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부터 지금까지 15년을 한결같이 봉사활동에 발 벗고 나서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있다. 고양시를 중심으로 소외된 우리 이웃들을 위해 연탄과 김치, 쌀을 후원하고 매월 1회 보육원을 찾아 점심배식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아름다움을 찾는 사람들(이하 아찾사)’이 바로 그 주인공. 이들의 4월 월례 행사인 보육원 점심배식 봉사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쌓인 세월만큼 손발 척척 한마음으로
“오늘 점심 메뉴는 아이들한테 특히 인기 있는 닭갈비에요. 디저트로 핫케이크, 요구르트, 사과도 준비했답니다. 그동안 돈가스, 부대찌개, 닭발, 즉석떡볶이, 돼지바비큐 등을 만들어줬는데 메뉴 선정이 늘 고민이네요.”
주방 곳곳을 분주히 오가며 건넨 배소현 회장의 첫마디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2001년에 절친의 권유로 친구들 여럿이 함께 와서 보육원 청소를 도왔어요. 그러다가 제 아들도 친구까지 데리고 와서 환경미화를 거들고, 고등학생이던 딸도 식판을 날랐습니다.”
단체 이름도 없이 묵묵히 봉사활동을 해오던 중 배 회장의 딸 제안으로 2002년 ‘아찾사’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2008년에 인터넷 다음 카페 ‘아찾사’를 만들면서 처음 4명이었던 회원은 점진적으로 늘어 현재 57명에 달한다. 대부분의 회원이 고양지역에 거주하고 직장인, 주부, 사업가, 군무원, 은퇴한 어르신 등 40대에서 70대까지 그 면면도 다양하다.
오늘 점심배식 봉사에는 29인분의 밥상을 위해 13명의 회원이 팔을 걷어붙였다. 대부분 7~8년이 넘는 세월동안 함께 활동을 했기 때문에 식사준비부터 주방정리, 식당청소까지 손발이 척척 맞아 한마음 한뜻으로 화기애애한 모습이었다.
봉사하면 할수록 마음이 행복하니
배 회장과 더불어 봉사활동 경력 15년차인 인경식(73세)씨는 그동안 딱 한 번을 제외하고 보육원 봉사활동을 거른 적이 없는 열혈 회원이다. 또한 11년째 보육원 여학생 한 명에게 매달 후원금을 보내며 친손녀 같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봉사를 하면 할수록 마음이 행복하니 몸도 더 건강해진다는 인 회원은 “시간이 날 때 하는 게 봉사가 아니라 일부러 시간을 만들어서 해야 한다”며 나름의 봉사철학을 전했다.
가입 1년 반 된 신임총무 박영숙(49세)씨는 지인 소개로 아찾사에 동참하게 됐는데, 아이들이 점심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힘이 난단다. 3년차 회원 정경인(45세, 백석동)씨는 아찾사 초창기 멤버인 시어머니를 따라 봉사활동을 시작했는데 늘 엄마 곁에 붙어 있던 세 살 딸내미는 보육원에 따라 다니는 동안 어느새 여섯 살이 됐다. 직업군인 출신 김외균(65세)씨는 군에서 장애인을 위한 봉사활동을 해오다 7년 전 아찾사에 가입했는데, 지난해 연말 ‘벽제 자활원’에서 연탄봉사를 했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고 전한다.
‘아찾사’ 활동비는 회원들이 매월 1만 원씩 내는 회비로 충당한다. 연말에 김장과 연탄봉사가 많아질 때면 몇몇 회원들이 십시일반 후원금을 추가로 내서 운영하고 있다니 봉사활동의 가치가 더욱 돋보인다.
방방곡곡에 퍼진 ‘아찾사’의 따뜻한 손길
‘아찾사’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고양시 자원봉사센터가 진행한 ‘고마워’(고양시 마을 파워 프로젝트) 지원사업단체로 선정돼 100~200만 원 가량의 지원금을 받았다. 그 덕에 3년여 간 ‘고양 천사의 집’에 매월 1회 저녁배식 봉사활동을 펼쳤고, 몸이 불편한 독거노인들을 위해 반찬을 만들어 지원했다.
그 외에도 인천 십정동 불우이웃을 찾아 연탄과 쌀을 직접 전달했고 충남 태안 중증 장애인 시설인 ‘아이원’을 방문해서 청소와 목욕을 도왔다. 또 울산에 있는 중증 장애아동 요양시설 ‘혜진원’에도 3년 동안 점심을 준비해 제공했으며, 지난해부터는 ‘벽제 결핵 자활원’에서 연탄과 김장 봉사를 해오고 있다.
봉사하는 기쁨을 일찌감치 알아버려서 이제는 놓치고 싶지 않은 삶의 행복이 되었다는 아름다움을 찾는 사람들. 그들과 즐겁게 동행하고 싶은 분들은 배소현 회장(010-3779-9623)에게 문의하면 된다.
Mini Interview
배소현(61세∙주교동) 아찾사 회장
어쩌다보니 15년째 회장 직을 맡고 있긴 하지만 회원 분들이 다 같이 도와주셔서 힘든 줄 몰랐어요. 봉사를 다니다 보면 제 자신이 힐링 되는 기분이 듭니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저희 아찾사와 함께 활동했으면 좋겠습니다.
한기복(57세∙탄현동)씨
만6년 동안 아찾사 활동을 해 왔는데 작년에 회원들 추천으로 고양시장 표창장까지 받아 쑥스럽기만 합니다. 3년 후에 정년퇴직을 하는데 건강이 허락하는 한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해 평생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전종삼(40세∙일산3동)씨
제가 현직 군인이라서 부대 인근 마을에 계신 독거노인 분들을 7년간 지원해 드리다보니 다른 분들을 몇 분 더 돕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1365 사이트를 통해 아찾사 회원 모집 광고를 보고 2년 전부터 참여하게 됐는데 보육원 입구 제설작업, 환경미화 작업, 자활원 연탄봉사를 하고 나면 마음이 뿌듯해집니다.
송영은 리포터 athena2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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