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지역 전문가들이 말해주는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

내 체질과 식생활에 맞는 다이어트 해야 효과 볼 수 있어

문하영 리포터 2017-04-04

날이 부쩍 따뜻해지며 두툼한 겨울 옷 안으로 야금야금 불어난 체중을 감량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여러 가지 다이어트 방법 중 본인에게 맞는 것을 찾아 식이조절과 운동을 시작한 주변인들 가운데 유독 눈에 띄는 사람들이 있다. 고기를 실컷 먹고, 심지어 커피에 버터까지 넣어 마신단다. 작년 가을, 한 공중파 방송을 통해 크게 이슈가 되었던 ‘저탄수화물 고지방(LCHF, Low Crab High Fat) 다이어트(이하 저탄고지)’를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분당지역에서 다이어트를 전문으로 양방과 한방 치료를 하고 있는 전문가들에게 ‘저탄고지’ 다이어트에 대해 의견을 들어보았다.


도움말 이진복원장(나우리가정의학과의원), 김수연 원장(일맥한의원 서현점)


탄수화물 섭취 제한하면서 지방을 섭취해 인슐린 분비 억제
탄수화물을 제한하고 에너지원을 지방에서 취한다는 원리의 저탄고지 다이어트의 원리와 전반적인 설명을 들어보았다. 한방다이어트 진료 경력 15년 차인 일맥한의원 서현점의 김수연 원장은 은 저탄고지 다이어트는 탄수화물은 제한하고 지방을 충분히 섭취하는 다이어트로 일본에서는 당질제한식이라고 하며, 탄수화물을 하루 20~50g으로 극도로 제한하는 방식을 키토제닉 다이어트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체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에서 에너지를 얻게 되는데, 탄수화물은 빠르게 연소되는 반면 단백질과 지방은 느리고 일정하게 연소가 된다.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면서 동시에 지방을 충분히 섭취하면 인슐린 분비가 줄어들고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는 키토시스 상태에 들어간다. 원래 뇌전증 환자의 경련을 억제하기 위한 케톤생성 식이요법에서 발전했으며 스웨덴에서 많은 논란 끝에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황제다이어트로 알려진 앳킨스 다이어트 방식도 일종의 저탄고지 다이어트다”라며 상세 설명을 덧붙였다. 


극단적 탄수화물 제한은 뇌기능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비만과 관련된 질병 치료, 비만 예방 분야가 특화된 분당 나우리가정의학과의 이진복 원장도 탄수화물을 줄이면 지방을 축적시키는 역할을 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안 나오는데 인슐린이 안 나오면 거꾸로 지방이 분해되어 살이 빠진다는 가정에 의한 다이어트라고 이야기하며 탄수화물을 줄이면 에너지원이 고갈되어 결국엔 탄수화물 대신 지방분해로 얻어진 케톤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된다는데 근거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연 탄수화물을 억제하고 지방을 마음껏 섭취해도 우리 몸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을까. 이에 대해 두 전문가로부터 의견을 들어보았다. 이 원장은 “극단적 탄수화물의 제한은 케톤증을 유발하고 초기에는 멍해지거나 학습능력을 저해 할 수 있고 지속시 뇌기능에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라며 “갑작스런 탄수화물의 제한은 영양불균형을 초래하고 무기력, 어지러움, 구토, 호흡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탄수화물을 제한하게 되면 섬유소를 적게 먹게 되고 장내 미생물이 바뀌어 몸에 염증 반응이 많아질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지방 과다 섭취 시 성인병 발생 및 악화에 영향
일맥한의원의 김 원장은 “불포화지방도 과다 섭취되면 높은 칼로리의 영향으로 체중증가의 원인이 되며, 위장관 자극으로 소화기능에 무리가 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불포화지방이 많이 포함된 식품들은 알레르기 유발식품이 많아서 무조건 좋다고 많이 섭취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탄수화물을 극도로 제한하는 것은 저탄고지 다이어트의 여러 방식 중 한 가지에 불과하며 아주 극도로 제한하는 경우에도 하루에 20~50g 정도를 섭취하게 되며 정제 탄수화물 류만 제한하는 약한 형태의 저탄고지 다이어트도 있으나 어떤 경우에도 녹색잎채소 등의 섬유질이 풍부한 야채류는 꼭 섭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원장은 “지방을 과다하게 섭취 시 성인병의 발생과 악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즉, 비만,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지방간, 고요산혈증(통풍)등이 생길 수 있고 6개월 이상 지속시 심장질환, 각종 암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저탄고지 다이어트, 누구나 할 수 있는 것 아냐
많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실제로 저탄고지 다이어트의 성공사례들이 올라오면서 많은 이들이 저탄고지 다이어트를 시도하고 있다. 이 원장은 “저탄고지 다이어트는 춥고 지방식을 주로 하며 체구가 큰 스웨덴에서 유래했다”면서 “탄수화물을 주식으로 하던 우리가 하기에는 쉽지 않은 다이어트 법”이라고 지적하며 “보통 저탄고지 다이어트 식단은 지방이 70%, 단백질이 25%, 탄수화물은 5~10%로 아주 극단적인 탄수화물의 제한을 특징으로 하는데 탄수화물은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전체 식단 비율에서 50~60%를 차지한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된다”면서 “탄수화물을 주식으로 삼던 우리가 실천에 옮기기도 힘들 뿐 아니라 장기간 지속할 경우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 원장 역시 “갑상선기능에 문제가 있거나 신장 기능, 간 기능에 문제가 있는 사람, 1형 당뇨환자고지혈증, 심혈관계 질환자, 체질적으로 지방대사에 문제가 있는 사람, 과민성대장증후군, 만성위염, 십이지장궤양, 역류성 식도염 등 소화기계통에 만성적인 질환이 있거나 심한 알레르기 체질을 가진 사람들은 득보다 실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질의 탄수화물과 지방을 적정하게 섭취하라
저탄고지 다이어트에 대한 방송이 나간 후 일반인들의 반응이 폭발적이었던 작년 10월 26일, 대한내분비학회와 대한당뇨병학회, 대한비만학회, 한국영양학회,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저탄수화물·고지방 다이어트법이 장기적으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 원장은 저탄고지 열풍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저탄고지 다이어트는 지방을 맘껏 먹어라가 아닌 탄수화물을 줄여라”라며 무조건적으로 탄수화물 섭취를 지양하기보다는 설탕과 과당 등 단순당의 섭취를 줄이는 게 중요하며 장기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결국 양질의 탄수화물과 지방을 적정하게 섭취하라고 이야기했다.
김 원장도 저탄고지 다이어트에서 우리가 알아야 할 부분은 정제탄수화물 과다 섭취의 위험성이라며 “정제탄수화물 섭취 시 혈당이 급속히 올라가면서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게 되고 이로 인해 체지방의 축적이 가속화 된다”면서 현미, 통밀, 오트밀, 고구마, 단호박 등 자연의 탄수화물을 섭취할 것을 강조했다. “저탄고지 다이어트는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보편적인 식단이 아니다”라며 “다이어트는 내 몸과 내 생활 내 습관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또 다이어트 방식 자체도 잘 이해하고 시행해야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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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하영 리포터 asrai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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