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 맥주 전문 양조장 ‘브루어리 304’]

“올 여름 강타할 수제맥주, 여기 있습니다”

노준희 리포터 2017-04-18

목을 타고 짜릿하게 넘어가서 톡 쏘는 청량감을 안기는 맥주. 상쾌한 맥주 한 잔은 더운 계절이 올 때면 어김없이 선택받는 ‘성인 음료’로 사랑받곤 했다.  
국내 라거 맥주의 시원함만 맛보다가 유학시절 크라프트(craft) 맥주(수제맥주)의 황홀함에 사로잡힌 한 남자는 급기야 한국에 돌아와서 자신의 회사 안에 수제맥주 생산시설을 들여놓고 수시로 즐거움을 누렸다. 지인들은 다 아는 범한정수 윤용집(53) 대표의 이야기다.
윤 대표가 푹 빠진 수제맥주의 매력을 살펴보았다.


좌로부터 블론드, 페일, 스타우트


“이게 바로 맥주구나”

윤 대표가 아내와 함께 미국 하버드대학에 유학할 당시 타국생활의 고단함을 달래준 건 바로 크라프트 맥주였다. 미국에서 처음 맛본 크라프트 맥주는 매일 마셔도 질리지 않을 만큼 멋졌다.
“한국에서 마셨던 맥주와는 너무 달랐어요. 에일 맥주였는데 향과 맛이 특이하고 여운이 많이 남았죠. ‘이게 바로 맥주구나’ 싶었고 엄청난 매력을 느꼈어요.”
양조법이 완화된 2014년 여름, 윤 대표는 범한정수기술연구소에 수제맥주 시설을 들였다. 생각보다 잘 만들었지만 더 제대로 만들고 싶었다. 서울 수제맥주집을 다니며 양조사로 유명한 민성준(28)씨를 점찍고 삼고초려 끝에 ‘모시고’ 왔다. 윤 대표는 “민성준 양조사가 국내에서 맥주를 가장 잘 만드는 것 같다. 그가 있어 든든하다”고 말했다.
아산으로 내려온 민성준 양조사는 더 깊은 향과 맛의 에일 맥주를 본격 생산했다. 민 양조사가 생산한 에일 맥주는 향긋한 맛에 먼저 감탄한다. 진하고 풍미 있는 에일 맥주는 맥주 맛에 무감한 사람을 마니아로 둔갑시키기 충분해 보였다.
윤 대표가 사랑해서, 하루의 피로를 풀기 좋아서 만들기 시작한 맥주는 어느새 입소문을 타고 외부의 구매가 이어졌다. 양조장이란 뜻과 지번을 합친 브루어리 304는 주변에서 ‘맛있는 수제맥주’를 만드는 곳으로 통했다. 


양조장


물 전문 기업에서 전문 양조사가 만든 수제 에일 맥주

범한정수는 삼성에 초미세수를 공급하는 물 전문 기업이다. 물 점수는 일단 따고 시작했지만 균등한 맛을 보장하는 설비도 중요했다. 윤 대표가 민성준 양조사를 영입하며 새 설비를 들인 이유도 그 때문이다.
브루어리 304에서 주로 생산하는 에일 맥주는 3가지. 명왕성을 뜻하는 플루토(Pluto) 브랜드로 출시한다. 향이 예쁜 ‘블론드(blonde)’는 자몽은 1도 들어있지 않지만 상큼한 자몽향이 독특하다. 신선한 과일 느낌을 연상케 하는 쌉싸름한 맛이 일품이다. 가장 많이 찾는 수제맥주다. ‘페일(pale)’은 풀잎향 같은 여린 향이 감돌며 블론드보다 진한 풍미로 사랑받는다. 흑맥주로 불리는 스타우트(stout)는 진하고 구수한 커피 맛이 살짝 스친다. 중후한 남성적인 맛이다.
직접 구입시 1리터짜리가 1만원. 모임을 위한 20리터짜리 ‘케그’도 판매한다. 월요일은 휴무다. 지난 7일 오픈한 천안 청당동 팝레스토랑 ‘크로체’에서 민성준 양조사의 전 라인업을 정식 판매한다.


민성준 양조사


전문 양조사 민성준의 활약 기대돼

대학시절 마신 맥주 맛에 매료돼 들어선 양조사의 길. 민성준씨는 수제맥주 전문점으로 유명한 히든트랙에서 양조사로 일하며 명성을 얻었다. 지난해 11월 브루어리 304에 와서 윤 대표의 자율성 보장 아래 그는 자신이 만들고 싶은 맥주를 만들고 있다.
맥주제조 전 과정을 가르치는 전문 강좌부터 원데이 클래스까지 풍부한 현장경험과 전문 지식으로 강의도 펼친다. 서울에서 격주 진행한다.
매월 첫째 토요일은 아산에서 홈브루잉을 가르친다. 페이스북 또는 인스타그램에서 ‘브루어리 304’를 찾아 신청하면 된다. 매월 마지막 토요일쯤 공지를 올린다.
4월 28일부터 5월 7일까지는 코엑스에서 한국 대표맥주 축제 ‘제8회 GREAT KOREAN BEER FESTIVAL’이 열린다. 우리나라 로컬 양조장 약 20곳과 다수 수입맥주업체가 참여한다. 민 양조사는 이 페스티벌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내가 만든 맥주가 정확히 어떤 상태인지 알기 때문에 내가 만든 것에 자부심을 느껴요. 지금보다 더 좋은 맥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내가 원하는 100%에 도달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양조사로, 전문 강사로 종횡무진 활약하는 그는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열정 담은 실력으로 만든 민성준 양조사의 수제맥주, 계속되길 바란다.

강의 신청 및 구입 문의  010-2288-1331 


< ‘라거’와 ‘에일’ 뭐가 다른가>

맥주의 재료는 크게 물 몰트 홉 이스트다. 몰트는 서양보리이고 홉은 홉이라는 식물의 열매로 맥주의 향과 맛을 좌우한다. 몰트와 홉의 품질에 따라 맥주 품질이 달라진다.
라거는 5~10도에서 하면발효하고 에일은 18~20도에서 상면발효한다. 라거는 맛이 밋밋하지만 청량감이 높고 시원하고 깔끔하다. 에일은 탄산이 적지만 과일향이 나며 깊고 진한 풍미를 자랑한다. 


<민성준 양조사가 말하는 좋은 수제맥주란>

1. 신선해야 한다. 전 유통과정이 냉장유통되고 냉장보관이 가능해야 한다.
2. 좋은 재료를 써야 한다. 싸고 질 낮은 재료를 쓰면 맥주 맛과 품질은 보장하기 어렵다.
3. 좋은 장비로 생산해야 한다. 품질이 낮은 장비는 맥주 맛을 망가트린다. 좋은 장비는 균등한 품질을 생산한다. 장비 세척 관리도 중요하다.
4. 뒷맛이 깔끔해야 한다. 그래야 진짜 맛있는 수제맥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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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준희 리포터 dooaiu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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