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학원가를 주름잡던 이른바 ‘일타 수학 강사’ 황막강 원장. 대구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30~40대는 황 원장을 모르는 이가 없다. 황막강 원장은 여전히 건재하다. 그는 이제 수십년전 제자들의 자녀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며 백전노장 수학강사로 지금도 역시 활발한 강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자녀 모두 성직의 길…‘강의의 의미’ 달라져
황막강 원장은 대구 수성구 지역의 수학학원 대부 강사라는 별명 외에 또 하나 의미있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그의 세 자녀 모두는 성직에 귀의 했다. 아들은 신부로, 두 딸은 수녀로 성직자와 수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아이들이 스스로 선택한 길입니다. 의대에 진학했던 딸이 수녀가 되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는 ‘말리지 그러느냐’고 했지만 전 그러지 않았어요. 가치 있는 삶이 무엇인지 알고 그 길을 걷겠다는데 무슨 수로 말리겠습니까? 지금은 자식들을 통해 덜어내고 비우는 검약한 삶을 배우고 있어요.”
황 원장은 “자녀를 모두 하느님과 함께하고 나니 강의를 하는 의미도 달라졌다”고 말한다.
“40년 동안 수학만 가르쳤어요. 정말 열심히 강의했고, 돈도 많이 벌어 봤습니다. 이젠 돈 벌기 위해 아이들을 가르치지 않아요. 기도하고 성호를 긋는 그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합니다. 아이들을 위한 강의는 무엇일까, 무엇이 옳은 강의일까 예전보다 더 많이 고민하고 실천하려고 노력해요.”
옳은 강의 실천, 한 아이도 놓고 가지 않는다
그는 지금도 수학정석 교재에 일일이 손으로 필기를 하며 교재를 연구하고 수업을 준비한다. 수십년전 교재나 지금 교재나 중요한 개념은 달라지지 않았고, 수학이 대입에 미치는 영향력도 변한 것이 없다.
“예전과 달라진 것은 수학에 언어가 도입됐다는 것 밖에 없습니다. 지금의 수능은 문제를 해석하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언어능력은 독서가 기본인데 아이들 대부분이 독서경험이 적어요. 초중생 자녀를 둔 부모님이라면 선행보다 독서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황 원장은 “한 그룹의 5명이 있다고 쳤을 때 아이들의 실력은 조금씩 다르다. 받아들이는 수준도 차이가 있다. 한 반에 수백명을 놓고 가르칠 때는 일방적으로 개념설명하고 문제풀이를 하면 되지만 5명 정도의 작은 그룹을 가르칠 때는 5명의 아이들이 모두 이해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그룹수업을 하더라도 1:1 수업처럼 가르친다. 전체적인 개념설명은 요점만 정확하게 짚어주고, 학생 수준에 따라 개념을 다시 설명한다. 문제풀이도 학생의 수준에 따라 적절한 난이도에 맞춰 학생별로 다르게 설명한다. 차근차근 수준에 따라 단계별로 기본개념과 문제풀이를 반복학습하며 실력을 다지도록 도와줘야 한 아이도 놓치지 않고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
그는 예습학습에 대해서도 ‘자기 학년에서 최대 1년 선행 정도면 충분하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예습은 큰 상자에 돌과 자갈을 넣는 것과 비슷해요. 이는 주로 개념 위주로 나가게 되는데 그게 큰 돌인 셈이에요. 조금 더 능력이 된다면 약간의 심화개념이 들어갈 수 있겠죠. 그게 자갈이에요. 그런데 돌과 자갈만 넣는다고 상자 속이 꽉 차나요? 여기에 흙을 넣고 물을 부어 단단하게 다져야 빈틈없이 채워지지요. 예습공부만으로는 아이들의 수학실력을 온전하게 채울 수 없습니다. 중학교 1학년이 미적분 한다고 그 아이가 수학을 잘 하는 것은 절대 아니에요. 지나치게 앞서가는 것은 부모의 욕심에 지나지 않아요.”
그는 또 내신 공부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수능과 내신이 서로 궤를 달리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많은 학교가 내신과 수능의 격차를 줄이고 있고, 그만큼 공부를 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
황 원장은 “교과서와 학교별 부교재를 완전히 공부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이 교재 저 교재 매달리지 말고 교과서와 부교재라도 꼼꼼하게 공부하고 완벽하게 풀 수 있다면 내신 수능 모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자 리포터 saint053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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