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안전공원 이런 모습 어때요?

상상 공모전 다양한 아이디어 쏟아져
‘하늘로 오르는 304개의 선들, 304개의 빛들’ 당선

하혜경 리포터 2017-05-18

세월호 희생자를 기억하는 416 안전공원에 관한 논의가 안산지역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416 안전공원 상상공모전이 진행됐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새로운 형태의 추모 기념 공원이 만들어 지길 바라는 시민들과 세월호 유가족들의 뜻이 모이면서 416 안전공원의 모습을 미리 그려보는 자리가 마련한 것이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416 안전공원은 어떤 모습일까? 공모전에 등장한 작품들을 통해 시민들이 원하는 안전공원의 모습을 들여다봤다.



우리가 원하는 안전공원 그려보자
416 안전공원 상상공모전은 지난 3월 17일부터 4월 10일까지 약 한 달간 진행됐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416시민공원 만들기와 관련된 모든 아이디어를 한자리에 모아 보는 대회였다. 공모전을 진행한 곳은 416안산시민연대. 시민연대 공모전 담당자는 “416 안전공원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말이나 글로 된 이야기만 나온다. 어떤 형태일지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없어서 디자인 전문가 영역의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안전공원을 시각화 하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실제로 안산시민들은 몇 차례 시민 참여 토론회를 통해 ‘언제나 들릴 수 있는 편한 공원’ ‘청소년 안전 교육이 이뤄지는 공원’ ‘희생자를 기억하는 공원’ 등을 요구해 왔으나 어떤 형태로 만들어질지에 대해서는 막연한 상태였다.
이번 공모전은 이런 시민들에게 안전공원의 구체적인 이미지를 제공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공모전에는 17개 개인과 팀이 참가했으며 안산지역내 건축디자인 학과를 비롯한 대학생들이 주축을 이뤘다. 특히 해외 교포 참가자와 단원고 졸업생도 참가해 의미를 더했다.



물과 빛으로 희생자의 넋 표현
상상 공모전 1등은 STUDIO M.R.D.O.의 전진현, 송민경 씨의 ‘하늘로 오르는 304개의 선들, 304개의 빛들’이 차지했다. 당선작은 물과 빛을 사용해 희생자의 넋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봉안시설을 포함한 안전공원을 제안했다. 이 작품은 봉안시설이 혐오시설이 아닌 상징성과 미적인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선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진현씨는 “세월호 유족들이 작품을 볼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작은 위로가 될까 싶어 참가했습니다. 마음이 조금이나마 전해진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전한 후 “희생자 추도라는 주요 목적에 세월호 당시의 상황이 환기될 수 있는 공간적 체험을 어떠한 방식으로 결합하는지가 디자인 과정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을 하늘에서 본 모습은 물이 모여 있는 연못의 형태다. 연못 가운데는 구멍이 있어 땅 속에 봉안시설로 빛과 물이 흘러내리는 구조. 추모객들은 연못과 땅이 연결된 지하계단으로 내려갈 수 있는데 지하 돔은 천장의 작은 구멍으로 빛과 물이 새어 들어오고 벽면을 따라 파인 304개의 홈에는 희생자의 이름이 새겨 있다.
송민경씨는 “돔 벽면에 따라 파여진 304개의 홈들은 하늘을 향해 있고 아래에서 위로, 물에서 하늘로 닿아 있는 선들은 희생자들의 넋을 은유합니다. 이용자는 희생자의 이름이 새겨진 벽면을 따라 돔을 한 바퀴 돈 후 다시 수면위로 올라오면서 희생자들을 추모하게 된다”말했다.

추모공원, 혐오시설이 아닌 세계적인 관광지가 되길
이 밖에도 team0416이 디자인한 ‘본원적 풍경 Original Scape’에는 환생의 길, 기억의 정원, 산화공덕, 에이불비의 공간을 담은 공원 설계 작품과 경희대학교 환경조경디자인학과 학생들이 제안한 세월, 안산의 품으로 작품이 2등상을 수상했다. '세월 안산의 품'으로 작품은 세월호 마지막 모습인 뱃머리를 공원 디자인에 반영했다.
416시민연대 공모전 담당자는 “안전공원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이 모습을 혐오시설로 생각하고 인식하는 경향이 많은데 미술관이나 박물관 정원과 같은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이번 상상 공모전에서 그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세월호의 의미 담은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어 전 세계가 주목하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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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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