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학년도 대입에서 서울대 합격자 낸 지역 고등학교]
서울대 합격 자체보다 원하는 진로 찾았는지가 중요
2017학년도 대입이 마무리되었다. 이맘때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바로 각 고등학교들의 진학 성적표. 학생부 종합 전형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진학 결과는 각 고교의 교육과정 및 비교과 프로그램, 입시 전략 등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 있기에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고입전형 전 고등학교들의 설명회나 입학식과 학부모 총회 등의 자리에서 학부모들에게 진학 실적을 알리는 이유기도 하다.
대입 결과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것은 아무래도 서울대학교 합격자 수다. 대입이 마무리되는 즉시 서울대 합격자 수 자료가 제시되는 것은 그 때문.
물론, 무조건 대학의 이름을 좇기보다 학생의 꿈을 찾고 적성에 맞는 진로와 진학을 목표로 하는 현재의 교육정책에 비추어 보았을 때 단지 서울대 합격자 수만으로 학교의 진학 성적을 평가하는 것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하지만 서울대가 점차 학생부 종합 전형 위주로 학생을 선발하고 그 기준이 타 대학에도 영향을 끼치는 만큼 2018학년도 대입을 준비하며 입시 정책을 세우는데 있어 사례로 참고하는 것은 필요하다.
천안과 아산 지역 고교 서울대 합격자, 수시 비중 높아
2017학년도 대입에서 천안과 아산의 지역 고교들은 12개교에서 수시 37명 정시 6명 등 총 43명의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했다(표 참조). 수시의 비중이 높아지는 현재의 대입 정책에 비추어 보았을 때 천안과 아산 지역 고등학교들은 수시를 활용할 경우 상위권 대학 진학률을 높일 수 있음을 보이는 부분이다.
2017학년도 서울대학교 입시 결과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북일고등학교와 충남삼성고등학교의 약진이다. 북일고등학교는 수시 11명 정시 5명으로 총 16명의 합격자를, 충남삼성고는 수시를 통해 9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특히 충남삼성고의 경우 졸업생을 낸 첫 해 거둔 결과라 화제가 되고 있다.
이로 인해 대입에서 자사고 특목고의 우위가 여전한 것이 아닌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학생부 종합 전형은 내신과 교내 활동을 중심으로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내신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특목고나 자사고 외고 등보다 일반고에 진학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실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내신에서의 우위를 위해 일반고에 진학하는 사례도 상당하다.
그런데 이번 2017학년도 대입에서 북일고와 충남삼성고의 결과는 이와 같은 내용과 엇갈리는 부분. 때문에 학생부 종합 전형도 점차 일반고보다 특목고 자사고의 우위로 방향이 잡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드러내기도 한다. 천안에서 입시학원을 운영하는 한 원장은 “대학은 학생들의 교내 활동을 통해 전공적합도를 평가하는데, 공통된 교육과정을 진행하는 일반고에 비해 비교적 자율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자사고 특목고의 활동 수준이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학생부 종합 전형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한다.
반면 다른 의견도 있다. 자사고와 특목고 외고에 진학한 학생들은 이미 성적이 어느 정도 갖추어졌기 때문에 일반고에 진학한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좋은 결과를 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유리한 부분이 있다면 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하며 대입에 필요한 부분을 미리 한 번 경험했기 때문에 이는 대입을 준비하는데 있어서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본스터디학원 조성훈 원장은 “자사고와 특목고 외고는 자기소개서, 면접 등을 통해 학생을 뽑는데 이 과정을 준비해본 학생들은 대입을 미리 한 번 경험했다고 할 수 있다”라며 “그런데 일반고에 진학한 학생들은 그런 경험 자체가 없기 때문에 아무런 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가 막상 고3에 들어가서야 준비를 시작하며 초조해하는 경우가 실제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빠른 대비로 대입에서 좋은 결과는 충분히 가능
또한 공교육 교사들은 그저 하나의 결과만이 아니라 전체 교육의 흐름을 볼 것을 조언한다. 성적만으로 대학 합격이 결정되고 또 대학의 이름이 중요했던 과거에는 서울대 합격자 수가 의미 있었지만 지금은 그러한 때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다. 아산의 고교 진학상담교사는 “실제로 서울대와 지방교대, 또는 서울대와 지방대 의대에 동시 합격한 학생이 결국 서울대가 아니라 교대나 의대로 진학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며 “지금은 서울대 합격자 수보다 교대와 의대 합격자 수가 오히려 더 의미 있는 결과라고 할 수 있는 만큼 학생이 원하는 진학을 이루었는지 여부를 진학 결과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각 학교의 대학 진학률은 4월에서 5월 사이 ‘학교알리미사이트에 공시된다.
우려는 있다. 수시, 특히 학생부 종합 전형의 강세가 이어지고 이는 당분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음에도 여전히 과거에 머무는 학교가 있기 때문. 많은 학교들이 입시정책의 변화에 발맞추어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마련해 학생들을 지원하고 관리하지만, 정시 위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거나 활동을 학생 개인에게 맡긴 후 고3이 되어서야 대학 진학을 고민하는 학교가 여전히 있다. 결국, 고3이 되어서까지 지망 가능한 대학과 준비해야 할 전형방법 등을 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 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때문에 필요한 것은 현재의 입시 정책을 반영한 학교의 입시 전략과 교육과정 운영. 또한 학교에서 교육과정을 어떻게 진행하고, 어떤 프로그램과 동아리를 운영하며 지원하는지 등에 대한 학부모의 관심이다. 아이의 학교생활에 대해 관심을 갖고 함께 방향을 잡는 노력이 필요하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1학년부터 자신의 진로를 고민해 그에 필요한 활동을 하나씩 해나가며 미래를 준비하고 학교는 학생의 활동을 지원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그림이 학생부 종합 전형의 취지이고, 원하는 진학은 충분히 가능하다. 그것이 학생부 종합 전형이 학생들에게 기회인 이유다.” 공교육과 사교육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이를 강조한다.
■ 천안 아산 지역 고등학교 2017학년도 대입 서울대 합격 현황
고교명 | 수시 | 정시 | 합계 |
복자여자고등학교 | 3 | 0 | 3 |
북일고등학교 | 11 | 5 | 16 |
북일여자고등학교 | 2 | 0 | 2 |
온양고등학교 | 1 | 0 | 1 |
온양여자고등학교 | 1 | 0 | 1 |
천안고등학교 | 3 | 1 | 4 |
천안쌍용고등학교 | 1 | 0 | 1 |
천안월봉고등학교 | 1 | 0 | 1 |
천안중앙고등학교 | 2 | 0 | 2 |
충남삼성고등학교 | 9 | 0 | 9 |
충남예술고등학교 | 2 | 0 | 2 |
충남외국어고등학교 | 1 | 0 |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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