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와 천안문화재단이 주최·주관한 2016년 천안흥타령 춤 축제 공식 행사포스터가 ‘국제공연포스터 공모전’에 선정되었다. 국제공연포스터 공모전 ‘8th International Triennial of Stage Poster Sofia 2016’에서 한국작가 3명의 작품 6점이 선정되었는데, 그 중 3점이 김상락 단국대 명예교수와 천안흥타령 춤 축제 홍보용 인쇄물을 총괄하여 제작한 그래픽디자인 스튜디오 오채 오동준 대표의 포스터다.
김상락 명예교수는 단국대학교 예술대학 시각디자인과 교수, 단국대학교 예술대학장, 디자인대학원장, 평생교육원장을 지냈다. 1987년 오사카 국제디자인컴페티션, 국제포스터전람회 작품선정 등 지금까지 30여 년간 다양한 국제공모전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대한민국 최우수 우표디자인상 등 여러 업적상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 중 쿤스트 운드 게베르베 뮤지엄 포스터 2점이 독일 함부르크에, 미국국회도서관 포스터 6점이 미국 워싱턴 D.C에 소장되어 있다.
김상락 명예교수를 만나 보았다.
김상락 명예교수
- ‘국제공연포스터 공모전’에 대해 설명하신다면?
이번 천안흥타령 춤 축제 포스터가 선정된 국제공연포스터 공모전은?불가리아 Sofia에서 3년에 한 번씩 열리고,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공연포스터만을 대상으로 한다. 지방축제포스터가 국제 공모전에 선정되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천안흥타령 춤 축제는 세계 각국에서 참여하는 국제적 축제이며, 그에 걸맞게 포스터가 국제 공모전에 선정되어 천안시 문화행사의 국제화에도 일조했다고 볼 수 있다.
강원도 속초 출신이지만 1987년 단국대학교 재직 이후 쭉 천안에서 살았다. 천안은 내게 제2의 고향이다. 우리 지역문화 국제화에 힘을 보태기 위해 포스터 제작에 참여했다. 천안시와 천안문화재단에서 포스터를 채택하고 춤 축제에 사용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2016 천안흥타령 춤 축제 포스터의 메시지는 ‘춤’으로 움직임, 즉 조형성을 갖춘 움직임을 표현했다. 움직이는 사람의 다양성을 나타내는 포스터는 오채 오동준 대표와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일러스트로 제작하였다.
- 평상시 작품의 주된 주제는 무엇인가?
주로 한국적인 것으로 디자인한다. 풍수, 민화, 부적 등 우리의 토속문화를 주제로 한다. 우리 민족의 정신적 기반이 되는 전통문화를 현시대에 맞게 재창조한다. 민화는 우리나라 언어, 습성, 취향 등의 철학에 바탕을 둔 의미를 담고 있는 그림이다. 디자인은 시대에 맞춰 지속적으로 변화하지만 기본틀은 전통과 한국적인 것에 바탕을 두고 있다. 세계무대에서 내 작품이 조명을 받는 이유다. 괴테의 “가장 민족주의적인 문화는 모든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문화에 있다”는 말에 공감한다.
- 좋은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디자이너의 시작은 그림이지만 완성은 창의적 생각에 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창의적 생각의 자양분이 된다. 책을 읽는 것은 무한한 상상이 가능하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또 여러 가지 경험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시각디자인은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좋은 디자인이란 불특정 다수가 공감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예술에는 정답이 없지만 많은 사람이 좋아하면 좋은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 사람을 감동시키고 흥분시키는 능력이 필요하다. 메시지가 좀 더 정확하고 강렬하게 드러날 때, 또 생각이 시대를 초월할 때 비로소 좋은 디자인이 완성된다.
국제공연포스터 공모전 선정작
- 미술에 관심이 있지만 감상조차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조언하신다면?
영화나 연극은 관람하면서 같은 감정을 느끼고 감동하기 쉬운데, 미술작품은 보여주는 사람과 보는 사람으로 확연히 구분이 된다. 그래서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대부분은 제대로 접해 보지 못한 까닭이다. 전시회에 가거나 관심을 가지고 미술작품을 접하다 보면 때로 자기가 잘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하거나 참여하게 된다. 또 단지 작품을 이해하고 향유하는 것으로도 정신적 풍요로움과 내적 힘을 얻는 계기가 된다.
- 최근 전략적 디자인 관련 입시생이 늘고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의 디자인 인력은 수요를 넘어서 공급과잉 상태다. 그 결과 지방 전문대학의 디자인과는 거의 사라진 상태다. 최근에 기업은 다양한 디자인 결과를 위해 외부 전문가에게 일을 맡기는 추세기 때문에 취업시장은 생각보다 작다. 오히려 디자인 전공 후 창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틀에 박힌 입시미술로는 좋은 디자이너를 양성하는데 한계가 있다. 일단 대학 입시 방법이 바뀌어야 하고 대학별로 디자인 분야를 특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그림은 열심히 노력하면 실력이 늘지만 생각을 잘하는 것은 쉽게 늘지 않는다. 아이디어가 원석이라면 디자인은 보석이다. 일상생활에 관심을 가지고 사람의 심리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다. 디자인이란 사용하는 사람을 잘 파악하고 그 사람들에게 개성이 강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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