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정유년 새해, 분당·용인 주부들의 설맞이 준비]

세밑 세찬, 차례음식 준비는 분당·용인 전통시장에서

오은정 리포터 2017-01-23

2017년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우리 주부들은 안 먹고 싶은 나이를 한 살 더 먹어야 하고, 안 와도 되는 명절을 준비해야 한다.
새해가 밝아도 나라는 여전히 심란하고, AI 파동에 물가도 덩달아 들썩여 마음 무겁게 명절을 맞이하는 분위기다.
올해는 분당·용인지역 주부들의 설 연휴 희망사항과
우리지역 전통시장들의 명절맞이 풍경, 우리지역 가까운 마트들의 계란 시세 등을 담아보았다.


분당·용인 주부들의 정유년 설 연휴 희망사항
전미숙 (65·분당 수내동) 저희는 결혼이나 출산 등을 큰일을 앞두고 있는 가족 구성원이 있으면 차례나 제사를 생략하는데, 마침 조카가 쌍둥이를 출산하게 돼 차례를 지내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제대로 못 쉰 남편과 함께 가까운 일본으로 여행을 가려고 합니다. 더 나이 들면 장거리 여행은 꿈도 꾸지 못할 거 같아서 극성수기 비싼 여행비를 감수하고 여행 가방을 꾸립니다. 이번 설에는 평생을 함께 해온 남편과 오붓하게 온천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어요.
박영미 (42·용인 상현동) 시댁에서 명절을 쇠고 다음날 친정에 가곤 했었는데, 올해부터 명절 차례 상을 저더러 직접 차리라는 시어머니의 ‘일방적 통보’를 받았습니다. 설이 하루하루 가까워질수록 가슴이 답답해지는 게, 그동안의 명절 전 증후군 몇 배의 압박감이 듭니다. 시어머니와 제 사이에서 눈치만 보고 있는 남편이 어머니 가시면 제가 갖고 싶어 했던 전자동 커피머신을 사러 가자고 하더군요. 어서 모든 ‘거사’를 끝낸 자의 여유를 향기로운 커피 한 잔과 즐기고 싶네요.
이도경(44· 분당 운중동) 친정이 지구 반대편에 있어 시집살이 10년 넘게 명절에 친정 나들이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명절에‘갈 친정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서러운데 그 마음을 헤아려주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 더 우울합니다. 특히 명절에 시누이들의 친정 나들이를 맞이해야하는 입장이다 보니 얄밉기도 하고, 뒤엉키고 복잡한 생각들로 심란한 게 저의 명절입니다. 그래서 올해 설날의 희망사항은 제발 남들처럼 친정에 가서 엄마가 차려준 밥상 받고 낮잠 한번 푹 자봤으면 하는 것이에요.
정진영(43·분당 구미동) 지난해 생각지도 않았던 가게를 맡게 되어 정신없는 한 해를 보냈습니다. 사업 경험이 없던 터라 좌충우돌 속상한 일도 많았고,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사람들만 봐도 치이는 기분이 드네요. 게다가 설날에 북적대는 시댁에서 맏며느리 노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벌써 골치가 아픕니다. 올 설날에는 그저 단 하루라도 아무도 없는 외딴 곳에 가서 아무생각 없이 쉬고 쉬며 몸과 마음에 에너지를 충전하고 싶네요.


장보기 편리한 도심형 전통시장

분당 수내동 돌고래 상가, 금호상가
분당 주부들에게 가장 친근한 도심형 전통시장인 돌고래상가, 금호상가 상인들은 설 대목을 맞아 기대가 크다. 평상시보다 명절 때는 방문하는 손님이 3배로 늘어나 매출이 늘기 때문이다. 이를 대비해 상인들은 제수물품을 비롯한 여러 가지 품목을 넉넉히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매년 명절 때마다 돌고래 상가의 반찬가게에서 전을 구입하는 김정선(49·분당 수내동)씨는 올해 설에는 직접 전을 만들어야 할까, 아니면 구입하는 양을 줄여야할까 고민이다.
돌고래시장 반찬가게 상인은 “현재는 전 가격을 많이 올리지 않았지만 설 연휴가 되면 계란 확보가 더 힘들어져 가격을 올려야할 지도 모르겠네요”라고 말했다.


미니 인터뷰 - 분당 수내동 돌고래상가 박영신 상인회장
정성과 인간미가 넘치는 시장으로 오세요

돌고래상가는 전통시장이지만 도심형이라 접근성이 좋고, 특히 추운 겨울에는 실내라 장보기도 편하죠. 설에 필요한 음식을 정성스럽게 준비하고, 인간미 넘치는 정이 있어요. AI 파동으로 계란은 물론 야채나 과일가격도 덩달아 오르는 추세라 상인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그렇다고 갑자기 가격을 올리면 고객들께 부담이 되니까 최대한 아껴서 물가를 거의 올리지 않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저희 상가회에서는 바쁜 상인들을 대신해 일주일에 2번씩 상품권 환전 서비스를 하고 있어 손님들이 성남사랑상품권과 온누리상품권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명절이면 일부러라도 가고 싶은 지역 전통시장

성남모란민속장, 용인중앙시장
명절이 다가오면 사람냄새 정겹고 인심 좋은 전통시장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분당 주민들에게 전국 최대 민속 5일장인 모란민속시장이 있다면 용인 주민들에게는 용인중앙시장이 있다.
모란민속시장은 끝자리 수 4일, 9일의 5일장으로 이번에는 1월 24일(화), 명절 다음날인 29일(일)에도 장이 선다. 가족들과 함께 모란장 나들이에 나서도 좋을 듯. 장날이면 1,000명이 넘는 상인이 13개 부서로 나뉘어 손님들이 좀 더 편리하게 시장 구경을 할 수 있도록 자리를 잡는다. 장 서는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용인중앙시장은 열흘 닷새장(0과 5로 끝나는 날)으로 5일장이 열린다. 올해는 1월 25일(수)이 정기 장날인데, 설 연휴를 맞아 24, 26, 27에도 자체 주말 장을 열 계획이다.

미니 인터뷰 - 용인중앙시장 박영배 상인회장
용인의 명물이자 자랑인 전통시장
용인중앙시장은 100만 도시인 용인의 유일한 전통시장이라 용인의 명물이자 자부심이죠. 그동안 전통시장은 카드를 안 받는다고 불만이 많았는데 시장 내 99% 이상 대부분의 점포들이 카드가맹을 맺었습니다. 상인회에서 상품권 환전서비스를 해 노점상 할머니들도 상품권을 받을 수 있도록 했죠. 설 명절을 맞아 점포별로 평상시보다 30~50% 할인 이벤트를 할 예정입니다. 시장 내 94면, 96면 타워 주차장 두 곳과 도시공사에서 운영하는 126면 주차장을 개방하고, 시장 주변 노상주차도 명절기간 동안 단속을 안 하도록 구청과 경찰서에 협조공문을 보냈으니 많은 이용 바랍니다.


설날 앞두고 계란 값이 걱정

AI 파동으로 계란 공급량이 크게 줄면서 가격이 올라 명절을 앞둔 주부들이 불안하다. 죽전의 한 마트에서 만난 주부는 “명절이 되면 계란 가격이 더 오를 것 같아 걱정인데, 계란은 너무 오래 보관하면 신선도가 떨어지니 많이 사놓을 수도 없죠”라고 말했다. 분당용인내일신문 리포터들은 장을 보면서 각 마트들의 계란 값을 조사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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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정 리포터 외 2명 이세라 리포터 문하영 리포터 ohej06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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