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된 봄철은 고등학생들이 가장 피로를 많이 느끼는 계절이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정신적 스트레스는 물론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학업 일정에 피로감을 호소한다. 특히 일교차가 심한 봄 환절기에 면역력까지 떨어져 감기에 고생하는 아이들도 많다. 중간고사를 앞둔 4월, 힘들어하는 자녀를 위한 영양제라도 먹이고 싶은데 무엇을 어떻게 먹여야 할까?
도움말 동국대 분당한방병원 최부성 약제실장, 죽전 앞서가는 21세기 약국 이철주 약사
아이 위해 챙기는 체력보강제, 엄마의 위안일까?
두 아이를 기숙사 고등학교에 보낸 송영희(48·용인 죽전)씨는 요즘 걱정이 많다. 평소 마르고 허약체질인 아들과 딸이 요즘 무척 힘들어 보이기 때문이다.
“고2가 된 아들이 무척 말랐는데 저 체력으로 힘든 기숙사 생활과 공부를 버텨낼 수 있을까 안쓰럽습니다. 얼마 전에 감기가 심하게 걸렸는데 잘 낫지 않아 고생했다더군요. 비타민제를 꾸준히 먹으라고 챙겨줬는데 귀찮아하는 눈치입니다. 이번에 기숙사 고등학교에 입학한 딸아이도 새로운 환경 적응에 힘들어하고 너무 피곤해해요.” 송씨는 떨어져 있는 아이들이 스스로 쉽게 챙겨 먹을 수 있는 영양제가 뭐가 있을지 고민이다. 괜한 돈을 들여 샀다가 무용지물이 될까 걱정도 된다.
며칠 전 애 학교 반모임에 나갔던 박희경(44· 분당 구미)씨는 이것저것 영양제를 챙겨 먹인다는 엄마들 얘기에 온통 머릿속이 혼돈스럽다.
“엄마들이 의사, 약사처럼 전문가 같더군요. 비타민제를 비롯한 각종 영양제에다 홍삼제에 공진단까지 모르는 게 없고, 안 먹이는 게 없어서 깜짝 놀랐어요. 병원에서 비타민 영양주사까지 맞힌다던데, 애가 병자도 아닌데 좀 심한 건 아닌가 싶었어요. 밥 열심히 해서 먹이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 제가 좀 안일했나 싶어 머쓱해지더군요. 사교육비에 영양제 비용까지 정말 애 하나 키우는데 왜 이리 돈이 많이 들어가는 걸까요?”
건강기능식품 과연 효과가 있을까?
죽전 ‘앞서가는 21세기 약국’의 이철주 약사는 “의약품은 정밀도와 순도가 높아 짧은 시간에 효과를 볼 수 있고 효과 검증이 확실하지만 건강기능식품(이하 건식)은 의약품에 비해 순도와 정밀도가 떨어져서 오랜 시간을 두고 변화를 나타내는 차이가 있습니다”라고 구분했다.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에도 트렌드가 있는데 최근에는 홈쇼핑이 그 흐름을 많이 주도하는 편이라 국민 쏠림현상이 일어나기도 해 너무 휩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고 이 약사는 강조했다. 특히 학부모들의 불안 심리를 이용해 ‘학생들의 체력보강, 학습에 높은 효과’ 등을 강조하는 제약회사 마케팅에 학부모들이 쉽게 현혹될 수 있는데, “입소문에 비해 실질적인 효과는 미비할 수 있으니, ‘좋다더라’는 맹목으로 자녀에게 무분별하게 영양제를 섭취하게 하는 것보다는 성분과 효능을 잘 따져서 적절한 선에서 권하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당부했다.
학생들을 위한 비타민 영양제, 알고 먹이자
이철주 약사는 건강한 사람은 영양제를 복용해도 효과를 거의 못 느낄 수 있으나 극도로 피로하거나 체력이 손상되고 비타민과 미네랄이 고갈된 사람의 경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는 과일과 채소는 당도만 높고 모양만 예쁘지 20년 전보다 비타민과 미네랄 함유량이 1/5도 되지 않습니다. 또한 현대인들은 정제된 물과 소금을 섭취하므로 비타민과 미네랄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최근 종합비타민시장의 대세는 활성비타민으로 기울어져 있다. 활성비타민이란 일반 비타민이 활성화돼 몸속에서 바로 사용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주로 활성비타민 제품은 주로 비타민 B군으로 구성돼 있는데 대사 기능을 돕고 신경과 근육의 피로회복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일동제약의 ‘아로나민’ 시리즈가 활성비타민 제품의 선구자입니다. 여기에 미네랄 등 9가지 성분을 더한 업그레이드 버전이 일명 대치동 비타민이라 불린 대웅제약의 ‘임팩타민’이죠. 학생 비타민 시장이 커지자 유한양행이 천연안정제인 마그네슘과 로얄젤리 성분을 보강한 ‘메가트루’를, 일동제약은 고함량 비타민 B에 미네랄을 보강한 ‘엑세라민B’를 출시했습니다”라고 이 약사는 설명했다.
고가의 한방 영양제, 어떤 효능이 있을까?
수험생이나 고등학생이 있는 집은 철마다 한방 영양제를 챙겨주기도 한다. 홍삼액에 총명탕, 공진단 등은 대부분 처방 없이 사서 먹이는데 금액이 고가여서 부담스럽다. 가족 구성원 중에 애들이 가장 젊고 싱싱한데, 공부한다는 이유로 나이 들어가는 부모보다 상전 노릇이다.
학생들을 위한 홍삼 엑기스
예로부터 홍삼은 6년 근 인삼을 여러 번 삶고 숙성해 체질에 따라 부작용이 없고 면역력 증진과 피로회복에 좋은 약재로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한약을 지어 먹던 수험생들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간편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학생용 홍삼을 찾는 부모님들이 늘고 있다. 특히 정관장의 홍삼 엑기스 청소년용 제품 라인은 연령별 적절한 홍삼 함유량을 조절해 판매하고 있다.
공진단, 비싼 만큼 효과가 좋을까?
공진단은 원기 보충이 필요할 때 복용하는 한의학상의 처방으로 황제들의 보약으로 알려져 있다. 공진단은 체질과 상관없이 부작용 없는 처방이라 기성품을 바로 구입할 수 있는데, 사람마다 효과에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고 한다.
동국대분당한방병원 최부성 약제실장은 “찬 기운은 위로 올리고 열은 아래로 내리는 수승하강이 공진단 치료의 목표입니다. 한의원마다 제조법과 구성 약제의 품질이 다양할 수 있는데 동의보감 원방대로 만든 것이 가장 좋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공진단의 주원료는 사향과 녹용인데 사향의 희소가치 때문에 비싸다. 특히 사향은 기 순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막힌 것을 통하게 하고 도달하기 힘든 말초신경까지 다른 약 기운을 이끌어주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시중에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 비싼 사향대신 침향, 목향을 넣거나 사향 성분을 빼고 대중화 시킨 제품도 판매하고 있다.
최부성 약제실장은 “공진단은 공복에 오래 천천히 씹어서 먹고 미지근한 물을 마시면 흡수가 빠릅니다”라고 복용법을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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