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극본 김은숙
소설/스토리컬쳐 김수연
출판사 알에이치코리아
가격 13,800원
“다가오는 은탁이 너무 환해서, 보내온 하루 중 가장 화창했던 오시의 햇빛이 떠오른다. 절로 도깨비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의 시간이 아주 느려지다 멈추었다. 세상이 멈추었다. 분수대의 물방울들도 점점이 허공에 박혔다. 눈이 부시도록 환한 아이도 멈추었다. 도깨비의 숨이 내쉬어졌다. 다시,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다. 레드카펫을 만들어준 도깨비를 향해 신나 달려왔던 은탁은 궂은 표정의 도깨비를 보고 의아해졌다.
“아저씨?””
텍스트로 보는 ‘도깨비’, 드라마의 감동 그대로
여성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한 드라마 ‘도깨비’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나타난 소설 도깨비. 그 동안 도깨비를 애청한 사람으로서 그 내용이 어떻게 글로 표현이 되었을지 몹시 궁금하여 읽게 되었다. 책으로 읽으니 드라마에서 놓치거나, 제대로 이해가 안 되었던 부분들 그리고 등장인물의 속마음까지 자세히 알 수 있어 좋았다. 허나 드라마를 워낙 충실히 본 탓일까. 나는 분명 글을 읽고 있는데 영상으로 보여지거나, 대사를 읽을 땐 배우들의 음성지원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재미있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톡톡 튀는 명대사, 명장면은 그대로 글로 옮겨지고 소설 특유의 섬세한 표현이 덧붙여지며 ‘심쿵함’은 더욱 부풀어 오르게 된다. 하지만 장면 장면이 드라마의 컷처럼 호흡이 짧아 깊은 음미가 힘들고 흐름이 끊기는 느낌도 받는다.
이 책은 아직 1권만 출시되었다. 1권에는 7화의 엔딩 장면까지 보여주는데 우울의 증거, 호우주의보, 날이 좋아서, 오시의 햇빛처럼 드라마에서 볼 수 없던 목차가 있어 또 다른 울림을 준다. 도깨비를 재미있게 본 사람이라면 다시 한 번 곱씹을 수 있는 기회이며, 다른 한편으로 인연과 운명,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도 할 수 있는 소설이다. 또한 극본을 소장하고 싶은 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듯하다.
스팩터클하고 복잡한 향후 스토리들은 과연 후속편에서 어떻게 표현이 될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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