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식당들이 생기기가 무섭게 다른 곳에선 문을 닫는 식당들이 있다. 특히 요즘 같은 불경기엔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맛과 분위기에 대한 눈높이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분당에서 18년째 한 자리를 고수하는 일식점의 내공이 궁금하다. 한결같은 맛과 서비스로 고객의 80%를 단골로 유지하는 일식전문점으로 분당 맛집의 터줏대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서현동 ‘어선’이 그 주인공인데 18년 동안 그 인기를 유지한 그 비결을 알아보았다.
푸짐한 ‘어선정식’,
합리적인 가격의 점심 메뉴
18년이라는 역사에서 보듯 분당의 역사와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어선’의 황천상 대표는 “그 동안의 에피소드를 글로 쓰라고 하면 책 한 권은 될 것 같다”고 웃으며 말한다. 일식이라는 음식의 특성상 정치·경제·교육·문화 등 각 분야의 내로라하는 손님들이 자주 찾아와 꼭 식사와 관련된 내용이 아니더라도 발생한 희로애락이 많고, 어렸을 때 왔던 꼬마 손님이 커가는 과정을 다 알 정도로 손님들과의 소통이 잘 이루어진다. 이 점은 황 대표가 자랑하는 이곳의 비결 중의 비결이다.
사실 ‘김영란 법’의 시행 이후로 가장 타격을 심하게 받은 곳 중 하나가 일식집임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그 동안의 단골고객들이 꾸준히 찾아 그나마 그 피해가 적은 편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곳에도 ‘김영란 메뉴’를 만들었냐고 물어 보았다. 하지만 그의 대답은 “No”이다.
“가격에 맞춰 억지로 메뉴를 만들다 보면 음식 질의 저하가 불가피합니다. 그 대신 제가 가장 강추하고 싶은 메뉴는 바로 점심 메뉴인 ‘어선정식’입니다. 제가 가장 아끼는 메뉴이기도 하죠.”
25,000원의 이 점심 메뉴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사시미를 비롯해 다양한 일식요리를 만날 수 있는 메뉴이다. 황 대표는 “사실 저희 메뉴 중 가장 저렴한 메뉴이지만, 이 ‘어선정식’을 찾는 손님이 저는 가장 귀하답니다. 가격대비 실속이 꽉 찬 메뉴라 감탄하며 기분 좋게 드시는 분이 대다수이기 때문이죠”라고 웃으며 말한다.
점심 모임, 생일 모임에 가장 즐겨 찾는 메뉴인 ‘어선정식’은 전채요리를 시작으로 활어와 어패류 사시미, 스시, 구이, 조림, 튀김, 계절요리, 식사(알밥과 마끼 중 선택), 탕(매운탕과 지리 중 선택), 후식의 순서대로 나온다.
입에서 살살 녹는 신선한 회와 더불어 제공된 음식들은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조리법으로 남녀노소 좋아할 만한 맛이다. 정통 일식을 표방하지만 한국적인 요소가 약간 가미되어 부담 없이 누구나 즐기기에 적격이며 웰빙 음식들로 배가 불러도 속이 편하다. 또한 곧바로 사진으로 찍고 싶을 정도로 예쁜 플레이팅은 눈으로도 즐거움을 맛볼 수 있게 하는데 한 코스 한 코스 정신없이 다 챙겨 먹으니 배가 금세 불러온다. 양도 푸짐한 편이다.
음식 만드는데 중점을 두는 것이 무엇인가를 묻자 황 대표는 바로 “가장 비싼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주방장과 번갈아 가락시장과 미사리 수산물 집하장을 다녀오고 제일 좋은 생선으로만 골라서 사온다는 그는 “활어는 무조건 커야 맛이 좋습니다. 사시미에 나오는 광어의 지느러미살인 엔삐라의 크기나 조림에서 생선머리를 확인하면 얼마나 큰 놈으로 잡았는지 감을 잡으실 수 있어요”라고 덧붙였다.
연말 모임·상견례 장소로 적격,
맞춤형 서비스 가능
단독 건물인 ‘어선’의 분위기는 일본의 딱 떨어지는 세련미와 한국의 정이 동시에 느껴진다. 서비스도 수준급,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는 모습니다. 만약 일행 중 회를 먹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황 대표와 의논해 보자. 가지고 있는 식재료 안에서 입맛에 맞게 심지어 수육도 삶을 정도로 무엇이든 만들어 오기 때문이다. 또한 손님들의 취향까지 파악해‘지난번엔 고등어구이를 드셨으니 이번엔 꽁치구이’식으로 맞춤 서비스를 하려고 애쓴다.
‘어선’은 크고 작은 룸이 준비되어 있어 상견례, 회식장소로도 각광받는데, 미리 상의를 하면 분위기나 가격에 맞춰 음식을 구성할 수 있고, 시즌에 따라 계절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을 자주 바꾸는데, 요즘은 방어가 제 맛이라고 한다.
곧 연말 모임이 이어지는 시기다. 음식, 분위기, 서비스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어선’에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위치 분당구 서현동 327-1
문의 031-707-6777,25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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