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고 미술부 청개구리 2학년 학생들의 특별한 재능기부]

“언제 봐도 미소 지을 수 있도록 정성 담아 그려드렸죠”

홀트 아동복지회 장애인 위해 초상화 그리고 전시회도 개최

지역내일 2017-01-21

장애 아동을 위해 매년 동화책을 만들고 있는 중산고(교장 최병국) 미술부 ‘청개구리’ 2학년 40명은 2016년을 마감하며 특별한 재능기부를 했다. 홀트 아동복지회 장애인들을 위해 직접 초상화를 그리고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에 청개구리 2학년 학생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학생들이 가진 재능으로 장애 아동 위한 동화책 만들어
중산고 미술부 청개구리는 매일 방과 후 미술반에 모여 늦은 밤까지 미술 실기연습을 한다. 3개 교실을 합쳐 만든 넓은 공간에 120여 명 학생이 이젤 앞에 앉은 모습은 마치 예고 같은 분위기다. 청개구리는 일반 고등학교의 미술부 수준을 넘어 일반고 내의 작은 예고로 불린다.
2004년에는 경기도 교육청으로부터 ‘미술 교과 특기자 육성학교’로 지정됐고 유명 미대의 진학률이 높아 미대 입시 명문으로 소문나 있다. 2016년 12월에도 서울대, 홍익대, 경희대 등 유명 미대에 30명 이상 합격해 미대 입시 명문의 입지를 굳건히 다졌다. 청개구리는 매년 틈틈이 재능기부를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2012년부터 <와글와글 냉장고>, <요술 빨대>, <If> 등 학생들 작품이 담긴 동화책을 출판했으며, 현재 2학년 학생은 2015년 1학년 겨울방학 때 <청개구리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장애 아동을 위한 동화책을 만들었다. <청개구리 이야기>는 학생들 스스로가 스토리를 만들고, 모든 학생이 참여해 각자의 색깔과 표현방식으로 그림을 그렸다.
“일반적으로 드로잉은 보고 그리기 위주인데 동화책은 상상해서 그리는 방법으로 새로운 경험도 할 뿐 아니라 그리는 동안 장애인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양승만 교사는 전했다. 이 책은 홀트 아동복지회와 여러 도서관에 기증됐다.


 
장애인들을 위한 특별한 선물 초상화를 그려주다
홀트 아동복지회에서 봉사하고 있는 학부모의 제안으로 청개구리 2학년 학생들은 영정사진이 없는 장애인들에게 초상화를 그려 선물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홀트 아동복지회를 찾아가 초상화를 그릴 장애인을 1대 1로 직접 만났고, 약 2주에 걸쳐 초상화를 완성했다. 학생들의 작품은 지난해 12월 홀트 일산복지타운 축제의 날에 전시됐다.
전시회 날 학생들은 장애인들과 함께 자신들의 작품도 감상했으며 공연도 보고 식사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장애인들을 처음 만날 때는 어색했지만, 집에 올 무렵에는 ‘아리랑’에서부터 록 버전의 ‘애국가’를 함께 부를 정도로 친근해졌다.
장애인과 함께하면서 이승연양은 배려의 기준이 생각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경사로에서는 장애인이 휠체어에서 떨어질 수 있어 휠체어를 뒤로 돌려 내려가야 하는데, 저는 그것도 모르고 좋은 풍경을 감상하셨으면 하는 바람에 앞을 향하게 해 내려갔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저 죄송할 따름이죠.”
강민정양은 “장애인분과 함께 손잡고 춤을 출 때 그분들이 즐거워했어요. 몸은 힘들었지만 봉사할 수 있어 감사함을 느꼈죠”라고 언급했다. 김보연양은 “우리가 가진 작은 재능으로 장애인에게 선물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됐어요”라며 뿌듯해했다. 학생들은 장애인이 자신의 초상화를 언제 보더라도 미소 지을 수 있게 편한 얼굴로 그렸으며, 한 장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 몇 번이나 지우고 그리기를 반복해 많은 정성을 들였다. 학생들은 입시 미술에서 벗어나 그림을 시작했던 첫 마음가짐도 다시금 떠올릴 수 있었다.


미니 인터뷰

양승만 선생님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어 좋았어요. 그림이다 보니 인물을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었죠. 직접 그분들의 얼굴을 그리면서 장애인의 아픔도 느낄 수 있었어요. 학생들이 공부하랴 그림 그리랴 지치고 힘들 수 있는데 중증 장애인을 보면서 내가 공부하고 그림 그리는 게 힘든 것이 아니구나 하는 것을 가슴으로 느끼며 더 열심히 그림 그리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이승연(디자인 전공, 중산동)
저는 중학생 장애인을 그렸어요. 처음에는 막연히 장애인이 무서울 거라는 편견이 있었지만 귀엽고 밝은 장애인을 만나 동네 동생같이 친해졌어요. 장애인 친구가 활발해서 그 이미지를 색연필의 화사함으로 표현했죠. 친구는 찡그린 얼굴에 주름이 많았지만, 그 친구를 위해 얼굴 대칭이 맞도록 더욱 좋은 모습으로 그렸어요. 

강민정(서양화 전공, 탄현동)
장애인은 얼굴이 다르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저는 40대의 너무 아름다우신 분을 만나 편견이 깨졌어요. 저는 표정을 살리는데 중점을 두었고 소묘는 단색이지만 밝고 화사하게 그리려고 애썼어요. 전시회를 할 수 있어 너무 좋았어요.

김보연(한국화 전공, 행신동)
저는 할머니를 수묵담채화로 그렸어요. 그분은 언어장애가 있으셨지만, 줄곧 긍정적인 말씀을 하셨어요. 그래서 그분의 이미지를 노란색이라고 생각했죠. 그림을 그릴 때 분위기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그렸어요.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함께하는 동안 그분을 이해하며 차츰 알아가게 됐어요.


권주심 리포터 wntl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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