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흥동은 문화예술이 살아있는 공간이다. 작은 갤러리, 화방, 무용과 연극을 하는 단체들, 작은 소극장 등이 모여 있다. 최근에는 예쁜 카페와 특색 있는 가게들도 생겨나고 있는 추세다. 그 중 일마고도 특색 있는 식당으로 알려진 곳이다. 같은 주인장이 운영하는 맞은편의 갤러리 마고는 최근에 카페 트리거(Triggers)로 바뀌었다.
예술을 지원하고 싶은 레스토랑
일마고의 신예지 대표는 조소를 전공한 미술학도이다. 미술학도가 왜 레스토랑을 하게 되었을까. 신 대표는 “비지니스는 음식으로 시작한다. 샤넬, 랄프로렌 폴로, 베르사체, 알마니 등 유명한 패션 브랜드들은 자체브랜드를 딴 레스토랑을 가지고 있다. 비즈니스, 친목, 사교 등 모든 것을 할 때 함께 먹는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나는 작가로서 성공하기보다 재능 있는 작가들을 후원하고 싶었다. 그래서 레스토랑을 시작하게 되었다. 내가 가진 미술적 감각은 레스토랑의 인테리어, 소품, 음악에 녹아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레스토랑이름이 된 일마고라는 이름은 친구가 여왕 마고를 닮았다면서 추천한 이름이다. 일마고는 처음 카페 트리거가 있는 지하에서 시작해 3년 전쯤 지금의 자리로 이전했다. 원래는 신 대표의 작업실이었던 지하를 레스토랑으로 꾸몄다. 지하에 있어서 손님들이 찾아오기 힘들었다. 신예지 대표는 주변의 병원원장들에게 자신의 재능을 보태어 예쁘고 정성 가득한 손편지를 썼다. 편지를 받은 손님들이 하나둘 지하의 레스토랑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초보요리사였던 신 대표는 “오늘 점심이 참 행복 했습니다”라는 손님의 한마디에 충격을 받을 만큼 감동과 뿌듯함을 느꼈다. 그런 마음으로 일한 덕일까 3년 만에 지상으로 올라왔다.
미술작품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
일마고를 들어서면 오렌지색 대문을 마주한다. 단독주택을 개조한 듯 작은 뜰에는 시즌에 맞는 장식품들로 꾸며 놓았다. 지금은 크리스마스트리가 반긴다.
이 집의 요리는 주인장이 직접 한다. 정성 가득한 홈메이드스타일의 이탈리아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이탈리안 비프이다. 통밀 또띠아에 얇은 고기를 야채와 볶아서 허니머스터드 소스에 찍어 먹는 것이다. 두 번째는 수제 햄버거이다. 패티는 호주산 쇠고기와 양파, 마늘을 넣고 직접 만든다. 소스는 발사믹소스를 기본으로 7~8종류의 재료를 섞어서 직접 만든다. 일마고의 모든 소스는 직접 만든다.
방으로 꾸며진 장소도 2층에 따로 있다. 그래서 조용한 곳이 필요한 프로포즈, 회의나 세미나장소로도 종종 이용된다. 주인장이 직접 요리하다 보니 아무래도 여유 있는 식사를 위해서는 예약을 하고 가는 것이 좋다.
레스토랑 곳곳에는 그림들이 걸려있다. 주인장의 작품도 있고 다른 작가들의 작품도 있다. 소품하나 하나도 직접 고른 것이다. 가죽제품으로 작은 실용품을 만들어놓은 것도 눈에 띈다. 음식을 기다리며 그림과 소품들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나다. 마음에 드는 공예품은 직접 살 수도 있다. 내년 5월부터는 작가들의 아트작품을 판매하는 쇼핑몰도 만들 생각이다.
대전의 문화를 대표하는 동네로 발전하길
신예지 대표는 대전에서 나고 고등학교 때까지 자랐다. 지금 자리 잡은 대흥동은 그 옛날 아버지의 일터가 있던 동네다. 그래서 더욱 애착이 간다. 그래서 대흥동에 터를 잡았다. 지금은 카페 트리거로 바뀐 곳은 원래 갤러리였다.
신 대표는 “대전에 문화공간이 없다. 그래서 갤러리를 운영했었는데 사람들이 선뜻 들어오지 못했다. 그래서 쉽게 구경하라고 카페로 바꾸었다” 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대흥동에 남아있는 문화예술의 향기와 테미고개, 성심당, 충청남도지사 공간을 잇고 보문산에 한국식 정원을 꾸미거나 한옥마을을 만들거나 해서 대전의 스토리를 만들어 특색 있는 관광지구로 만들었으면 좋겠다. 대흥동 주변이 예술과 문화가 있는 거리로 조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희망을 전했다. 그 희망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예술가들을 후원하기 위해 오늘도 그녀는 일마고의 주방에서 분투중이다.
위치 중구 대흥로 121번길 17(식사시 주차무료)
영업시간 낮 12시 ~ 오후 11시(설, 추석 당일 휴무)
문의 042-226-5585
#1. 트리거(Triggers)
일마고 맞은편에 있는 갤러리겸 카페. 주인장이 마셜 골드스미스가 쓴 행동의 방아쇠를 당겨라는 책 트리거에 영감을 받아 카페이름을 트리거로 지었다. 청포도향이 나는 모스까또차와 밀크레이프를 먹으면 환상의 조합이다. 밀크래이프는 켜켜이 생크림이 들어가 있어 부드럽고 상큼한 맛이 난다. 가게 구석구석에 작품들이 있어 둘러보는 재미도 있다. 마음에 드는 작품은 구매할 수도 있다.
영업시간 오전 11시 ~ 오후 11시(설, 추석 당일 휴무)
문의 042-226-7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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