한 심화 학습과 토론 과정으로 통해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팀별 토론을 통해 같은 팀원과 협동심을 기르고, 상대 팀 의견에 대한 반박 과정을 통해 논리적 사고력도 함께 증진하고 있다. |
중산고
토론으로 공감과 경청의 자세 함양
중산고등학교(이하 중산고)는 중산토론대회,과학탐구토론대회 등 다채로운 토론대회가 열리고 있다.토론 수업을 강화해 학생들에게 ‘공감과 경청’의 자세를 강조하는 것이다.또,학교 내 사서 교사 및 교사진이 토론 방향을 협의해 ‘중산 인문독서 토론 캠프’를 열고 있으며,연간 17차시로 ‘소크라테스 토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소크라테스 토론은 창의적 체험활동 수업 시간을 활용해 이뤄지며,방과후학교 및 토론 동아리에서 실시한 토론 수업과 연계해 창의적 체험활동 수업의60% 이상을 토론 및 발표 중심의 수업으로 진행한다.
중산고 장인수 교사(국어, 3학년 부장)는 “토론 캠프 활동을 우수하게 수행한 학생에 한해,학생부 과목별 세부능력 특기사항이나 독서활동 란에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소크라테스 토론’은 토론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은 ‘토론 기록장’에 자신의 활동 내역을 기록하고,한 학기 동안 기록한 내용을 담당 교사에게 검토 받도록 하며,우수한 학생들은 학생부에 기재돼 학종 준비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산고 우수 토론 프로그램>
소크라테스 토론 (총 17차 시) | 토론 방법 및 태도 안내, 좋은 토론의 조건, 토론의 필수 과정과 4대 원칙, 토론의 유형(신호등 토론, 배심원 토론, 원탁 토론, 대립 토론), 주제별 토론, 토론의 기초 다지는 시사용어 알아보기, 토론에 자주 등장하는 고사성어 알아보기 등의 수업이 이뤄진다. |
중산 인문독서 토론 캠프 (1박 2일 프로그램 진행) | 스승을 죽인 제자> 정명섭 작가와의 만남과 토론시간을 갖고, ‘제자는 스승을 뛰어넘어야 한다, 제자는 스승의 그림자다’라는 주장이 팽팽하게 대립되는 토론을 가졌다.(2016년 기준) |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가>를 읽고 ‘예능인 공직자 임명 방법’, ‘구두 굽 높이에 대한 당파 싸움’, ‘엉뚱한 아이디어의 유용성’, ‘야후와 휴이넘에 대한 본질적 비판’ 등 토론 주제를 뽑아내어 3시간 넘게 끝장 토론을 진행했다.(2016년 기준) |
휘문고
공동체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넓히는 토론 프로그램
토론의 교육적 효과는 많다. 비판적 사고력과 듣기능력부터 의사소통능력, 지식 통합능력까지. 휘문고는 이러한 지식적 측면 외에도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인문학적 측면에 주목한다. 토론 과정을 통해 민주적 의사결정과 절차를 존중하며 공동체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휘문고의 대표적인 토론 프로그램은 ‘사제동행 책읽기’다. 학생들은 교사가 지정한 도서를 읽은 후 소그룹 형태로 서로 간의 생각을 발표 및 토론한다. 이 과정에서 교사는 학생들이 궁금해 하는 것에 대해 답을 찾을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할 뿐이다. 휘문고 백인환 교사(진학팀장)는 “여러 친구와 선생님들의 생각을 통해 다양한 시각을 나누면서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다른 사람들과 생각을 공유함으로써 세상을 바르고 폭넓게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키울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5월에 진행되는 ‘토론대회’는 논증력, 토론 규칙 이해 및 준수, 팀 역할 수행, 표현력, 경청 능력, 입론서 등을 보고 예선인 원탁토론 참여자를 선발한다. 자료 이해 능력, 논거 제시 능력, 적절한 표현력 등을 겨루는 원탁 토론 심사를 통해 본선인 CEDA토론 참여자를 선발하며 이때 발탁된 인원들이 장려상부터 대상까지 수상자로 선정돼 등위를 결정하게 된다. 토론 주제에 대하여 다양한 각도의 자료를 준비하고 상대방의 주장을 듣고 그에 맞는 반증 논거 또는 자료를 제시해야 하기 때문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많은 노력과 열정을 요구하게 되는 프로그램이다.
<휘문고 우수 토론 프로그램 >
토론대회 | 1차 선발 → 원탁토론 예선 → CEDA 본선 자료 이해 능력, 논거 제시 능력, 적절한 표현력 등 필요 대회가 끝난 후에도 교사의 지도를 받으며 한층 더 성숙한 토론을 하는 방법에 대하여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함. |
사제동행 책읽기 | 교사가 지정한 도서를 읽은 후 소그룹 형태로 학생 간 생각을 토론. 교사는 길잡이 역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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