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의 최대 분수령, 수능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한번의 시험으로 대학이 결정되는 만큼 긴장과 두려움에서 자유롭기 쉽지 않다.
모의고사를 잘 보던 학생들도 수능 당일의 컨디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도 한다. 담대한 성향의 학생들이 수능에 강하다는 말도 그래서 나오는 것.
생애 첫 수능을 치르는 후배들에게 작년에 수능을 치른 2016 학번 선배들이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모아보았다.
박태원 (경인교육대학교 1학년)
“수능 당일 긴장을 완화시켜줄 차와 간식거리 준비하세요”
수능 일주일 전부터는 취침시간, 공부시간, 기상시간을 수능 당일 날과 같은 싸이클로 생활해서 컨디션 조절을 하는게 좋습니다. 특히 예비소집을 다녀오면 정말 긴장이 되는데, 이때 너무 많은 공부를 하려고 하지 말고 과목별로 정리해 둔 노트를 반복해서 보는 정도만 하세요. 수능 전날에는 당일에 가져갈 짐을 미리 챙겨놓고 저녁은 간단하게 먹어서 위에 부담감이 가지 않게 해야합니다. 그리고 잠은 꼭 일찍 청하세요. 긴장이 되서 눕더라도 바로 자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죠.
귤이나 초코렛 등 수능 당일 쉬는 시간마다 먹을 간식거리가 있으면 좋습니다. 따뜻한 차를 챙겨가세요. 수능날은 춥고 점심시간에는 차가운 물 보다는 따뜻한 물을 마시는게 속에 부담이 가지 않되거든요. 또 옷차림은 편하게 하되, 얇은 옷을 여러개 입고 가거나 가져가서 입는 것이 좋습니다. 도시락은 평소 좋아하되 속에 부담되는 기름진 음식은 피합니다.
정문환(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 1학년)
“시험 문제에 대한 전체적인 정보를 파악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수능은 모의고사가 아닙니다. 모의고사 속 문제들이 어느 정도 비슷한 유형으로 반복되는데 비해 정작 수능에서는 처음 보는 유형의 문제가 나오곤 합니다. 바로 제가 그랬습니다. 모의고사에서 1등급을 놓쳐본 적이 없었던 국어는 자신 있는 과목이었습니다. 하지만 수능에서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평소 모의고사보다 많이 출제된 지문으로 시간이 부족해 마지막 세 문제 정도는 제대로 풀어볼 수도 없었습니다.
읽고 이해할 지문의 양이 많다보니 당황한 저는 평소 절대 실수하지 않았던 문법 부분에서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이처럼 수능은 만만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냥 모의고사 보는 것처럼 봐라’라고 하는데 그것은 틀린 말입니다. 수능은 수능입니다. 막연히 문제를 풀기 보다는 문제지를 받자마자 어느 정도 시간을 투자하여 문항 수는 어떤지, 지문 수는 몇 개인지 등등의 정보를 파악한 후 일종의 전략을 세우는 습관을 지금부터라도 연습해두면 좋을 것입니다.
안문환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과 1학년)
“지금부터는 신체 리듬을 수능 시계에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맨날 듣는 얘기같겠지만 이제는 뭘 더 알아가야겠다는 생각보다 수능 시간에 익숙해져야 할 때입니다. 주변에 경쟁자들은 벌써 아침, 점심 밥도 수능날 먹을 메뉴에 맞추는 친구들이 많아요. 수능이 며칠 남지 않은 지금부터는 무엇보다 신체 리듬을 수능 시계에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잠자는 시간은 물론 일어나는 시간도 수능 당일날과 똑같이 해서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게 노력하세요.
학습적인 부분은 지금부터 모의고사 문제를 과목당 시간 다 맞추고 실전이라 생각하면서 풀어볼 것을 권합니다. 문제를 풀면서 헷갈렸던 부분 정도를 정리하는 것이 부담이 없습니다. 지금부터 열심히 한다고 성적이 오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욕심내지 말고 문제에 대한 감각을 유지하는 정도로 공부하세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게 수능성적을 유지하거나 올리는데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황보경(고려대학교 자유전공학부 1학년)
“수능 시험 중간에 답을 맞춰보는 일, 절대로 하지마세요”
실력은 이미 결정되어 있기 때문에 수능 당일의 상황에 따라 성적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일단 야자하는 옷이나 평소 학교에서 입는 옷을 입으세요. 수능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마음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답니다. 정시에 올인한 경우 수능 시험이 더욱 긴장되고 떨리게 마련입니다. 그러다보면 수능 시험을 보는 중간중간에 답을 맞추는 친구들이 있는데, 답은 절대 맞추지 마세요. 그럴 경우 한 교시를 망치면 다음 시험에 흔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음 속으로 전 시간 시험을 못봤다고 생각하는 것은 좋습니다. 그래야만 다음 시험에서 만회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시험 중에 모르는 문제가 있으면 일단 넘기고, 다음 문제로 넘어가는게 좋습니다. 수능 며칠 전에 컨디션 조절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험 보는 중 생겨나는 문제에 대해 심리적 평정을 찾는 것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정은송(서울대학교 경영학과 1학년)
“평소 익숙한 물건들은 가져가면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작년 수능은 1교시 국어가 예상한 것보다 어렵게 출제되었습니다. 무척 긴장되었지만 내가 어려우면 남들도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해 다 맞춰야 된다는 부담을 떨쳐버리고 오히려 평소 실력대로만 풀자고 마음을 돌린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수능은 5교시에 걸쳐 치러지기에 앞의 시험들이 어려웠어도 확실히 틀린 것 빼고는 다 맞았으리란 긍정적 마음으로 다른 시험을 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간혹 앞 시험을 망했다 생각하고 뒷 시험에도 집중을 못하곤 하는데 시험 채점을 해보기 전까지는 아무도 결과를 모른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저는 수능 시험장에 평소 쓰던 텀블러, 담요 등 매 모의고사를 함께 한 물건들을 들고 갔습니다. 평소 익숙한 물건들은 긴장된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준답니다. 마지막으로 시험장은 생각보다 히터를 세게 틀어 놓아서 매우 덥습니다. 겹겹이 옷을 입어 집중하기에 좋은 최적의 온도를 유지하는 것도 수험생에게는 하나의 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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