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기가 쎄시네. 쎄다 못해 엽기적이셔.”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나오는 바로 그 기가 쎈 여자는 머나먼 푸른 바다에서 온 인어로 이름은 심청(전지현 분)이다. 일생에 단 한 번의 사랑을 할 수 있고 그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다는 인어들의 전설을 간직한 심청이 드디어 사랑하는 남자 허준재(이민호 분)를 찾아 서울에 나타났다.
기본 스토리는 협곡현령 담령이 어부에게 사로잡힌 어린 인어를 빼앗아 바다로 돌려보냈다는 조선시대 설화집 <어유야담>의 기록에 바탕을 둔 이야기다. 흔히들 인어란 먼 외국에나 존재하는 전설 속의 존재로 할리우드의 영화 혹은 얘들 동화책에나 등장한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 우리나라의 설화 속에도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라고 한다.
지구상 어딘가에 존재할지 모른다는 그 인어가 사랑하는 인간을 찾아 서울에 등장한다는 설정은 사실 상상조차 못해봤던 이야기다. 그런 인어가 우리나라 대한민국 드라마의 여주인공이 되어 안방에 등장하니 그야말로 드라마의 소재로서는 상당히 참신하다.
그래서인지 TV 뉴스만 틀어도 웬만한 드라마나 코미디보다 재미있다는 요즈음,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에 나오는 푸른 바다를 헤엄치는 인어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현실을 잠시 잊고 드라마에 몰입하게 만든다. 더군다나 2016년 서울에 등장한 인어아가씨 심청이라니 어떤 의미에서는 나름 상징적이다.
푸른 바다 속에서 조개 핸드백과 선글라스를 끼고 허준재를 찾아 서울로 헤엄치는 인어의 모습은 결연하고 용기 있어 보인다.
게다가 결국은 넓디넓은 서울에서 허준재를 찾아내는 것을 보니 전생, 운명, 인연, 윤회 같은 동양철학이 스토리의 큰 줄기를 꿰차면서 인간과 인어의 사랑을 서서히 엮어나가고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서울에 도착해 짝짜기 슬리퍼에 헐렁한 티셔츠를 입은 인어가 인간 세상에 적응하는 심청이의 모습은 별반 새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게다가 인어가 등장했다는 것만 빼고는 재벌가의 비리, 사기행각, 신데렐라 이야기 등 소위 기존 드라마의 인기를 위한 막장코드가 교묘하게 버무려져 있다는 느낌이 들어 살짝 아쉽다.
사진 SBS <푸른 바다의 전설> 화면 캡처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