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학교 코딩교육, 학생들이 흥미 느낄 수 있도록 해야

지역내일 2017-03-18 (수정 2017-03-18 오후 8:55:34)

2018년부터 코딩 수업을 학교에서도 한다고 발표했다. 너무나 낯설게 느껴지는 코딩. 학부모들의 고민이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새로운 교과목을 도입하여 아이들의 학업 부담만 가중시키게 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코딩이라고 하면 당연히 개발자를 목표로 하거나 혹은 컴퓨터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두려움이 앞선다. 그러나 코딩 교육은 이미 수년 전부터 미국, 영국, 핀란드 등의 선진국에서 오랜 연구와 논의를 통해 개발되고 정립되었으며 논리적 사고력, 창의력, 문제 해결력 향상이라는 교육적 효과가 검증된 교과이다. 또한, 모든 분야에 소프트웨어가 접목될 미래 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필수적인 교육이라는데 많은 국가들이 공감하고 주요 교육정책으로 시행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이미 2014년부터 코딩수업을 5세부터 16세까지 모든 아이들이 배워야 하는 필수과목으로 지정했다. IT강국 미국 또한 뉴욕 주와 시카고 주를 비롯한 여러 주의 중, 고등학교에서 코딩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했다. 중국도 중학교 필수 과목으로, 일본도 고교 필수과목으로 코딩을 배운다. 이 외에도 뉴질랜드, 이스라엘, 싱가포르, 프랑스 등 전 세계에서 코딩 붐이 일고 있는 중이다. 따라서 코딩 교육은 우리나라에서 성급히 시도하는 새로운 교과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효과와 중요성이 검증된 교육을 뒤늦게 도입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초등학교는 2019년부터 실과 교과로 연간 17시간을 배운다. 중학교에서는 2018년부터 선택과목인 정보 과목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해 연간 34시간 이상 코딩과 알고리즘을 배운다. 또 고등학교에서는 심화선택과목인 정보 과목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개편, 일반 선택과목으로 전환한다. 지금까지 특성화 고등학교에서만 배울 수 있었던 정보 과목을 이제 일반 고등학교에서도 배우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무슨 프로그램으로 코딩수업을 할까?
지난번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C언어와 같이 한 줄 한줄 프로그램언어의 문법에 맞게 코딩하는 것은 초, 중학생들에게 어려울 뿐 아니라 타이핑하면서 발생하는 사소한 오류까지 일일이 파악하고 수정해야하는 비효과적인 부분이 많이 있다. 물론 이와 같은 작업을 쉽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학생이라면 C언어나 자바 등의 프로그램을 배워서 프로그래머로서 성장해갈 수도 있겠다. 하지만 학교에서의 수업은 모든 학생들을 프로그래머로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미래 디지털사회에서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갈 수 있는 컴퓨터적인 사고와 논리력 및 문제해결 능력 등을 키워가고 IT기술이 예술과 인문학과 만나고 다양한 분야와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내야 하는데 적합한 미래형 인재를 길러야 하는 것이 더 큰 목적이 있다. 이와 같은 의도로 IT회사나 전문가들이 프로그램을 일일이 타이핑하는 것 대신 명령어들을 블록형태로 만들어서 레고 블록처럼 끼워 맞추는 방법의 교육용 프로그램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어서 이런 형태의 프로그램으로 학교에서 수업이 진행 될 것으로 생각 된다. 디지털 시대에서 현재의 교육시스템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아이들의 자유로운 사고와 창의력을 억압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따라서 코딩 교육은 과거의 획일화된 교육에서 탈피하여 다양하고 흥미로운 학습경험을 통해 스스로 경험하고 스스로 깨우치는 자기 주도적 학습을 기초로 하고 있다.
하지만 코딩교육이 논리력 증진에는 이해가 되지만 철저한 코딩수업의 연구 없이 막연히 창의력을 키워 줄 것이라는 기대는 주의해야 한다.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가 창의적인 인물이며 소프트웨어(SW)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이었다는 점에서 연결고리를 갖는 것이지만, 그런 논리를 불특정 다수에게 적용할 수는 없다. 오히려 컴퓨터 프로그래머라는 기능인만을 조기 양성해 낸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선은 학교에서의 코딩수업은 기본 개념부터 이해하여 코딩을 수업 혹은 공부로 인식하는 것 보다는, 코딩을 통해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힘,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힘을 키우며 즐거움을 느꼈으면 좋겠다. 학교에서 이렇게 가르치실 수 있는 선생님도 아주 중요하다. 제가 아는 컴퓨터 선생님은 몇 년 전만해도 학교마다 컴퓨터선생님이 꼭 필요했지만 점점 컴퓨터과목의 수요가 많지 않아서 전과를 하신 경우도 있고 그 선생님은 특성화고로 전근을 가셨다. 

따라서 코딩수업에 대한 배경과 취지 그리고 학생들을 위한 동기 부여 등 디지털시대의 주역이 되고 지속적으로 코딩교육이 꼭 필요한 과목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더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 단순히 미국이나 영국을 예로 들면서 코딩교육의 속도를 더 내려고 하는 것도 아직은 유능한 교사가 부족하고, 컴퓨터 시설이 부족한 학교가 의외로 많아서 코딩교육에서 조차 부익부 빈익빈 현상만 심화될 수 있다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일산 아트로봇 교육센터 서재수 원장

문의 031-905-7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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