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학년도 수시전형 모집이 마무리됐다. 수능 성적 위주로 선발해 당락을 가늠하기 쉬운 정시와 달리 수시는 준비 기간도 길고,
합격자 기준도 다양하다. 수시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합격을 장담하기 어려운 이유다. 수시 합격자가 확정된 지금,
그 어떤 입시 전문가들보다 선배들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귀에 쏙쏙 들어오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 분당 지역에 거주하는 2017 수시 합격생 6명이 수시전형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고경희(분당대진고)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융합인재전형(학생부종합) 합격
“학생부종합전형은 구체적인 진로를 고민하는 과정이었습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려면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혹은 1학년 초반부터 자신만의 컨텐츠를 확실하게 잡아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MICE 산업, 그중에서도 컨벤션을 저만의 컨텐츠로 잡았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과목과 연계되는 컨벤션의 특성상 학과를 명확하게 설정하지 못했습니다. 막연하게 경영, 정치외교, 영어영문학과와 연관성이 있다고 생각했고 이와 관련된 학교 활동은 가능하면 전부 참여를 했습니다.
자소서를 작성할 때도 목표 학과를 위한 일관된 학교 활동이 생활기록부에 나타나있다면 입학사정관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러니 가능한 빨리 자신만의 컨텐츠를 고민해보고 해당 학과에 관련된 심도 있는 활동들을 준비하라고 권합니다. 또한 자신만의 컨텐츠를 설정할 때는 ‘사회에 기여하는 인재’ 임을 어떻게 나타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기를 바랍니다. <유엔 미래보고서>를 통해 미래 사회를 이해하는 눈을 가질 수 있었고, 저의 역할은 무엇일지를 고민해보았습니다. 저는 기후변화 문제에 주목했고 ‘기후변화 컨벤션’을 개최하여 문제의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준비했습니다. 입학사정관들께서는 그러한 고민의 과정을 인정해주신다고 생각합니다.
탄탄한 전공적성도 중요하지만, 결국 학생부종합전형의 당락을 결정하는 것은 내신성적입니다. 전공적성이 아무리 강하더라도 내신성적이 일정 범위를 넘어서게 되면 합격을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내신과 비교과를 모두 갖추어야하기 때문에 분명 어려운 입시 생활이 될 수는 있지만 다른 친구들보다 자신의 진로를 일찍부터 고민하고 준비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이재봉(보평고)
중앙대학교 물리학과 학생부종합전형 합격
“자기소개서에 쓸 내용을 먼저 고민하면서 학교 활동을 하세요”
학교생활기록부에서 우리가 관리할 수 있는 부분은 출결 성적, 상장, 창의적체험활동, 교과세특, 독서가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 속에 자신의 확고하고 구체적인 진로를 녹여서 자신만의 생활기록부를 만드는 것이 학생부종합전형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진로를 효과적으로 나타내는 방법으로는 먼저 관련된 과목의 성적을 잘 받고, 과목과 연관되어 있는 상장을 타는 것입니다. 그 다음 동아리, 교과세특 그리고 독서를 관리하는 것입니다. 우선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동아리에 가입하고 그와 관련된 활동 수를 늘려보세요.
또한 대학에서는 인문학과 과학의 융합형 인재를 지향하므로 여러 분야를 골루 활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과학 쪽 진로인 학생이 영어동아리 활동을 했다면 영어로 진로관련 실험보고서를 작성하는 것도 좋은 그림이 됩니다. 이처럼 세심하게 들여다보며 학교생활기록부 구석구석에 자신의 역량을 드러내도록 노력해보세요. 저는 특히 봉사활동에 많은 시간을 썼는데, 약 200시간의 봉사활동을 하면서 과정을 통해서 제 자신이 어떻게 성장해갔는지를 자기소개서에 강조했습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구체적 진로의 설정입니다. 둘째 동아리부장이나 학생회장등을 꼭 해보았으면 합니다. 셋째 어떠한 실험이나 발표 혹은 수업내용중 진로와 관련된 부분을 기록하는 것입니다. 나중에 학생부를 작성할 때와 특히 자기소개서 쓸때 좋은 글감이 되기 때문입니다. 자기소개서를 쓸 내용이 기억이 안나 압박감이 엄청납니다. 위의 세가지 사항을 지킨다면 자기소개서는 무난하게 쓸 수 있습니다.
차성호(한솔고)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지역균형선발전형 합격
“깊이있는 독서와 시사 뉴스를 통해 교과 공부를 확장했습니다”
제가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구체적인 꿈과 그 꿈을 향해 노력한 과정이 긴밀하게 연결되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뻔한 소리로 들릴 수 있지만, 학생부종합전형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하는 모든 활동에 진실성 있게 참여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구체적인 관심분야를 찾아야 합니다. 사실 본인의 구체적인 진로를 찾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략적인 틀이라도 잡아놓으면 관심 분야를 탐구하고 관련 활동을 수반하기에 좋습니다. 두 번째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꾸준한 독서입니다. 독서는 서울대에서 특히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다양한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좋지만, 본인의 호기심과 관심분야에 대해 깊이 있는 독서는 필수입니다. 학기 중에는 책 읽을 시간이 많이 없으니, 이번 겨울방학 때 독서를 많이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책을 통해 구체적인 진로의 방향을 설정했고, 학술 논문 읽기를 통해 해당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을 쌓으며 명확한 진로 설정도 가능했습니다. 셋째, 시사적인 관심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바쁠 때에는 제목만 훑어보더라도 매일 신문 보기를 습관화했습니다.
이는 교과공부를 더욱 폭넓게 확장시킬 수 있는 바탕이 되었고 단기간에 준비할 수 없는 면접에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위 세 가지는 모두 진실함과 성실함이 바탕이 되어야 이루어질 수 있는 요소들입니다. 좋은 대입실적을 좇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입실적이 이러한 하루하루의 생활 태도를 좇는 것이 대입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는 길입니다.
설재홍(김천고)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의예과 학생부종합전형 합격
“자퇴를 고민하다 휴학했지만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의대에 합격했습니다”
중3때 270명 중 100등안에 들지 못할정도로 공부와는 거리가 먼 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입학 원서를 쓸 즈음 법의학자라는 꿈을 갖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김천고등학교에 270명중 200등대로 겨우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공부하자 성적은 전교권으로 올랐습니다. 2학년 초에 학교생활이 성적향상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해 자퇴를 다짐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휴학을 했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휴학기간 동안 학교의 소중함을 깨달았습니다. 공부를 할 수 있다는 행운이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체험했습니다. 복학을 다짐하고 이전과는 다르게 학업 뿐 아니라 다양한 학교활동에 자발적으로 참가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휴학할 때 학교의 부족한 점을 고민한 것을 바탕으로 학생회장에 출마했으며 도와주는 친구들이 적었음에도 학생회장에 당선됐습니다. 또한 법의학 소책자 ‘my legal medicine’을 제작했고, 의학봉사동아리를 직접 창설해 3년 동안 리더를 맡아 총 270시간의 활동을 실천했습니다. 교내 기술창업동아리, 의학동아리, 미래기술조사동아리(Futurism)등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내신도 물론 중요하지만 자소서와 학생부를 완성짓는 요소는 스토리라고생각합니다. 사소하더라도 자신의 진심이 담긴 진정성있는 이야기라면 입학사정관에게 여러분의 진심이 전달될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꾸준히 실천하다보면 의대라는 벽을 넘을 수 있습니다.
정유식(태원고)
아주대학교 e-비즈니스 학과 논술전형 합격
“수시 여섯 장의 지원 기회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세요”
저는 수험 생활 중 여러분들이 지니면 도움이 될 태도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얘기하고자 합니다. 1년이 생각보다 길지 않은 시간이라는 이유로 정시와 수시 중 어느 하나에만 몰두하겠다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어느 한 전형도 소홀히 하지 마세요. 입시, 특히 수능은 절대로 여러분들의 의도대로만 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수시에 관한 막연한 기대와 소홀함이 수시를 쓸 시기에 자신의 현실적인 위치보다 이상을 쫓게 만듭니다. 그 결과 수시 여섯장의 소중한 ‘기회’를 상향지원으로만 채우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최악의 경우를 고려한 안전망은 반드시 마련해야합니다. 저 역시 네 장의 논술 원서 중 최저가 없는 아주대학교를 지원했던 것이 무척 소중한 기회로 남게 되었습니다.
현역일수록 높은 학교를 향한 미련으로 재수를 결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여 현재 주어진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이후의 과정 모두 끝까지 최선을 다 해주세요. 그렇게 열심히 쓴 수시전형에서 모두 떨어져도 정시 원서에 다시 최선을 다해야합니다. 그러한 과정들이 모여 여러분들에게 뜻밖의 기적이나 기회를 선물 할 겁니다.
끝으로 수험생활을 하다보면 간혹 외롭고 고된 날들이 있습니다. 경쟁에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일념으로 지낸다면 더더욱 그럴 일이 많아집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비관보다는 긍정으로 수험생활에 임해주세요. 수험생활이 마냥 홀로 하는 것 같겠지만, 그 뒤에는 부모님, 친구들 여러분들의 소중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세요.
홍다영(고양국제고)
연세대학교 HASS 특기자전형 융합인문사회 합격
“목표 대학의 원하는 인재가 되기위해 3년간 모든 열정을 쏟았습니다”
국제고에서 내신을 따는 것은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 대학을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제가 너무나 진학하고 싶은 연세대학교 HASS 특기자전형은 영어로 자기소개서를 쓴다는 점 외에는 학생부종합전형과 다름 없다고 판단해 이 전형에 집중했습니다. 이 전형을 준비하면서 내신이라는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생활기록부를 완성하기 위해 1~2학년 때는 교내 대회를 비롯한 수많은 행사들에 빠짐없이 도전했습니다.
교내 플로어볼 선수, 뮤지컬 동아리 MPAC 배우, 인문학동아리 해찬솔 부장, 언론동아리 Byte 부원, 한·일고등학교 교류회 참여, 과학기술동아리 동빈치 부장, 댄스동아리 1million 부장, 대학연계심화과정 수강, 반장 등 많은 활동을 했습니다. 특히 학교에서 가장 중요하게 내거는 고양국제고 인증제 AEEA에 집중하여 전교 1등을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는 없었지만 많은 경험들을 통해 하고 싶은 것과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 이를 수월하게 이를 녹여낼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가 하고 싶은 일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내신 공부도 더욱 열심히 하게 되어 학년이 올라갈수록 내신을 대폭 상승시킬 수 있었습니다. 3년간 모든 일에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결과 저는 원하던 연세대학교 융합인문사회계열(HASS)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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