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4일 서울시교육청 산하 과학전시관이 ‘제58회 서울특별시 과학전람회’ 본선대회 심사 후 입상자를 발표했다. 이번 대회는 지난해 9월 서울학생탐구발표대회에 출품한 작품을 갖고 경합을 벌였다. 우수 작품은 대면심사를 거쳐 교육감상을 시상했다. 올해 출품작은 생활주변에서 일어나는 과학적 현상에 대한 주제를 8개 부문(물리, 화학, 동물, 식물, 지구과학, 농림수산, 산업 및 에너지, 환경)에서 선택하여 학생들이 창의적으로 탐구한 결과물이다. 1차 학교 예선에 이어 2차 본선, 3차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 30인의 대면심사를 거쳐 우수상을 받은 우리 지역 수상자들을 만났다.
‘동조질량감쇠기(TMD)의 관성을 이용한 배 진동 감쇠방안 탐구’
신목중 3학년 김동휘 학생
신목중 3학년 김동휘 학생은 ‘동조질량감쇠기(TMD)의 관성을 이용한 배 진동 감쇠방안 탐구’로 서울시 과학전람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동휘군이 탐구 주제를 TMD로 정하게 된 건 초등학생 때부터 고층건물의 연돌효과를 이용한 신개념 풍력발전 방안과 같은 초고층 건물에 관련된 연구를 진행해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타이페이101이라는 건물의 동조질량댐퍼에 대한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면서 TMD와 동조액체감쇠기를 비교 분석하는 실험을 계획했다. 하지만 기존 연구가 많고 결과가 예측 가능했기 때문에 이를 배에 적용해 연구하는 것을 계획하게 됐다.
“배를 타면 파도에 배가 심하게 흔들리면서 배 멀미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초고층건물에서 사용되는 감쇠장치를 융합하면 거친 파도 속에서도 흔들림이 적은 배를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선행연구를 조사한 결과 TMD의 원리를 이용한 배진동 감쇠장치는 없었다. 동휘군은 이번 연구가 초고층건물에 사용되는 기술인 TMD를 선박에 응용했다는 점에서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방법이고 독창적인 탐구가 될 것이라 예상했다.
선박 종류 늘고 롤링·히빙 비교 실험 추가
실험을 위해 수조를 구입하고 우드락으로 바닥 모양이 다른 배와 과학 상자를 이용해 파도 발생장치를 만들었다. 교내 대회를 거쳐 교육청 대회, 서울시 대회를 준비하면서 선박의 종류가 1개에서 3개로 늘어났고 감쇠기 무게 비율별, 경사에 따른 롤링 비교실험에서 감쇠기의 무게 비율별, 경사에 따른 히빙 비교 실험도 더해졌다.
“실험을 구상하는 데만 두 달이 걸렸고 배가 진동할 때 무게중심을 잡는 것도 힘들었으며 아쉬운 점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연구가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발생하는 선박사고 중 어선사고가 75.6%인데 간단하면서도 비용이 적게 드는 TMD를 활용해 소형 어선의 사고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TiO₂야, 생활 속 유해물질을 부탁해!’
신목중 1학년 양국현 학생
TiO₂ 광촉매를 사용해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신목중학교 1학년 양국현 학생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로 목에 구멍을 뚫고 평생 장애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어린이에 대한 뉴스를 접한 후 어떻게 하면 천연제품으로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물질을 제거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TiO₂란 광촉매로서 빛을 받으면 유기물을 물과 이산화탄소로 변환시킬 수 있는 물질이다. 국현군이 TiO₂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수영장에서 TiO₂가 함유된 수영복을 입은 어머니만 가려움증이 없는 것을 경험하고 논문과 자료를 찾으면서부터다.
환경오염물질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 제안
‘광촉매가 생활 속 유해물질을 물과 이산화탄소로 바꿔줄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TiO₂의 ▲수중 중금속 제거 실험 ▲생활 속 환경호르몬 제거 실험 ▲부패 음식물 메탄가스 제거 실험 ▲실내 미세먼지 및 유해세균 제거 실험을 했다. 중금속 제거 가능실험은 집에서 사용하는 정수기에서 중금속이 검출됐다고 해서 실험을 구상하게 됐고, 환경호르몬 실험은 샴푸, 비누, 주방세제 등에 섞여 있는 계면활성제가 환경호르몬과 동일한 분자구조를 가지고 있어 생물의 몸에서 여성호르몬으로 작용한다는 이유로 시작한 실험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와 음식물 쓰레기가 부패할 때 발생하는 메탄가스 실험도 첨가됐다.
실험 결과 TiO₂ 광촉매를 사용함으로써 샴푸와 주방세제, 과일의 잔류농약에 함유된 계면활성제가 제거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음식물 쓰레기가 부패할 때 발생하는 메탄가스뿐 아니라 1급 발암물질인 미세먼지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아쉽게도 우수상을 수상해 전국 대회에 나가지 못했지만 올해 새로운 연구로 전 세계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연구를 진행해 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유전 알고리즘 프로그래밍: 큐브와 삼목AI’
염경중 2학년 윤준서, 강준서 학생
‘유전 알고리즘 프로그래밍: 큐브와 삼목AI’를 탐구 주제로 우수상을 받은 염경중학교 2학년 윤준서, 강준서 학생(팀명: 완두콩)은 교내 탐구대회에서 각각 수상하고 교육청 대회와 서울시 전람회를 준비하면서 보고서를 하나로 합쳐 팀을 구성해 출전했다.
강준서 학생은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경기 생중계를 보면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에 관심을 갖고 있던 차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의 신간 <특이점이 온다>를 읽고 인공지능이 미래에 끼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싶어 ‘유전 알고리즘’을 주제로 보고서를 작성했다. 윤준서 학생은 초등학생 때부터 큐브 맞추는 것에 관심이 많아 ‘큐브 맞추는 로봇’을 제작하기도 했고 교내 탐구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큐브의 성질을 이용해 큐브 맞추는 가짓수를 구하고 회전 함수로 만들어 큐브를 무작위로 돌려 맞출 수 있는 회전수와 시간을 연구하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큐브와 유전 보고서 2개 합쳐 출전
완두콩 팀은 2개의 보고서를 합쳐 유전 알고리즘의 효용성을 증명하기 위해 Python을 사용, 루빅스 큐브와 삼목에 각각 유전 알고리즘을 사용해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그 원리에 대해서 탐구했다. 유전 알고리즘을 이용해 루빅스 2×2×2 큐브의 최소 회전수를 프로그래밍하고 유전 알고리즘과 최대-최소 트리를 이용해 삼목 인공지능을 프로그래밍하고, 삼목 게임 프로그램을 제작해 유전 알고리즘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유전 알고리즘에는 아직 잠재성이 많이 남아 있고 특히 알파고와 같은 보드게임에 인공지능이 적용되면 연산의 정확도를 보강하고 효율적인 연산을 진행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인공지능이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는 지금, 유전 알고리즘은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라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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