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안양시립도서관은 ‘2016책 읽는 가족’으로 총 18가족을 선정해 인증서를 전달했다. ‘책 읽는 가족’은 가족 독서 문화 증진과 도서관 활성화를 목적으로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는 독서 운동 캠페인이다. 안양시 석수도서관 김종혁 담당은 “어린이 도서는 물론 성인 도서까지 활발하게 이용한 가정 중에서 도서관 문화 프로그램 참여도도 높은 가족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담당은 “도서관을 다니면서 유대감이 깊어지고 대화가 늘었다는 가족이 많다”며 “앞으로도 책을 통해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고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내일신문에서는 ‘2016책 읽는 가족’으로 선정된 서윤지, 윤채 자매와 엄마 하민혜씨를 만나 보았다.
제2의 집 도서관, 책의 즐거움을 만나다
지난 토요일, 안양 어린이 도서관 동화 나라에서는 ‘택배 왔어요’라는 책을 보며 숨은그림찾기가 한창인 하민혜씨 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
“엄마, 여기?”, “거기보다 위에 있어”, “엄마, 알려 주지 마, 꼭 내가 찾을 거야~” 귀여움이 ‘뚝뚝’ 떨어지는 은방울 같은 목소리의 주인공은 하 씨의 둘째인 6살 윤채이다. “나도 찾아볼래.” 엄마와 동생의 책 읽기가 즐거워 보였는지 따로 조용히 책을 읽던 첫째인 9살 윤지도 어느새 동생 옆으로 다가간다. 머리띠가 흘러내리는 것도 모른 채 이야기에 집중한 윤채 옆에 의젓한 윤지까지 합세하니 화려한 색감의 동화책보다 어린 자매의 눈동자가 더 초롱초롱 반짝인다. 엄마가 조용히 읽어주는 동화책 한 권에 한없이 진지해졌다가 숨은 그림을 찾는 순간 환호성을 지르는 자매의 모습이 순간, 도서관을 행복으로 물들인다.
하 씨 가족이 도서관을 자주 찾기 시작한 것은 약 3년 전이었다. 때마침 육아 휴직을 시작했던 하 씨에게 남편은 “잠시 주어진 황금 같은 시간에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권했다고 한다. 남편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하 씨는 “내가 좋아하는 도서관에 가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그 후 거의 매일 방문했던 도서관은 윤지, 윤채의 제2의 집이 되었다.
영화 관람과 독서 미술 프로그램까지, 신나는 도서관
지난 3년 동안 엄마인 하 씨는 거의 매일 도서관을 방문했다. 두 아이가 학교와 어린이집에서 배우는 주제에 맞는 책과 좋아하는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주기 위해서였다. 매일 도서관을 방문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하 씨는 “두 아이에게 책을 평생 친구로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 덕분일까? 아이들은 책 읽기도 글자 쓰기도 책을 통해 자연스레 배웠다고 한다. 지금도 자기 전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는 시간이 가장 소중하다는 하 씨는 “처음엔 막연히 책을 많이 읽어줘야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 책을 얼마나 읽어주었느냐가 아닌 책을 매개로 아이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순간이 소중하다”고 말했다.
아직 어린 윤지와 윤채가 도서관에서 가장 좋아했던 것은 다양한 참여 수업이었다. 특히 만들고 오리기를 좋아하는 윤지에게 ‘동화 미술’, ‘북아트 수업’ 등은 책과 자연스레 친해지는 좋은 기회였다. 하 씨는 “작은 아이는 업고 큰 아이 손을 잡고 도서관을 찾아가는 시간은 육체적으로는 피곤했지만, 아이가 행복해해서 보람 있었다”라고 말했다. 어린 자매는 “‘도서관 영화관에서 영화를 관람했던 것’과 ‘도서관 놀이터에서 놀기’를 즐거운 추억으로 꼽았다.
성인 프로그램도 알차, 수필 수업을 통해 수필가로 등단
하 씨는 성인 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하 씨는 “어떻게 책을 선정하고 읽어줄 것인지 늘 고민스러웠다. 다양한 성인 대상 도서관 프로그램에서 궁금한 점을 해결하고 배울 수 있었다”며 “수업도 듣고 아이들 책도 빌려 갈 수 있어 참 유익했다”고 말했다.
하 씨는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으로 ‘수필 수업’을 꼽았다. “수필 선생님은 인생의 멘토 같은 분이셨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부터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지 배우는 과정도 좋았고 글을 쓰면서 선생님께 들은 칭찬 한 마디 한 마디도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수필 수업을 통해 하 씨는 창작 수필 계간지에 최근 ‘홍시’ ‘산수유꽃’으로 등단할 예정이다. 자기가 좋아했던 책을 통해 아이들과 교류하고 도서관 수필수업을 통해 등단까지 할 수 있었던 하 씨, 이 시간은 하민혜씨 인생의 축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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