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중앙상담센터 심리상담연구소 행복나무
김차미 놀이치료사
“무슨 소리예요?” 치료실 밖 어딘가에서 들리는 소리에 아이는 불안한 감정이 깃든 목소리로 물어본다. “음, 나도 직접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누군가가 의자를 끄는 소리 같은데?” “아~” 안도하며 다시 하던 놀이를 이어간다. 이렇게 자신의 무의식적 반응을 감정을 담아 표현하는 아이들은 놀이치료 후 예후가 좋다. 또 치료사를 믿고 치료사의 설명에 안도감을 갖고 다시 자신의 놀이에 몰입하는 아이라면 더 말할 나위없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이들은 대부분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잘 표현하지 못한다. 어른들도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거나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냈을 경우 자신에게 다시 돌아올 피해를 생각하며 감정을 누르거나 외면하거나 긍정적인 감정만 표현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감정은 누르거나 외면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쌓여있던 감정을 자신에게 맞는 표현 방법을 찾는다면 긍정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방법을 찾아 생활에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게 각각의 감정덩어리를 안은 체 가족과 만난다면 약자인 자녀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습관적으로 드러내거나 타인에게 해왔던 것처럼 감정을 누르고 외면하다가 폭발한다. 그런 부모를 만난다면 아이는 어떨까? 부모의 양육태도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불안해하거나 부모의 지도에 맞게 잘 하려고 노력 하더라도 언제 돌아올지 모를 부모의 부정적인 감정폭발로 잘하려는 노력을 포기해 버리기도 한다. 그리고 늘 마음속에 불안이 존재한다. 불안한 마음은 감각을 예민하게 만든다.
아기가 태어나면 오감이 발달하다가 성장하면서 점차 생활에 적절한 수준으로 감각기관이 완성된다. 양육환경이 아이에게 불안한 환경이 되었다면 아이는 보통사람의 감각수준보다 더 예민하게 완성된다. 치료실에서 “이거 여기 있었는데?” 매의 눈을 가진 아이, “무슨 소리 들려요.” 문 2개 사이 건너편에 있는 소리에 반응하는 아이, “모래 때문에...” 예민한 촉각으로 만지기를 거부하는 아이, “무슨 향이죠?” 후각이 발달해 영향을 받는 아이를 볼 수 있다. 부모는 아이들의 지나친 감각과민증으로 양육의 불편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도통 이해할 수 없고 생활에 너무나 불편감이 많다. 반대로 지나치게 감각이 과민한 부모가 평범한 아이를 양육할 때도 조심성이 없는 것 같아 불편감을 느낀다. 감각이 과민하면 정신적 과잉활동을 하게 된다. 생각이 많아지면 행동으로 드러나고 기준에 벗어나면 남다른 차이로 증상이나 진단으로 딱지를 붙이게 된다. 감각이 다르기 때문에 이해하지 못하고 상호작용이 원만하지 못해 붙어진 딱지라면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부모가 자녀와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려면 자신의 감각예민도를 되돌아보고 자녀의 감각예민도를 점검해보자. 아이들은 치료사가 하는 것처럼 부모에게 자신의 감정, 감각을 수용 받는 것만으로 편안함을 느끼고 일상생활에 지장 없이 성장해 나갈 힘이 생긴다. 그리고 아이들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도록 지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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