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시립노인요양센터 아로마테라피 봉사단]

아로마테라피가 만들어 내는 작은 변화, 궁금하시죠?

김경미 리포터 2016-11-17

군포시립노인요양센터에는 어르신들의 일상생활에 도움을 주기 위해 다양한 개인과 단체의 봉사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는 조금은 특별한 봉사활동도 있다. 바로 김미영, 최연옥, 안형숙 씨가 참여하는 아로마테라피 봉사단이다. 한 달에 두 번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는 이들을 만나기 위해 지난 수요일 이곳을 방문했다.

 


미소와 손끝에서 느껴지는 반응이 큰 힘이 되죠
요양센터의 한 병실. 아로마테라피전문가 김미영 씨가 한 어르신에게 잘 계셨는지 안부를 묻는다. 하지만 어르신은 대답도 없고 표정조차 변함이 없다. 김 씨는 어르신의 손을 물수건으로 닦은 후 아로마오일을 천천히 바른다. 그리고 두 손으로 어르신의 손톱, 손가락, 손바닥을 순서대로 마사지 해준다. 어르신은 여전히 아무 말이 없지만 어느새 김 씨의 손을 살며시 붙잡는다. 김 씨가 반대쪽 손까지 마사지를 마치며 ‘기분 좋으시죠? 다음에 또 올게요’라고 말하자 어르신은 자신의 입 꼬리를 올리며 얼굴 미소에 변화를 준다. 마치 고맙다는 표현을 하려는 것처럼.
아로마테라피 봉사자들이 만나는 이들은 대부분 인지기능이 떨어지는 와상어르신이다. 혼자 거동이 불가하기 때문에 1:1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생활이 가능하고, 말을 하거나 표현이 힘든 경우가 많다. 그래서 봉사자들이 계속 말을 건네며 정성스레 마사지 하지만 기분이 어떤지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어려움이 없는지 물어보자 최 씨는 “처음에는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해서 많이 긴장했어요. 그런데 조금씩 이야기하고 인사하고 그러다 보니 편해지더라고요. 그분들이 대화는 어려워도 가끔씩 웃어주시거나 한두 마디씩 해주세요. 그럴 때면 정말 보람을 느끼죠”라고 말했다. 김 씨도 비슷한 답변을 한다. “보기에는 의사표현이 잘 안되지만 그래도 스킨십을 통해 느껴지는 미묘한 차이가 존재해요. 예를 들어 처음에는 긴장감이 느껴지다 점점 풀리면서 몸을 맡기는 것 처럼요.”
봉사자 모두 각자의 생활과 역할이 있지만 약속한 봉사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김 씨는 “남는 시간에 봉사해야지 했다면 지금처럼 할 수 없었을 것 같아요. 저희는 봉사를 위해서 수업이며 모든 걸 맞추고 있는데 그래서 정기적인 봉사가 가능한 것 같아요. 사실 저희도 나태해질 때가 있어요. 그런데 오기 전에 힘들다고 했다가 와서 봉사하고 나면 마음이 달라져요. 앞으로 더 잘하자고 파이팅을 외치기도 하고요”라고 말했다.


신뢰와 협력으로 와상어르신 프로그램 진행 중
아로마테라피 봉사는 김 씨의 적극적인 행보로부터 시작되었다. 국제아로마테라피임상연구센터에 소속되어 타 지역 봉사에 참여했던 김 씨는 자신이 살고 있는 군포지역에서 같은 활동을 이어가면 좋겠다는 바램을 갖고 있었고, 이러한 뜻을 요양센터에 전달했다. 마침 군포시립노인요양센터 김동선 원장도 와상환자를 위한 프로그램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차였기에 일은 빠르게 진행됐다. 국제아로마테라피임상연구센터와 군포시립노인요양센터가 업무협약을 맺었고 현재 김 씨를 주축으로 아로마테라피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요양센터에서는 아로마테라피에 필요한 재료비를 직접 부담해 해당 봉사가 장기적으로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김 씨는 “아무래도 어르신들에게 스킨십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 신체적 접촉도 늘릴 수 있고 아로마오일의 좋은 기능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와상어르신들은 끊임없이 자극을 드려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해드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 거의 없다. 특히 아로마테라피처럼 전문인력을 활용한 프로그램은 인력수급 등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기관에서 적용하기가 쉽지가 않은 편”이라고 설명하며 “아로마테라피 봉사단처럼 지식과 능력을 갖춘 전문가들이 아무런 조건 없이 현장에서 애써주고 계셔서 기관에서 부담감을 해소하며 와상어르신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 기관과의 약속을 정확하게 지켜주고, 어르신을 위한 프로그램에도 최선을 다해 높은 만족도를 이끌어 주심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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