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는 분당·용인지역 각 학교들이 졸업식으로 분주했다.
1월에 일찌감치 졸업식을 치르고 긴 방학에 돌입한 학교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학교들은 2월 둘째 주에 졸업식을 거행했다.
6년이라는 긴 세월을 보낸 초등학생 졸업식에는 아이들이 몰라보게 영글어 있었다.
서툰 화장의 여학생들과 부모보다 커버린 남학생들로 가득 찬 중학교 졸업식에는
희미해진 사춘기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편집부에서는 지역 학교들의 다양한 졸업식 현장 모습을 담아봤다.
선생님들의 영상편지에 울컥했어요
용인 모현초등학교 양완석
유치원 시절 했던 졸업식은 오래 전이라 초등학교 졸업식이 새롭고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5학년 후배들이 노래도 불러주고 부모님, 동생들, 외할머니까지 광주에서 올라오셔서 진심으로 저의 졸업을 축하해주시니 내가 정말 소중한 사람이 된 것 같았습니다. 교장선생님 앞에 나가서 졸업장과 봉사상, 장학증서까지 받고 교장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1학년 때부터 6학년 때까지 저를 가르쳐주셨던 선생님들께서 영상편지를 찍어 보내주신 것이었는데, 지금은 다른 학교로 전근가신 선생님들까지 영상을 보내 주셔서 울컥할 만큼 감동이었습니다. 저는 모현초등학교를 떠나지만 제 동생 환석이가 4학년이 되고, 막내 연종이가 1학년에 입학합니다. 잊지 못할 모교에서 저의 친동생들을 비롯해 많은 후배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들의 즐거운 이별과 시작
분당 구미중학교 졸업식에서
“까르르~” 이제는 졸업식이 눈물의 현장이 아닌 축제의 장입니다. 낙엽만 굴러가도 웃음이 난다는 여학생들이라서 그런가, 뭐가 그리도 즐거운지 연신 웃음꽃이 펼쳐지네요.
졸업장을 받으러 가는 발걸음도 개성만점, 헤어지기 싫은 담임선생님과는 꼭 안아주면서 서로의 노고를 치하하고 미래를 축복합니다. 당당한 그 걸음걸이로 각자 이 세상을 당당히 헤쳐 나가길 기원합니다.
세책례로 특별한 졸업식
분당 운중중학교 이연섭 선생님
저희 학교는 올해로 4년째 세책례 졸업식을 했습니다. 세책례는 조상들이 서당에서 책 한 권을 뗐을 때 책을 씻어 걸어 말리며 후배들에게 물리고, 스승과 친구들에게 음식을 차려 대접하던 전통의식이죠. 전통을 살린 뜻 깊은 졸업식 프로그램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울림이 있어 저희 학교 전통으로 자리매김 되고 있습니다. 졸업식 전날에는 교실에서 학생과 선생님, 학부모가 함께 다과를 나누며 반별 세책례를 올렸습니다. 학생들은 선생님께 감사의 글과 편지를 올렸고, 선생님은 반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꼭 안아주었습니다.
한 해 두 번의 졸업식
용인 상현중학교 최웅락·용인 서원초등학교 최은재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졸업입니다. 그동안 건강하게 학교를 잘 다녀 준 아이들에게 고마우면서, 새로운 학교생활을 맞이할 아이들과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입시전쟁에 대한 걱정이 밀려옵니다. 함께 졸업을 맞은 두 아이가 서로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겠죠? 앞으로 펼쳐질 3년간 두 아이가 서로에게 든든한 지지자로서 시작과 끝을 맺을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오빠의 졸업식을 핑계로 자신이 다닐 학교를 둘러보러 온 딸아이와 동생의 졸업식에 듬직한 오빠로 자리를 지켜준 아들의 웃음에 마음이 뿌듯하네요. 졸업생이 졸업생에게 보내는 축하는 남매만의 특별한 추억으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어느 카메라를 봐야할까?
용인 신촌중학교 졸업식에서
한 겨울의 졸업식이 옛날처럼 추운 운동장이 아니라 따뜻한 강당에서 열려 아이들 표정이 편안하네요. 강당 안을 가득 메운 졸업생들과 학교 관계자, 가족들 인파에 밀려다니다가 적절한 포토타임을 갖기 힘들었습니다. ‘꼭 찍어야 한다‘며 서로를 애타게 찾던 신촌중 3학년 1반 5인방이 힘들게 모였네요. 함께 한 모든 시간이 즐겁고 소중했을 친구들. 마음 통하는 친구들이 있었기에 크느라, 공부하느라, 마음잡느라 힘들었을 사춘기를 잘 극복했겠죠? 각기 다른 고등학교에 진학해 자주 만날 수 없겠지만 힘들 때 전화 한 통, 메시지 한 줄로 서로에게 힘이 돼주길 바랍니다.
잊지 못할 한 해를 함께한 친구들과의 아쉬운 이별
분당 수내중학교 정재완
웃음이 가득한 우리 반에서는 고입을 준비하느라 친구들 간에 벌이는 치열한 경쟁을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서로를 응원하고 걱정하는 친구들 때문에 게으름을 피울 수 없었죠. 친구를 믿어주는 것이 큰 힘이 되고 서로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것은 책에서만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지난 한 해는 이 모든 것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이런 친구들과 헤어져야하기에 참 많이 아쉽지만, 어느 곳에서라도 서로의 꿈을 응원해주는 3학년 2반 친구들과 선생님에 대한 믿음은 앞으로의 고등학교 생활에서 어려움과 직면할 때마다 큰 위안이 될 것입니다.
<분당용인내일신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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