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간통죄 폐지 후 이혼판결 경향

지역내일 2017-01-18

공증인가 법무법인 누리
대표변호사 하만영 


  2015년 2월 헌법재판소는 ‘간통죄 위헌‘ 결정을 내렸고, 같은 해 9월 대법원은 ’유책주의 유지‘ 판결을 하였다. 이후 법원은 이혼사건 재판에 있어서 유책배우자에 대한 위자료, 재산분할 등에 있어서 종전 법원의 판결에 비하여 어떠한 변화가 있었을까?


  2016년 2월 대법원은, 남편 A씨에게 가정파탄의 책임이 있었지만 A씨가 아내를 떠나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려 25년간 떨어져 살면서 결혼생활이 돌이킬 수 없는 상태이고, A씨가 별거기간에 3명의 아들에게 전세자금, 학비와 생활비 명목으로 총 7억원 이상을 지원했다는 점을 이유로 이혼신청을 받아들였다. 즉, 남편이 아내와 자녀에게 상당한 수준의 금전적 지원을 하는 등 책임을 상쇄할 만한 ‘배우자에 대한 충분한 보호와 배려’가 있었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은 전원합의체에서 유책주의를 유지하였지만 예외적으로 이혼이 허용되는 사유를 넓게 인정하기로 하였다. 이러한 대법원의 입장에 따라 위와 같은 사례에서 보듯이 유책배우자라고 하더라도 ‘배우자에 대한 충분한 보호와 배려’가 있을 경우 이혼을 적극적으로 허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러한 판례의 변화는 경제적 능력이 없는 배우자가 버림을 받는 축출이혼을 막기 위한 고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간통죄 폐지 이후 형사처벌을 하지 않는 대신 위자료가 늘 것이라는 견해가 있었는데, 유책배우자가 부담하는 위자료는 2,500만원 내지 3,000만원 정도로 큰 변화가 없었다. 간통죄의 형법적 책임을 인정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민사상 책임을 엄격하게 물어서 위자료를 대폭 올리는 것이 타당하지 아니한 점을 고려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래서 이러한 판례의 입장을 고려하여 최근 원고의 입장에서도 위자료보다는 재산분할에 노력을 집중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나아가 원고 입장에서 이혼 여부를 불문하고 상간자에게도 위자료를 청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혼소송에서 종전 상간자에 대한 위자료는 500만원 내지 1,000만원 정도였으나, 간통죄 폐지 이후에는 1500만원 내지 2000만원 정도로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법원도 이혼소송에서 부부의 감정의 골이 더 깊어지기 전에 조기에 당사자간 합의를 유도하고 배우자와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적으로 보장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이혼재판의 초기에 개입을 하여 쌍방 당사자에게 조정을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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