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여름 석촌호수 동호 초입에 근사한 외관의 레스토랑이 등장했다. 화려하고 세련된 분위기와 함께 유럽의 레스토랑을 떠올리게 하는 외관. 하지만 상호는 생뚱맞게 ‘일도씨찜닭’이란다. 오랫동안의 호기심을 풀기 위해 일도씨찜닭을 찾았다. 아하! 메뉴판을 받아든 순간 모두가 동시에 내지른 함성이다.
이곳 메뉴에 있는 찜닭은 프랑스식 찜닭요리 코코뱅(Coq au vin)이다. 프랑스 대표 가정식 코코뱅은 ‘닭과 와인’이란 뜻으로 닭을 와인에 푹 삶아내 그 풍미가 아주 뛰어난 요리다. 옛날에 프랑스의 농부들이 살이 질긴 늙은 장닭을 부드럽게 익히기 위해 와인을 넣고 끓여먹던 음식이라고.
이곳의 메인메뉴를 정확하게 알고 나니 ‘생뚱맞다’는 첫 느낌과 달리 이곳 인테리어와 분위기가 음식과 정말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든다.
테라스가 있는 레스토랑. 햇살이 내리쬐는 테라스엔 노랑, 주황, 분홍, 하늘색의 의자와 새하얀 테이블이 놓여있다. 테라스에서의 식사도 정말 근사하리란 생각이 든다.
실내로 들어서면 세련된 인테리어와 아기자기 소품들이 눈에 들어온다. 살짝 높이를 달리 해 공간을 구분한 것도 마음에 들고 높은 천장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주방은 오픈키친. 음식을 준비하는 쉐프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이곳의 메인메뉴는 오리지널찜닭. 그리고 사이드메뉴로 찜닭리조또, 치킨샐러드, 샐러드파스타, 그리고 밥 등이 있다. 코코뱅을 한국식으로 먹어보기로 했다. 오리지널찜닭과 밥으로 말이다.
주문을 하자 먼저 식전빵과 아뮤즈가 테이블에 오른다. 아뮤즈(부쉬)는 ‘입을 즐겁게 하다’라는 프랑스어로 정규코스 전 제공되는 핑거 푸드를 말하는데 이곳에선 인원수대로 나온다. 망고치즈, 갈릭소스를 얹은 연어, 모차렐라치즈와 발사믹을 얹은 토마토, 하나하나 맛이 뛰어나다.
드디어 테이블에 오른 오리지널찜닭과 밥. 얼핏 보면 간장찜닭과 비슷한 모습이지만 한 입 먹는 순간 새로운 맛이 입안을 엄습한다. 치즈와 당면, 채소가 푸짐하게 들어가 있어 어우러지는 맛이 환상이다. 닭고기의 육즙이 살아있고, 순살이라 먹기도 편하고 당면 또한 쫄깃함이 끝까지 남아있다. 밥과의 조화도 굿.
닭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닭요리가 먹고 싶은 날 새로운 맛의 찜닭, 코코뱅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고급스런 분위기에서 맛보는 프랑스식 찜닭. 행복한 봄날의 기억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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