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피사체에 반사된 빛이 필름에 맺히며 생겨난 상을 의미하기 때문에 사진을 ‘빛으로 그린 그림’이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분당에는 이런 ‘빛으로 그리는 그림’을 즐기며 꾸준히 취미활동을 하는 어르신들의 동아리가 있다.이름 또한 ‘빛그림’이다.
이 동아리는 분당과 용인에 거주하는 회원들로 구성돼평소 꾸준한 작품 활동과 스터디를 하고 있으며 작년 첫 전시를 성황리에 마치고,
4월 1일부터 분당 노인복지회관에서3개월 동안 전시를 할 예정이다.
시니어 동아리로 평균 나이70세이지만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어 소개한다.
매주 출사,포토샵 작업에 이론수업까지 병행
“나이 들면 많이 하는 것이 등산,여행,골프 아닌가요?사진은 이 모든 것에 감성까지 더 해진답니다” 모이기만 하면 사진 얘기에 여념이 없는 ‘빛그림’ 회원들은 모두7명으로 구성되어 있다.모두 분당노인복지회관의 ‘DSLR사진반’ 출신들이라고 한다.박명언 회원은 “같이 수업을 듣다가 작년 이맘때쯤 꾸준히 스터디도 하고 출사를 다닐 수 있는 멤버를 모으게 되면서 동아리가 생겨나게 되었어요”라고 했다.
이들은 매주 한 번씩 출사를 나가고 다른 하루는 촬영한 사진을 서로 감상하며,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이론 수업을 듣는다.일주일에 두 번은 꼬박 만나는 셈이다.이들 중 몇몇은 사진을 취미로 가지고 있었던 회원도 있고,몇몇은 노인복지관 수업을 통해 처음 시작을 한 회원도 있는데,‘서로서로 도움을 주고 자주 만나다 보니 실력이 금방 늘게 되었다’고 한다.
매주 가는 출사 장소에 대한 고민이 있겠다 싶어 물었더니 “주로 지하철을 이용해요.지하철이 닿는 곳을 주로 가고 나이가 있는지라 멀리가기는 버겁답니다” 총무를 맡고 있는 우난혜 회원은 “그래도 여주 신륵사도 가고,항동이나 물향기 수목원도 기억에 남네요”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사진을 촬영하는 데만 멈추지 않는다.포토샵 프로그램으로 사진 보정작업도 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려 서로의 작품을 감상하는 리뷰의 시간도 갖는다.처음에는 컴퓨터 작업이 힘들었지만,지금은 다들 손에 익었단다.신기영 회원은 “내가 마음에 들었던 사진을 남들은 별로라고 하고,내가 별로라고 생각했던 사진은 좋다고 할 때가 있는데 그런 것을 보면서 사진이 하면 할수록 더욱 어렵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했다.
그리고 이 시간에는 남의 작품,해외 작가의 작품을 많이 보고,이론적인 수업도 진행이 된다.구심체의 역할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인 박김형준씨가 맡고 있다.그래서 보다 심도 있는 시간이 되곤 한다.요즘에는 내년의 전시를 위해 테마를 잡기 위한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등산,여행,골프를 아우르는 사진,
여기에 감성까지
사진을 시작하고 나서 가장 큰 수혜를 얻는 이들은 바로 ‘손주들’이다.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손주들 사진을 찍어주거나 집안에 행사가 있을 때 카메라를 들곤 하는데,자녀들의 “사진 액자 요구가 점차 늘고 있다”는 행복한 비명이 이어진다.
“예전에는 비가 오거나눈이 오면 집안에서 아예 나오지 않았는데 요즘은 카메라를 챙겨 나오게 돼요”,“사진을 시작하기 전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는 등 관찰력이 매우 늘었어요” 모두 사진을 시작하게 되면서 생겨난 버릇이다.또한 걷는 양이 현저히 늘었다고 한다.김진영 회원은 “지하철을 차고 목적지에 가서 촬영을 할 때 보통200~300컷 정도를 찍게 되는데,나도 모르게 엄청난 양을 걷고 있더라고요”라며 “하루를 마무리할 때 내가 오늘 얼마를 걸었는지 확인하는 것도 작은 즐거움”이라고 웃으며 말한다.
매년 전시회 하며
사진에 대한 열정 불태우고파
이 동아리의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일까.“지난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사진에 대한 안목도 길러지고, 실력도 한층 높일 수 있었어요.작품이 팔리기도 했고요.이렇게 좋은 경험을 매해 갖고 싶답니다.” 이방희 회원의 말이다.이어 장기홍 회원은 “그래서 내년에는 더욱 성숙한 전시를 위해 테마를 잡고 작업을 시작하려고 합니다.또 기회가 되면 일본으로 출사도 다녀오고 싶은 바람도 있고요”라고 말한다.
프랑스의 유명 사진작가인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사진을 찍을 때 한쪽 눈을 감는 이유는 마음의 눈을 뜨기 위해서다”라고 했다.마음의 감성을 키우는 일에 나이의 벽이란 있을 수 없다.‘빛그림’ 회원들은 마음의 눈을 뜨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촬영에 몰두하고 있다.그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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