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현장에 있는 강사이지만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큰 틀에서 사교육은 없어지는 것이 백번 옳다. 그러나 치열한 경쟁의 결과로 입시를 결정하고 그 결과가 이후 인생의 계속 영향을 미치는 현재의 입시제도와 사회구조 속에서는 고등학생들에게 일정 부분 사교육의 도움이 필수적이기도 하다. 그래서 염치 불구하고 학부모님들께 최대한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사교육을 잘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
가장 중요한 것부터 시작하자면, ‘자녀들이 혼자 스스로 학습하는 방법을 터득하도록 도우셔야 한다’는 점이다. 스스로 능동적으로 공부를 해야 성적도 나오고 사교육비도 줄일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러자면 저학년 시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배움을 떠먹여주는 종합반 학원을 수강하는 것은 반드시 피하셔야 하겠다. 그러면 어떻게 능동적으로 공부하도록 도울 것인가? 비결은 ‘복습 습관’과 ‘계획성’에 있다. 공부도 기술적인 면이 있어서 비결을 습관이 될 때까지 익히면 상당히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는 중학교 시절부터 익혀야 할 것은 바로 ‘복습’ 기술이다. 여기서 핵심은 진도를 얼마나 많이 나가는가가 아니라 본인이 공부한 내용을 얼마나 제대로 소화했는지 스스로 확인해보는가가 되겠다. 자기만의 방법을 찾아야겠지만 예를 들면 본인이 체크한 밑줄 부분의 대한 복습은 바로 다음날 바로 하고, 3~4일이 지난 후에는 별이 두 개 이상 있는 것을 복습하고, 일주일 후에는 별이 세 개 이상 있는 것을 재 복습하는 식이다.
두 번째 비법은 바로 본인 스스로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특히 공부 계획을 세울 때는 월간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주간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그 이유는 일주일 단위로 일정을 짜야 틈틈이 수정해가며 계획을 완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스스로 자기 주도 학습으로 공부하다보면 꼭 돈을 들여 사교육을 시키지 않더라도 공부에 흥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성적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
자녀에게 ‘복습 습관’과 ‘계획성’에 대해 알려주셨다면 그 다음 할 일은 ‘읽기능력 향상’을 위한 노력이 되겠다. 대학 입시 제도는 지식보다는 역량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계속 변해왔다. 그래서 독해력, 추론능력, 논증능력을 갖추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예를 들면 언어영역과 논술 문제를 살펴보면 독해력, 추론능력, 논증능력을 물어보는 문제가 대다수다. 이는 달달 외워서 익힌 지식이 아닌 본인 스스로 이해하고 풀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풀 수 있다. 또한 영어시험도 언어영역처럼 추론 능력과 연관이 있다. 영어공부를 할 때도 무조건 외우게 하는 주입식 사교육에 의존하기 보다는 자녀 스스로 ‘역량’을 키워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를 푼다는 것은 어렵고 수준 높은 글을 빨리 이해하는 것과 다름 아니다. 이런 읽기 능력을 높이려면 초등학교와 중학교, 총 9년 동안 신문, 잡지 등 다양한 글을 접해 보는 것이 가장 좋다. 어릴 적부터 독서하는 아이들은 지식을 얻을 뿐만 아니라 자연히 ‘독해력’과 ‘추론능력’을 동시에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사주간지는 논술 지문과 글의 문체, 문맥, 흐름, 주제 면에서 겹치는 면이 많아 도움이 된다.
학생들이 사교육의 도움을 가장 많이 받는 수학 공부에 대해서는 수학 공부는 반드시 원리 중심으로 한다는 원칙을 세우시기 바란다. 수학은 원리를 이해한 후 추론 능력을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하는데, 어떤 학원에서는 깊이 있는 원리학습보다는 그저 문제풀이의 반복에 치중하는 경우도 있어 수동적 태도가 굳어지고 오히려 수학을 잘 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수학 100문제를 풀어서 답만 빨리 내는 것이 아니라 10문제를 풀더라도 본인의 아이디어를 사용해 풀고 이를 타인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이다. 기본 공식과 유형을 단순히 외우는 방식으로 공부하는 것은 단기간 동안 기본유형 문제를 풀 수 있을 뿐이어서 어릴 때부터 이렇게 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수학에서 점수 격차가 나는 것은 기본 문제가 아니라 응용 문제에서이다. 공식만 아는 학생은 원리와 개념을 이용해 푸는 응용 문제를 만나면 당황하게 되지만 원리를 공부하는 학생들은 응용 문제가 나오더라도 당황하기보다는 원리와 개념을 이용해 풀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점수차가 많이 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어릴 적부터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주도적으로 공부하면 공부의 기초체력이 생긴다. 그러면 중학교 2학년 후반부터 영어와 수학 중심으로 천천히 고등학교에 입학할 준비를 할 때 매우 수월하게 공부하게 된다. 학원에 다닌 적이 없는데 금새 뛰어난 학생이라는 칭찬을 듣게 되는 것이다. 우리 아이의 자기 주도적 학습법은 공부의 흥미를 느끼는 동시에 가장 빨리 성적을 올리는 비법임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
케이튜터수학 중계관
이성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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