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함, 선량함은 평생의 큰 힘이 되는 든든한 자질로 오랜 시간 단련하고 마음 수련하며 쌓아야할 덕목이다. 이정연 군의 살아온 이야기, 살아갈 이야기를 들으며 떠올린 ‘두 단어’이기도 하다.
이정연식 공부노트의 효과
“고1 1학기 마치고 나니까 이왕 하는 공부 열심히 제대로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전까지만 해도 성적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어요.” 결심이 서자 바로 실천에 돌입했다.
우선 공부 시간부터 늘렸다. 평상시는 밤 11시까지 시험 기간 중에는 새벽 2시까지 독서실 자리를 지켰다. 본인에게 최적화된 공부법도 끈질기게 찾았다 .
“예습, 복습 중에서 복습 위주로 공부했어요. 수업 시간 들은 내용들 혼자서 복기하면서 선생님이 강조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봤지요.” 내신준비는 수업 집중과 수업 후 확인학습으로 촘촘히 했다.
‘이정연 노트’도 따로 만들었다. 매 시험 때마다 두툼한 노트 한 권에 전 과목 핵심 내용을 빼곡히 정리했다. “쓰면서 공부하는 스타일이죠. 머릿속에 입력된 내용을 소단원별로 구조화해 정리했습니다”
그가 건넨 4권의 스프링 노트는 보물 1호. 국어, 영어, 과학 등 과목별 요점이 가지런히 정리돼 있고 빨간 펜 그어가며 핵심 연결 고리가 체크돼 있다.
“내신시험은 한 문제라도 실수를 안 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꼼꼼히 공부해야 합니다. 보통 교과서는 6~7번, 프린트물은 수시로 보며 중요 과목들은 3~4권의 문제집을 풉니다. 틀린 문제는 재차 복습하며 완벽하게 소화하려고 애쓰지요.”
‘나는 할 수 있다’는 자기 주문
내신시험 출제경향을 나름대로 분석한 후 맞춤식으로 공부한다. 선배들의 조언을 귀 기울여 들으며 과목별 공부법을 체계화했다. “국어, 수학은 교과서를 집중적으로 봅니다. 영어 내신은 실력보다 노력이 중요해요. 시험 범위 내 영어 지문 가운데 핵심 문장만 추려 반복해서 외웁니다.”
오금고 2학년은 12반 중 이과가 4개 반 밖에 되지 않아 최상위권 학생들 사이에 내신 경쟁이 치열하다. 심적 부담감이 만만치 않다. “시험 볼 때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지요. ‘나는 할 수 있다’고 마인드 컨트롤하며 극복하려 애씁니다.”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자기 자신과 질긴 공부 드잡이를 통해 얻은 공부기술을 이군은 친구들에게 인심 후하게 알려준다.
“정연이는 반 아이들과 두루 친합니다. 잰 체하지 않고 배움을 나눌 줄 아는 따스한 품성 때문인 듯싶어요”라고 심형철 담임교사가 귀띔한다.
논문 많이 읽고 직접 쓰며 생각 키우다
차근차근 공부 기본기를 다진 방식대로 진로도 진중하게 탐색중이다. 중학교 때까지 공학 분야에 관심 많았던 그는 고교생이 된 후에는 생명공학, 나노, 의학 쪽으로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생명과 공학이 결합된 융합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가령 스마트폰을 활용해 병을 진단하고 나노 기술을 융합해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죠. 개털 알러지가 심한데 대학생이 되면 진단 앱을 꼭 개발해 보고 싶어요.” 이 분야 책을 찾아 읽고 신문 스크랩하며 관심의 촉을 세워두고 있다는 이군은 특히 논문 읽기와 쓰기를 통해 지식을 체계화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방과후 프로그램 실험 보고서를 쓰고 소논문을 준비하면서 논문과 친해졌어요. 처음에는 논문 한편 읽으려면 암호문처럼 어려웠는데 차근차근 읽고 생각하면서 내 나름으로 정리해 봤어요. 이 같은 반복 훈련이 과학 보고서, 소논문 쓸 때 도움이 많이 되더군요.”
교내 인문·자연 융합프로그램을 비롯해 문정고 거점학교에서 진행하는 과학수업에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실험 중심의 수업이라 배울 게 많아요. 학생들이 중심이 돼 실험을 설계하고 기자재를 직접 만져볼 수 있어요. 게다가 거점학교 수업은 여러 학교 학생들이 모이기 때문에 은연중에 선의의 경쟁을 하게 되요. 이런 분위기가 자극제가 됩니다.”
교내외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잠실에서 이슈가 됐던 싱크홀, 윷놀이 계산, 초파리 실험을 두루 경험했다. “실험 설계가 어설퍼 망칠 때가 있는가 하면 예상외로 술술 풀릴 때도 있어요. 이런 과정을 겪으며 내가 좋아하는 것, 궁금한 것을 발견하게 되지요. 융합 분야에 관심 많다는 것 역시 이런 과정을 통해 알게 됐습니다.”
원리 파고드는 걸 즐기는 이군은 친구들과 수학 자율동아리도 만들었다. 마방진의 원리 같은 수학 개념이 실생활에 어떻게 활용되는 지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 본다.
내신, 수능준비, 비교과활동, 논술까지 입시의 좁은문을 통과하기 위해 준비할 것 투성이인 고교 시절. 이군은 이렇게 조언한다. “학생부종합전형, 논술, 정시를 놓고 갈팡질팡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허나 고교생활의 중심은 누가 뭐래도 내신입니다.”
고3이란 긴 터널 초입에 서있는 그는 지금껏 해온 대로 현재에 충실하며 정석대로 준비할 계획이라고 담담히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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