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동 장촌초등학교 부근 골목길에 주부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예쁜 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 제주 방언으로 ‘찬장’이라는 뜻을 가진 ‘살레공방’이 바로 그곳이다. 이곳의 공방 지기는 흙 빚는 도예작가 강혜숙씨와 그릇에 그림 그리는 핸드페인팅 작가 백경희씨다. 골목골목 도예공방이 많은 일산, 그곳들 중에서도 눈에 잘 띄지 않는 골목 안쪽에 자리한 ‘살레공방’에 감각파 주부들이 모여드는 이유가 있다. 그곳에는 주부들에게 친근한 그릇을 새롭게 만드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예술과 실용을 오가는 유니크한 그릇
살레공방은 도자기페인팅, 핸드메이드 도자기를 작업하고 수업하는 공간으로 내추럴, 심플, 앤티크를 추구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지난해 호수공원 꽃전시관에서 열린 ‘고양아트페어’에서 두 사람을 비롯해 전영희, 최선아 작가 등이 함께 한 ‘살레공방 첫 번째 이야기’ 전시 부스는 오랫동안 작품을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케이크 보관 그릇, 커피 드리퍼 세트 등 간결한 모노톤의 그림과 색감 곱고 독특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그릇들은 감각 있는 주부들의 발길을 오랫동안 머물게 했다.
“예술적이면서도 실용성을 두루 살린 그릇이 우리들 취향”이라는 살레공방의 강혜숙 작가와 백경희 작가는 아무리 다양한 작품을 만들려고 해도 결국 자신들의 성향이 담긴 그릇에 귀결되는 것 같다고 웃는다.
도자기를 빚다 핸드페인팅에 빠진 백경희 작가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해서인지 디자인적 요소가 강한 심플하고 독특한 그림에 더 애정이 간다”고 한다. 도예를 전공한 강혜숙 작가 역시 마찬가지로 “디테일이 화려한 그릇, 예술작품으로 보기만 하는 도예가 아닌 ‘아트와 실용’이 어우러진 일상의 도예를 꿈꾼다”고 한다. 살레공방은 2013년 12월 홈&테이블데코페어(대구), 2014년 7월 핸드메이드코리아페어(코엑스), 2015년 9월 고양국제아트페어(호수갤러리), 2016년 6월 고양여성작가전(아람누리)에 참여한 바 있다. 소소한 행복을 도자기에 담고 있는 두 사람은 함께 도자기 작업을 함께 하다 두 사람의 작업실을 마련했고 어릴 적 엄마의 ‘찬장’ 속 그릇들의 추억을 떠올리는 ‘살레공방’에서 행복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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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7일~20일 '핸드메이드 페어‘에서 ’살레공방 두 번째 이야기’ 展 열어
강혜숙, 백경희 작가 두 사람의 바람은 살레공방 사람들과 함께 장인정신을 갖고 소박하지만 자연과 삶이 함께하는 소소한 행복을 도자기와 함께 나누고 싶다는 것이다. 요즘 이들은 11월 17일 코엑스에서 열리는 핸드메이드 페어에 전시될 작품 준비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곧 크리스마스와 연말 시즌이라 트리를 형상화한 촛대 등 분위기에 맞는 작품들을 주로 만들고 있어요. 모양은 심플하지만 유약 색깔에 따라 느낌이 다 다른 멋이 느껴지도록 작업했는데 반응이 어떨지 기대가 돼요. 초를 켜면 은은하게 불빛이 새어 나와 밤에 운치가 더 있거든요.” 개인적으로 촛대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요즘 힐링에 관심이 많아선지 아트마켓 등에서 촛대가 인기가 많아 준비해봤다고 한다. 강혜숙 작가는 “주전자, 대접, 찻잔 모양의 오브제가 소품으로 인기가 좋아요. 고제 액자에 붙이면 색다른 멋이 느껴지고 수저받침으로 쓸 수 있어 그냥 눈으로 보는 오브제와는 또 달라 반응도 좋고요”라고 한다. 이들이 만든 창의적이고 예쁜 그릇들은 다양한 페어에 참가하면서 입소문이 났다.
그래서인지 살레공방의 수강생들은 도예나 핸드페인팅 작업은 처음이지만 공예나 예술 어느 한 가지씩은 해보았던 이들이 많다. 서양화가 임선옥 작가 또한 프로 작가지만 살레공방에서 핸드페인팅을 배우고 있다. 주로 ‘꽃’을 주제로 그림을 그리는 임선옥 작가는 화폭에 그리는 것과 그릇에 그림을 그리는 것은 또 다른 느낌이라 색다른 재미가 있다고 말한다. 백경희 작가는 “핸드페인팅한 그릇을 가마에 구워내면 색감이 달리 나오기도 합니다. 그것까지 감안해서 물감의 농도나 붓 터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똑같은 그림을 그려 넣어도 전혀 다른 느낌의 나만의 그릇이 완성되는 것이 매력이지요”라고 한다
흙을 빚고 다듬느라 여념이 없는 도예 수강생 김미경씨는 현재 현대백화점 킨텍스점 문화센터에 출강하고 있는 요리강사다. 킨텍스점 뿐만 아니라 서울의 각 현대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인기 요리강사로 늘 시간에 쫒기지만 ‘살레공방’ 수업은 빠질 수가 없다고 한다.
“요리와 그릇은 떼어놓을 수 없는 사이여서 사실 테이블세팅에 내가 원하는 그릇을 만들고 싶어 배우기 시작했는데 너무 재미있어요”라고 한다. 김미경씨와 함께 도예 작업을 하고 있던 노수영씨는 서울에서 일부러 ‘살레공방’을 찾아올 정도로 열성 수강생이다. 퀼트 등 패브릭 작업을 오랫동안 해왔다는 노수영씨는 “도예의 매력은 한 마디로 손맛”이라고 말한다. 손이 빚는 대로 느낌과 모양이 달라지는 도예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그는 서울에서 달려오는 수고를 상쇄하고도 남을 기쁨과 성취감이 있다고 덧붙인다.
백경희, 강혜숙, 전영희, 최선아씨 네 사람은 오는 11월 17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핸드메이드 페어에 ‘살레공방 두 번째 이야기’란 주제로 전시회를 연다. 살레공방 핸드페인팅, 도예 클래스는 취미반과 전문가반으로 운영된다. 공방 오픈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 토요일과 일요일은 휴무이다. http://www.instagram.com/salle_cera.art(백경희 작가), https://www.instagram.com/ceramics_salle(강혜숙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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