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가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문이과 구분 없이 필수과목으로 지정되며 한국사 공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초등학생의 경우 5학년 2학기와 6학년 1학기에 걸쳐 한국사를 배운다.
본격적으로 한국사를 배우기 전 단계인 초등 저학년 자녀 또는이미 교과서로 한국사를 접한 초등 고학년 자녀와 함께 박물관 등에서
자연스럽게 한국사를 예습해 보거나 복습해 보는 것은 어떨까.
겨울방학을 맞아 성남과 용인 지역의 역사 관련 박물관을 방문해 보았다.
삼국시대 돌방무덤의 보존과 활용 위해 건립
분당구 판교로 191번지(판교동 499)에 위치한 판교박물관은 성남 판교 택지개발 시 발굴된 삼국시대 돌방무덤의 보존과 활용을 위해 건립되었다. 판교박물관 외에도 판교공원에는 백제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성남 지역민들의 경제활동, 생산기술, 주거형태를 보여주는 가마터, 집터 등 생활 유적 6기를 전시하고 있으며 낙생대공원에는 성남지역의 삼국시대 이후의 문화를 보여주는 통일신라시대의 석실묘 2기, 고려시대의 토광묘 1기 등 고분 유적 5기가 야외 유적 전시장으로 꾸며져 있다.
2013년 개관한 판교박물관은 1600년 전 한성백제시대 석실분 밀집지역으로 삼국시대의 동북아 교류를 보여주는 증거인 한성백제 유적 9기와 고구려의 남하 증거인 2기의 석실분을 보유한 박물관으로 성남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상설전시실이 위치한 지상 1층은 성남 판교지역의 발굴 유물을 위주로 전시하며, 지하 1층은 전체를 대형 고분을 활용하여 유물전시실, 유적전시장, 체험전시장으로 구성된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게
전시 라인이 역순으로 구성
입구에 들어서면 로비에서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를 대상으로 한 체험활동지를 나눠주고 그래픽 패널을 통해 3차에 걸친 판교 택지 내 유물 발굴 과정 및 전시관 유적 배치과정을 설명해 준다. 1층에서는 판교지역 및 인근 지역의 발굴 결과 고구려, 신라, 백제 3국의 유적이 함께 발견되는 이유와 삼국시대 한강 이남의 시대별, 지역별 상황을 연표 형식으로 정리해 성남지역의 역사에 대한 기본적 이해를 돕는다. 미취학 자녀가 있는 경우 좀 더 편한 전시 관람이 될 수 있도록 1층 한 쪽을 할애해 휴게 공간을 마련한 것도 눈에 띈다.
삼국시대 성남(판교)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대략적인 이해를 한 후 엘리베이터로 지하 1층으로 이동하면 본격적인 유물전시장이 펼쳐진다. 성남 정자중학교 장수민 역사교사는 “백제와 고구려의 고분이 굉장히 사실적으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전시되어 있다”고 감탄하며 “아이들은 시간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는데 현대부터 조선, 고려, 삼국으로 전시 라인이 구성된 것이 어린이 중심적이라 생각되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백제와 고구려 고분이 굉장히 특화되어 그 시대 생활상과 세계사 흐름의 맥락에서도 짚어볼 수 있도록 전시 설명해 놓은 것도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한성백제 돌방무덤 9기,
고구려 돌방무덤 2기 비교 전시
지하 1층은 마치 관람자가 고분을 탐험하는 느낌이 들도록 각 석실과 함께 전시관 전체가 하나의 오브제로 느껴지도록 전시적 연출을 한 것이 돋보였다. 판교동에서 확인된 4세기 후반에서 5세기 후반으로 추정되는 백제 1~9호 돌방무덤에서 발굴된 유물들을 출토 위치별로 나누어 연출하고 각 고분별 차이점을 강조해 놓았다.
삼평동 테크노벨리 산 중턱에서 발견된 고구려 1~2호 돌방무덤도 전시되어 있다. 백제의 고분과 비교해 천장을 만드는 방식이 달랐다는 점, 시간이 흐를수록 돌방무덤도 발전된 형태로 변화했다는 점, 돌방무덤에서 함께 출토된 ‘껴묻거리’등을 통해 그 시대 생활상을 유추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도 박물관 입구에서 받은 체험활동지와 함께 상호작용하며 자연스러운 학습이 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아울러 돌방무덤의 바닥과 벽에서 다량의 석회 흔적이 보인다는 점에서 세계 문화교류의 증거 등을 제시하는 것도 아이들이 한국사와 세계사를 연관지어 생각해보며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자녀가 고학년일 경우 판교박물관과 함께 송파구에 위치한 한성백제박물관을 연계해서 관람하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해설사의 설명과 함께 삼국시대 복식체험으로 더 풍성해지는 관람
박물관 안에서 실제 삼국시대 고분을 직접보고 해설사의 설명을 듣다 보면 어린이 뿐 아니라 부모들도 삼국시대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성남시 문화관광과 정은란 학예연구사는 “성남판교지역의 굴식돌방무덤은 웅진으로 천도하기 전 한성백제 시기부터 백제의 유력자들의 묘제였음이 밝혀진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유구로서 한국 고고학의 역사를 다시 쓰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며 “박물관을 건립하여 원형 그대로 이전하여 전시함으로써 야외가 아닌 실내에서, 복제품이 아닌 실물의 삼국시대 고분을 직접 볼 수 있도록 하여 그 교육적 효과와 활용성은 국내 최고의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판교박물관은 겨울방학을 맞은 어린이를 위하여 삼국시대 복식체험 코너를 마련하였다. 전문가의 고증을 거쳐 제작된 삼국시대의 다양한 복식은 판교박물관을 찾은 어린이들에게 생생한 삼국시대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가장 인기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이와 함께 청소년을 위한 자원봉사 프로그램도 운영하여 성남의 역사를 익히며 박물관 일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달 15일부터
‘유물로 보는 성남의 역사전’ 개최
지난 3년간 추진한 판교박물관의 유물수집의 성과를 기반으로 성남시는 ‘유물로 보는 성남의 역사’ 전시를 개최한다. 성남에 사람이 살기 시작했던 구석기 시대 유물부터 판교박물관 고분의 주인을 위해 함께 묻어진 껴묻거리 유물들과 고려와 조선에 걸친 다양한 도자기, 불상, 고문서, 문집, 호패 등 다양한 유물들이 소개되고 있다.
정은란 학예연구사는 “특히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성남의 여성 실학자 강정일당의 남편 이광연의 준호구 호적문서를 통해 강정일당이 학문을 독려했던 남편 이광연보다 6살 연상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 성남시 지명의 유래가 되었던 남한산성 관련 자료를 꾸준히 수집해온 성남시는 이번 전시를 통해 새로운 자료들을 내보이는데 이중에서도 주목을 끄는 자료는 임오군란 당시 재집권한 흥선대원군이 선포한 국상에 광주부유수겸 남한산성 수어사가 대비전(효정왕후)에 올린 전문”이라며 “전문(箋文)은 나라에 길흉의 일이 있을 때 신하가 임금이나 왕후에게 올린 글을 말한다”고 부연 설명했다.
지금은 사라진 일제강점기 낙생과 돌마 지역의 옛 지명과 당시 토지지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와 양영중학교의 이름을 지은 해공 신익희의 글씨 등도 전시되어 성남의 근현대사의 일면도 확인할 수 있다.
<판교박물관 개요>
주요시설 | 내용 | 관람시간 | 위치 | 문의 | 교통 |
1층 상설 전시실 | 유물로 보는 성남의 역사전, (성남 판교지역의 발굴 유물을 전시) | 09:00~18:00 (매주 수요일 20:00까지 연장개관, 월요일, 국경일, 설날연휴, 추석연휴 휴관) |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 191(판교동 499) | 031-729-4535~7 | 주차장이 협소한 편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버스이용시 판교박물관 바로 앞 하차(마을버스, 시내버스, 광역버스 운행중) |
지하 1층 고분 전시실 | 한성백제 및 고구려 고분과 관련 출토 유물 전시 | ||||
지하 1층 돌방 1호 | 전시복합공간 | ||||
지하 1층 돌방 2호 | 어린이 체험 학습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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