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놀이 진행하는 맹꽁이숲학교 이명희·김정기씨]

우리 아이, 잘 놀고 있나요?

남궁윤선 리포터 2017-05-30

곳곳에서 제법 근사한 놀이터를 발견한다. 뛰어놀기 좋은 공원도 여기저기서 만날 수 있지만, 정작 아이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요즘 아이들은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도 주말마다 과외를 받는다는 흉흉한 소문이 들려오기도 한다. 키즈카페나 실내놀이터 같은 곳에 가야 노는 줄 아는 아이들도 많다.
이명희씨와 김정기씨는 ‘인공적 놀이터 말고 자연에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맹꽁이숲학교’를 운영한다. 숲놀이는 첫째 셋째 주 토요일 유아를 대상으로, 둘째 넷째 주 토요일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한다. 6월 매주 금요일 용곡공원에서 초등 저학년 숲놀이가 진행된다.
이명희씨와 김정기씨를 만나 숲놀이에 대해 들어보았다.  



-. 숲놀이란 무엇인가?

이명희(이하 이) : 숲에 대해 설명하고 관찰하는 숲체험과 달리 그냥 숲에서 노는 것을 말한다.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다시 유아교육을 전공해 어린이집에 근무하며 여러 아이들을 만났는데 아픈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발산하지 못해 산만한 아이나 문제 행동을 일삼는 아이를 보며 인공적인 곳이 아닌 자연에서 잘 노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숲놀이는 아이들 놀이에 자연을 접목했다고 보면 된다. 아무 규칙도 없고 가르침도 없다. 아이들을 숲에 데려다 놓으면 아이들은 스스로 놀이를 만들어 가며 자유롭게 논다. 숲놀이의 목적이라면 자유롭게 놀고 몸과 맘이 건강한 아이로 자라게 하는 것이다.


-. 숲놀이 진행 방식은?

이 : 숲놀이에 참여하는 아이들을 모아 숲으로 이동한다. 숲에 도착하면 아이들은 알아서 놀이를 시작한다. 함께 간 교사는 거의 놀이에 개입하지 않는다. 놀이는 아이들이 정하고 갈등이 생기면 스스로 조정한다. 자연지물을 이용해 신나게 논다. 참여한 아이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아이가 놀이를 주도하기도 하고 어린 아이가 놀이를 청하기도 하고 매번 다른 양상을 보인다.
곤충에 관심 있던 어떤 아이는 숲놀이에 참여해 한동안 혼자서 땅만 파고 놀더니 어느 날 개미집을 만들어 보여주었다. “비 오면 다 떠내려가겠다”고 한 마디 했더니 커다란 돌멩이로 비를 피할 수 있는 지붕을 만들었다. 놀면서 아이들은 스스로 배운다. 좀 기다려주면 된다.

김정기 (이하 김) : 숲놀이는 보통 열 명 안팎의 아이들이 참여하는데 그 자리에서 처음 만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의 나이가 어릴수록 어색함 없이 금방 친해지고 어울려 논다.
숲놀이에 좀 더 쉽게 접근하게 하도록 밧줄을 이용하기도 한다. 밧줄로 숲케이블카, 숲그네, 흔들다리 등을 만들어 놀이를 진행하는데 아이들 뿐 아니라 부모도 즐겁게 참여할 수 있다.
보다 다양한 숲놀이를 개발하기 위해 여러 궁리를 하고 있다. 


-. 숲놀이 장소는 어디인가?

이 : 주로 도고산에서 논다. 도고산을 택한 이유는 인위적인 조성물이 없기 때문이다. 흔한 벤치 하나 없다. 아이들은 도고산 숲에서 오감으로 자연을 느끼고 만지고 호흡하며 논다.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고만 있어도 흐뭇하고 정말 제대로 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계속 같은 곳에서 놀이를 진행하면 그 숲의 사계절을 느낄 수 있고 지난번에 다 못한 놀이를 이어갈 수 있는 장점도 있다. 



-. 아이들에게 놀이란 어떤 의미인가?

이 : 놀이는 가장 기초적인 교육이다. 아이들은 놀이하며 규칙과 질서, 타협과 배려 등을 자연스럽게 배운다. 부모는 급한 마음에 어려서부터 공부만 시키고 싶어 하지만 놀이를 충분히 경험한 아이가 제대로 공부할 힘을 기르게 된다.
아이들이 놀이에 집중하면 잘 다투지 않는다. 생각보다 다치지도 않는다. 모든 것을 만져보고 느끼며 행복해 한다. 자연지물의 다양한 모양과 형태를 접하게 된다.
제대로 된 놀이를 구현하기 위해 유아숲지도사와 전래놀이지도사 자격증을 땄다. 숲놀이에서 아이들이 부상을 당하면 응급처치를 하기 위해 간호조무사 공부도 마쳤다. 

김 : 편해문 선생의 ‘놀이가 밥이다’란 책을 자주 읽는다. 아무리 놀아도 끝이 없는 시기의 아이들에게 놀이는 밥보다 더 중요하다. 잘 놀며 에너지를 소모한 아이들은 밥 먹는 것도 달라진다. 아이와 함께 하는 놀이를 계속 시도해야 한다. 아이에게 다양한 체험을 주는 것보다 더 좋은 교육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혹시 집에서 위험한 행동, 이를테면 자꾸 장난감을 던지는 아이가 있다면 금지할 것이 아니라 위험하지 않은 곳으로 이동해 마음껏 던질 수 있도록 해준다. 숲에서 한동안 장난감이나 돌을 던지고 논 아이는 집에 가서 다시 장난감을 던지지 않는다. 이미 마음의 안정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 마음을 읽어주지 못하고 금지하고 꾸짖는다면 아이는 해결되지 못한 마음을 가지고 힘들어 하게 된다.


-. 집에서 아이와 잘 노는 방법이 있다면?

이 : 일단 TV를 끄자.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네 시쯤 집에 돌아오면 엄마는 저녁을 준비하겠다고 아이에게 TV를 틀어준다. 그러지 말고 잠깐이라도 손으로 하는 놀이를 시도해 보자. 놀이는 별다른 것이 아니다. 실뜨기 구슬치기 딱지치기 고누놀이 사방치기 등을 함께 하면 된다. 아이와 놀아주는 것이 또 하나의 일이 되지 않도록 같이 놀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면 좋겠다. 아이와 놀아주려고 키즈카페에 가서 아빠는 의자에 앉아 졸고 있거나 엄마는 엄마들끼리 차를 마시는 광경을 보면 안타깝다. 아이와 같이 놀자.
걸러내는 교육 말고 길러내는 교육을 하면 좋겠다. 교육의 시작은 놀이다. 엄마는 같이 노는 친구가 될 수 있다.

김 : 요즘 아이들은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기계와 혼자 노는 것에 익숙하다. 놀이가 다 망가져 버렸다. 엄마가 조금 용기를 내 이웃을 만나고 아이들끼리 놀 수 있는 기회를 한 번만 만들어 주면 아이들은 금방 친해지고 같이 어울려 논다. 아이의 교육에 대해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다면 아이도 엄마도 행복해질 수 있다. 


맹꽁이 숲학교 010-6296-6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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