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가 만난 사람…자전소설집을 발간한 사람들]

진솔한 내 삶의 이야기가 책이 되어 나왔어요~

내손도서관 인문학강좌 수강생 자전소설집 ‘잃어버린 길을 찾아서’ 발간

신현주 리포터 2016-12-28

의왕지역 평범한 시민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은 자전소설집을 펴내 화제다. 자전소설 ‘잃어버린 길을 찾아서’는 의왕시 내손도서관의 ‘길 위의 인문학’ 강좌에서 자전소설 쓰기를 배운 평범한 시민들이 쓴 자전소설이다. 평범한 시민에서 이제는 당당한 작가로 책을 발간하고 글쓰기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는 사람들. 이들을 만났다. 



20대부터 70대까지 17명이 쓴 108편의 작품
자전소설집은 소설가 김우남 강사가 지난 6월부터 10월까지 강의한 강좌의 결과물이다. 자전소설 강좌는 내손도서관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한 ‘2016년 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공모에 선정되어 진행한 사업으로 지역 주민들이 살고 있는 마을과 지역의 옛이야기를 담고 관련된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인문학을 쉽고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한 프로그램이다. 무료강좌로 진행되어 이십대 취업준비생부터 칠십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 다양한 직업의 남녀노소가 강좌에 참여하여 17명의 작품 총 108편이 실렸다. 김우남 강사는 “여러 곳에서 글쓰기 강좌를 진행해 왔지만 이번 내손도서관 강좌는 그 결과물이 책으로 출판되어 무엇보다 뜻깊다”며 “수강생들도 자신이 쓴 이야기가 활자화 되어 책으로 나왔다는 것에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몇몇 수강생들은 이번 강좌를 통해 글쓰기의 즐거움을 알고 강좌가 끝난 후에도 글쓰기 모임을 갖는 등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글쓰기를 통해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다
‘잃어버린 길을 찾아서’에 실린 대부분의 이야기는 수강생들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다. 이번 강좌를 통해 글쓰기의 즐거움을 알게 되고 치유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는 수강생들. 멀리 용인에서 강좌를 듣기 위해 일부러 찾아왔다는 임성하(45) 씨는 “수강생들과 같이 만나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야기를 하면서 스스로 치유가 되고 그 자체가 행복한  시간이다”고 말했다. 내손동에 처음 이사를 와서 새로운 마을에 적응도 할 겸 도서관 강좌를 신청했다는 정연옥(48) 씨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즐거운데 내가 쓴 내 이야기가 책으로 나온다는 것이 스스로도 자랑스러웠다”며 “책이 출간하는 날 가족들 앞에서 내가 쓴 이야기를 소리 내어 읽어주며 너무나 큰 행복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퇴직이후 글쓰기를 통해 새로운 삶을 준비해 나가는 사람들도 여럿 있었다. 국어교사로 퇴직한 서서희(57) 씨는 “현직에 있을 때는 생각만 있을 뿐 하지 못했던 소설가의 꿈을 이번 강좌를 계기로 첫 발을 내딛게 되었다”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글을 써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수강생 중 가장 나이가 많은 김숙자(75) 씨도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길을 발견한 경우다. 3년 전 복지관에서 글쓰기를 접하고 ‘내 길이다’라고 느꼈다는 김 씨는 “내 이야기를 쓰면서 속이 뻥 뚤리는 기분을 느낀다”며 “글쓰는 작업을 통해 스스로 젊어지는 것 같다”고 말하며 웃는다. 김 씨는 많은 나이에도 글쓰기를 즐기고 시화전을 계획하는 등 누구보다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어르신들 뿐 아니라 총각 수강생 김문일(41) 씨도 이 강좌를 통해 자신의 꿈을 찾은 경우다. 김우남 강사를 만나고 글쓰기 강좌를 접하면서 글쓰는 작업이 자신의 운명이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김 씨는 “글 쓰는 작업을 통해 새로 태어난 느낌이다”고 말했다. 수강생들은 김 씨는 김 강사의 수제자라고 귀띔했다.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같이 해서 더욱 의미 있는 작업, 서로에게 힘이 되다
이번 자전소설 발간이 더욱 의미 있는 것은 한명의 작가가 쓴 것이 아니라 17명이 함께한 공동 작업이라는데 있다. 김 강사가 제시 해주는 다양한 주제를 고민해보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풀어냄으로서 혼자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이야기들과 고민들을 나누게 되고, 그 결과물이 글로 쓰여지는 과정을 거치면서 수강생들은 서로에게 끈끈함이 쌓였다. 김치박사가 꿈인 박신자(54) 씨는 “평범한 가정주부로 우연한 기회에 신청한 이번 강좌에 처음엔 대기자로 있다가 수강하게 되었다며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소식에 마치 복권에 당첨된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수업을 참여하면서 평소에는 생각지도 못한 많은 것을 느끼고 사람들과 공유하게 되었다는 박씨. “이 자전소설집은 내 생애 가장 소중한 선물일 뿐 아니라 이 강좌를 통해 멋진 지인들과 벗을 얻게 되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총무를 맡은 이혜순(53) 씨도 “이번 강좌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상처를 치유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며 “글을 읽고, 책을 읽으면서 사람들과 공유하고 숙제를 하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평소에는 잃고 지냈던 공동체로 들어 온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수강생들은 모두 사람들과 함께하는 이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 강사는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가 같이 모여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작업 이었다”며 “뒤늦게 자신의 재능을 발견한 사람도 있고 서로에게 도움을 주면서 끈끈함이 생겼다”고 말했다. 앞으로 지속적인 모임을 통해 글쓰기 작업을 이어갈 생각이라고.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내내 글쓰는 즐거움에 빠진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잃어버린 길을 찾아서’ 자전소설집은 의왕지역 각 공공도서관과 작은 도서관, 복지센터 등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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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주 리포터 nashur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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