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초중등영어전문 세인트클레어즈(St.Clair's School) 김재희 원장
Long Island University(뉴욕주 소재) 저널리즘 학사 & TESOL 석사
Mount Ida University(보스턴 소재) 경영 석사
아이들에게 열심히 공부하라고 말하기가 부끄러워지는 시국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꼴찌도 공부는 해야 하는 이유가 반드시 있긴 합니다. 학생들에게 공부란 삶을 대하는 태도인 것이니까요. 성실함은 삶에 대한 예의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어차피 해야 하는 공부 기왕이면 ‘내 아이가 잘했으면 좋겠다’라고 바라지 않는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공부 잘하는 아이, 못하는 아이에게는 각각의 특성들이 있습니다. 이 특성을 알면 아이들에게 공부법을 좀 더 잘 지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의 가장 큰 차이점
공부를 잘하는 아이의 가장 큰 특징은 메타인지(cognition)를 사용하고 Dunning-Kruger Effect의 인지 오류 함정에 빠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메타 인지란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파악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은 자신이 모르는 것을 정확히 압니다. 예를 들어 “전 영어 에서 가정법에서 자주 실수를 하고, 수동태 완료 시제가 너무 어려워요” 라고 비록 현재 자신이 잘 하지는 못하는 영역이더라도 취약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인지하고 표현 할 줄 안다는 것입니다. 반면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은 이게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Dunning-Kruger Effect의 인지 오류란 ‘아는 것이 없는 학생들일수록 스스로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오히려 아는 것이 많은 학생들일수록 자신의 능력을 낮게 평가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단 예로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은 시험을 치고 나면 정답을 맞춰보지 않고도 자신이 몇 점쯤 받을지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합니다. 반면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은 자신의 성적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부의 5단계 중 어느 한 단계만 소홀해도 성적이 잘 나올 수가 없다.
공부는 지식을 배워서 익히고 시험을 통해서 확인하는 과정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좀 더 체계적으로 분류하자면, ①입력단계 ②단기기억단계 ③사고처리단계 ④반복연습단계 ⑤시험 보는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즉 공부를 잘하는 아이는 위의 5단계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것이고, 공부를 잘 못하는 아이는 위의 5단계 중 어디선가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공부를 못한다면 무조건 열심히 하라고 다그칠게 아니라 위의 5단계 중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찾아내고 해결책을 구해야겠죠.
첫째, 입력단계가 좋지 않다는 것은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뜻입니다. 집중력이 좋지 않으면 같은 시간에 입력되는 공부량이 당연히 적겠죠. 사고력이 아무리 좋아도 사고할 재료가 적으니 공부를 잘하기가 힘든 것입니다.
둘째, 단기기억단계에 문제가 있다는 건 말 그대로 외워야 할 걸 외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암기하지 말고 이해하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주입식 수업의 단점을 보완하려면 토론식 수업을 적극 도입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토론을 하려면 먼저 암기할 것은 암기가 된 상태여야 양질의 토론이 될 수 있는 것이죠. 머리에 집어넣을 때는 암기식 공부가 좋고, 집어넣은 것을 꺼낼 때는 토론식 수업이 좋습니다. 따라서 암기와 토론은 서로 보완재이지 대체재가 아니란 겁니다. 공부할 내용이 적고 쉬운 초등학교 시절에는 이해하는 것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학년이 올라가면 갈수록 배우는 내용이 많아서 외우는 것과 이해하는 것을 병행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없습니다. 외우려고 하면 외우는 능력은 얼마든지 좋아집니다.
셋째, 사고처리단계란 학습한 내용을 분석적, 논리적, 비판적,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말합니다.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독서습관을 반드시 기를 필요가 있습니다. 독서를 한다고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한 사람 중에 독서를 게을리 한 사람은 단 하나도 없다는 말이 있죠. 책 읽는 습관을 기르는 것은 전적으로 부모님들 몫입니다. 가장 쉽게는 부모님들이 책 읽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어야만 합니다. 아이들은 부모님의 말을 듣고 배우는 것이 아니고, 행동을 보고 배우니까요.
넷째, 아무리 입력, 단기기억, 사고력이 좋아도 이 단계들은 휘발성이 강합니다. 공부를 할 때는 듣고 이해했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날아가 버립니다. 이를 오랫동안 나의 지식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오로지 반복연습을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다섯째, 결국 앞의 입력단계, 단기기억단계, 사고처리단계는 지능과 연관되어 있는 부분이고, 반복연습단계는 동기와 방법의 영역입니다. 좋은 성적을 내는 학생은 지능이 좋은 경우보다는 동기가 좋고 메타 인지력이 뛰어난 경우가 많습니다. 빨리 외우는 아이는 머리가 좋은 것이고, 많이 외우고 있는 아이는 성실히 반복을 한 것입니다. 결과는 당연히 성실한 아이가 더 좋을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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