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중앙상담센터 심리상담연구소행복나무
이병창 국장/전문상담사
며칠 전까지 길가의 단풍이 참 고왔는데 비가 온 뒤 찬바람이 불고 기온이 많이 떨어졌다. 겨울을 기다리는 늦은 가을이다. 자연에 사계절이 있듯 인생에도 사계절이 있다. 인생의 봄인 아동·청소년기, 여름인 청년기, 가을인 중년기 그리고 겨울인 노년기……. 우리는 흔히 청소년의 사춘기(思春期)와 빗대어 중년을 제2의 사춘기 또는 사추기(思秋期)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는 중년이 사춘기에 빗댈 만큼 신체적·심리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다는 말이다.
중년이 되면 몸이 변한다. 계속될 것 같은 젊음은 사라져가고 마치 노년기를 준비하라는 듯 노화의 신호를 보내기 시작한다. 깊어지고 많아지는 목과 얼굴의 주름, 탄력을 잃어가는 피부, 가늘어지고 빠지는 모발, 침침해 지는 눈, 체력이 떨어져 쉽게 지치고, 집중력도 예전 같지 못하다. 갱년기 증상과 성기능의 감퇴는 치명적이다. 노화와 질병에서 자유롭지 못한 몸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한다.
가족·사회적인 분위기도 변한다. 사춘기 또는 성인 초기의 자녀들은 예전 같은 부모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계속된 관심을 구속으로 느끼며 독립을 추구한다. 지금까지 키워준 은혜에 대한 자연스러운 배신이다. “빌어먹을…….” 자연스러운 배신도 배신은 배신이다. 자녀에게 최선을 다한 만큼 상실감도 더 크다. 20여 년간 함께한 부부관계는 벌써 소원해졌다. 남편과 아내 모두 지쳐있다.
크게 성공한 친구의 소식과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미모를 보유한 연예인의 외모를 보면서 “저년은 얼굴에 돈을 처발라서 그래…….”라고 가학적으로 자신을 위로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나는 더욱 초라해 진다. 내 자리는 항상 불안하고 위협적이다.
심리적으로도 요동이 일어난다. 신체적·사회적인 변화는 심리적인 상실, 좌절, 불안, 우울 등을 유발한다. 억울하고 화가 치민다. 중년기의 우울은 이미 많은 학자들의 연구 주제다. 우울 하지 않은 것이 이상한 것처럼 상황이 녹녹하지 않다.
“이대로 끝날 수는 없다.” 다시 젊은 시절의 영광을 찾아보고 싶은 욕구가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온다. 마치 “밟힌 지렁이가 꿈틀 대듯, 내가 아직 여기 살아있다고 울어대는 귀뚜라미처럼.”,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내 삶을 보상해줄 것 같은 환상이 든다. 성(性)적, 사회적인 일탈을 통해 나의 살아있음을 확인하려한다. 하지만 남는 것은 쓸쓸함과 공허함이다.
이는 이시대의 많은 중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다. 많은 학자들이 중년의 위기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시각의 변화, 수용, 통합”등을 이야기 한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다. 종교도 좋고 심리상담도 좋다. 혼자 고민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보자. 중년 위기에서 희망을 발견한다면 당신의 삶도 희망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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