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학교 잘 다닐까?

새 학기, 아이의 학교 적응 마음으로 살펴주세요

전영주 리포터 2017-02-28 (수정 2017-02-28 오전 1:59:16)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어른에게도 힘들 때가 있다. 하물며 아이에게는 더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한다고 심리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래서 이맘때 학부모들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어린 자녀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어 하는 건 아닐까 걱정이 많다. ‘새 학기 증후군’이라고 일컬어지는 ‘적응 장애’나 ‘급성 스트레스성 반응’들에 대해 알아보고 자녀의 학교 적응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학부모의 역할에 대해 전문가들을 통해 알아보았다.  

도움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 코스모스 심리상담센터 한은희 원장, 우리아이 마음연구소 정세화 상담사


Reader’s Letter

“올해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합니다.
평소 변화에 민감한 아이라서 새로운 학교에 잘 적응할지 너무 걱정됩니다.
친구들과는 잘 사귈지, 선생님과도 잘 지낼지 유치원 때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고민이 몰려옵니다.
‘새 학기 증후군’이라고 있다던데 혹시 우리 아이도 그럴까 걱정도 됩니다.
본격적인 아이의 사회생활을 앞두고 아이보다 제가 더 걱정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어떻게 도와주면 될까요?
학교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어떻게 알아챌 수 있을까요?”
-유세영(36)


적응의 어려움은 누구에게나 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는 누구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때는 어려움을 느낀다면서 ‘새 학기 증후군’이라는 공식적인 진단명도 아닌 만들어진 말로 심각하게 보도하는 매스컴에 휘둘려 학부모들이 과도하게 걱정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유 교수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유연하게 새로운 변화에 대처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학교생활에도 잘 적응합니다. 물론 기질적으로 새로 변화하는 환경을 미리 설명해주고 안심시켜줘야 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자녀가 변화를 두려워하는 성향이라면 미리 학교에 데리고 가서 새롭게 겪게 될 수 있는 일들을 차근차근 설명해주고 아이가 미리 새로운 환경을 경험할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이 아이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라고 말했다.


4월 학부모 상담을 적극 활용하자
코스모스 심리상담센터의 한은희 원장은 4월 학부모 상담을 마치면 상담센터에 문의가 대거 몰리는 일이 매년 반복된다고 밝혔다.
“학교생활에 잘 적응 못하는 건 아닌지 걱정하고 있던 차에 교사로부터 부정적인 피드백이라도 받고 나면 어머니들이 의심을 확인받은 충격 탓에 감정적으로 힘들어서 찾아옵니다. 그런데 상담을 하다 보면 아이가 위축되어 또래 관계 형성에도 자신 있게 접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 부모의 다그치는 양육 태도가 그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한 원장은 자녀를 믿고 기다려주는 모습을 보여줄 때 아이들의 자신감이 회복된다고 강조했다. 학부모 상담에서 심각한 문제를 지적받지 않았다면 아이를 격려해주고 지지해주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자녀의 학교 적응에 훨씬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 그래도 자녀의 상태가 걱정되고 불안하다면 상담센터를 방문해 간단한 투사검사와 기질검사, 부모 양육태도 검사 등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힘들다는 아이의 신호를
놓치지 말자

어른도 스트레스가 오면 신체적 증상이 나타낼 때가 있다.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표현을 잘 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학교에 가기 싫다고 떼를 쓰거나 등교 시간마다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아이 마음연구소 정세화 상담사는 “초등 저학년인데도 학업 부담 스트레스로 탈모가 온 아이도 봤다”면서 “아이가 잘 하던 것을 갑자기 안 하겠다고 반항하거나 미루고 싫다고 표현할 때는 ‘힘들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상담사는 입학 초기에는 아이의 반응을 잘 살피고 어려움이 있다면 엄마에게 털어놓을 수 있도록 평소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대화를 하는 ‘관계 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규칙적이고 단조로운 생활 패턴을 제공해 학교 적응 이외의 스트레스 요인을 줄여주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또래 관계로 어려움을 겪는 사춘기 학생의 스트레스가 우울증으로 발전하는 등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라는 생각에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방치되지 않도록 ‘아이의 신호’에 가정과 학교 모두가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도 말했다. 


TIP
아이가 산만하다는데 ADHD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검사 받아야 할까요?

집단생활인 학교생활을 통해 제 3의 관찰자인 교사가 학생이 또래에 비해 산만하다거나 수업 시간에 갑자기 돌아다니려 한다는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면 일단 보호자가 자녀를 동반해 전문가를 만나보라고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희정 교수는 권했다.
ADHD는 만 4세 정도부터 진단이 가능하나 전문가의 관찰과 인터뷰를 통해서만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떠도는 자가진단표나 검사 몇 가지로는 진단할 수 없는 정신질환이며 다양한 치료 방법을 통해 호전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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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주 리포터 jenny422y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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