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아즈마 가나코
박승희 옮김
펴낸 곳 즐거운 상상
가격 12,000원
줄이고 버리는 건 힘들어요. 쓰레기봉투를 사야하고 버리는 날도 정해져 있어요. 대형 쓰레기나 가전제품은 그 나름대로의 절차와 돈도 필요하죠. 지금은 사는 것보다 버리는 게 더 수고스러운 시대에요. 그래서 필연적으로 방에 물건이 늘어나는 건지도 몰라요. 우선은 쓸데없는 쇼핑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해보세요. 자기 나름의 기준을 확실히 갖고 신중하게 쇼핑을 하겠다고 마음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돈을 많이 쓰지 않고도 넉넉하게 살 수 있습니다.”
‘미니멀라이프’에 관한 책이 자꾸 끌린다. 내 생활공간이 미니멀라이프를 절실히 필요로 하기 때문이리라. 집은 점점 더 사람의 공간이 아니라 짐들의 공간이 되어가고 있고, 편리를 위해 구입한 가전제품이 주인인양 집을 지키고 있다. 사들이는 양만큼 안 쓰는 물건들을 내다버리라고 하는데, 그것이 잘 안 된다. 버리지 못하는 것은 물건에 대한 애착 때문이 아니라 정리정돈을 미루거나, 생활에 대한 반성이 없기 때문이다. 많은 ‘미니멀라이프’에 대한 책들은 주로 기술적 정리방법을 제시한다. 그런 책들은 도서로서의 가치보다는 정리정돈 매뉴얼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데 일본 주부 아즈마 가나코가 쓴 ‘궁극의 미니멀라이프’에서는 삶에 대한 인식의 전환에 비중을 둔다. 텔레비전, 세탁기, 청소기, 냉장고 없이 사는 극한의 삶을 즐거움이라고 말하는 부분은 반감이 조금 들었다. 그런데 책을 끝까지 읽고 나니 그러한 삶이 그녀의 가족에게 주는 여유와 가벼움, 단순함을 부러워하게 됐다. 고매한 철학으로 무소유의 가치를 설파하지도 않는데도 그녀의 삶이 존경스러웠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고,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게 있다’는 단순 가치에서 소박하게 얻어지는 일상의 기쁨을 만끽하는 삶. 그게 행복이지 싶었다.
냉장고 없이도 사계절 맛있는 상차림, 옷 세 벌로 심플하고 멋지게 코디하기 등 그녀의 다양한 미니멀라이프 중 ‘전자레인지 없이 살기’를 필자도 실천하고 있어서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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