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따뜻하던 지난 3월 5일, 반월근처 감나무골 농장에서 안산도시농부들의 시농제가 열렸다. 한 해 농사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인 경칩을 맞아, 기후의 안녕을 하늘에 비는 도시농부들이 함께 참여 했다. 안산도시농업연대 김재규 운영위원장은 “우리는 빗물에 의지해 농사를 짓기 때문에 제때에 비가 와야만 수확을 할 수 있다”며 “시농제를 지내며 올 해 가물지 않길 간절한 기원했다”고 전했다.
시농제를 마친 농부들은 지천으로 깔린 냉이를 캐고, 엄마를 따라온 초등학생이 부슬부슬한 흙을 거리낌 없이 만지며 놀았다. 지난겨울 흙에 묻어둔 배추와 무를 꺼내 함께 나누고도 했다. 돼지감자밭을 파보니 겉은 조금 얼었으나 땅 속의 흙들은 매우 부드럽게 녹아 있었고 자줏빛 돼지감자가 여기저기 보였다. 싹 틀 준비를 한 감자를 보며 한 농부는 “싹이 나기 전 미리 뽑아주어야 싹이 무성하게 올라올 것을 막는다”고 전했다.
다음은 보리밭 밟기. 겨우내 얼었다 녹은 보리밭은 땅이 들떠 있어 밟아주어야만 한단다. 체중에 대한 농담을 구수하게 나누며 농부들은 보리밭을 밟았다.
이곳 농장은 8년 전, 자연 순환 농사를 공부하려는 10여명의 농부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땅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도 겪었지만, 지금은 700평의 밭과 1,200평 정도의 논에 공동농사를 짓고 있다. 함께 하는 회원들이 늘고 이제 ‘우리동네농부들’이라는 공동체가 생겼다.
‘우리동네농부들’은 주말을 이용해 텃밭을 가꾸는 도시농부들이나, 귀농을 위한 준비를 하는 미래 농부들, 그리고 도시농업에 대한 관심이 많은 이들이 함께 하고 있다. 농부들은 “도시에서 보기 힘든 흙을 일구고 얻어낸 먹을거리가 우선 기쁘지만, 흙과 자연에서 찾는 건강함을 함께 나누는 것도 큰 행복”이라며 “유기농을 실천하며 미래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발전에 일조한다는 자부심도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곳은 석탄에너지를 최소화하는 농법, 예를 들면 비닐은 사용하지 않고 화학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고 농사를 짓는다. 비록 생산량이 적고 모양새가 좋지 않지만 ‘맛은 일품’이라고 알려져 이곳의 쌀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빗물로만 농사짓고, 거름은 대부분은 만들어서 조달하며 경운기 사용을 줄이고 토종종자를 보존하는 종자자급농사를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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