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7일 마침내 수능시험!]

“수험생과 학부모 모두를 응원합니다”

남궁윤선 리포터 2016-11-13

수능이 다가온다. 교실에 D-day를 헤아리는 문구가 붙어 있는 사진에서, 고3학생들의 짠한 뒷모습에서도 수능이 다가옴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교육부는 ‘수능시험 날 지진발생시 대처방안 3단계’를 기사화했고 거리의 상점은 ‘수능대박’을 부르짖으며 물건을 팔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수능을 체감하게 하는 것은 부쩍 추워진 날씨다. 원래 시험 당일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지 않던가. 그렇지 않아도 긴장한 수험생들, 잔뜩 움츠러들게 말이다.

수능을 준비하는 우리의 태도

내신이고 모의고사고 보는 족족 1등급을 받아오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모를까, 수능시험을 앞둔 수험생과 부모는 한 결 같이 마음을 졸이고 있다. 물어보면 안 되는 거라고들 해서 섣불리 아는 척도 하지 못하고, 눈치만 살피는 주변 사람들도 얼마간은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니 더 할 말이 없다. 이유 없이 자꾸 위염증상이 나타나 드나드는 내과에서 의사선생님은 이렇게 질문했다. “혹시 고3 엄마세요? 그럼 그 얘기를 먼저 하셨어야지요. 신경성입니다. 신경성 위염.”
진단은 명료하다. 몸이 마음보다 예민하게 반응하는지 크게 신경 쓰는 일 없는데 계속 속은 울렁거려 불편하기 그지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험생은 수능을 치러야하고 부모들은 뒷바라지를 잘 마무리해야 한다. 

□ 공부 빼고 내가 다 해주겠다 - 네 앞 뒤 양옆에 나 있다 엄마형

날마다 수능기사를 검색한다. 혹시 미리 준비할 것이 없나 준비하고 준비한다. 수능시계는 벌써 인터넷에서 구입해 두었고, 시험장소가 발표되면 미리 답사도 다녀올 예정이다. 당일 주차나 교통체증으로 늦어지는 일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다.
수능 1주일 전부터는 수능 당일 도시락 메뉴로 도시락을 싸줄 계획이다. 늘 먹던 것을 먹어야 탈이 없고 마음이 안정되겠다 싶어 같은 메뉴로 일주일 점심을 싸줄 요량인데, “그러다 보면 질려서 점심 먹을 맘이 들겠냐”는 큰 아이의 타박에 계획을 수정해야 하나 궁리중이다.
수능 일주일 전부터 기상시간을 조정하기로 했다. 국어시험시간 두 시간 전에는 일어나야 완전히 잠깬 상태로 시험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일주일간은 수능 시간표대로 문제를 풀거나 공부를 하라고 얘기했는데 학교 스케줄에 따라 변동사항이 있을 것 같다. 또 혹시 뭔가 빠진 게 있을까 싶어 메모지를 준비하고 믿을만한 조카에게 전화를 건다.

□ 어차피 네 인생, 그저 첫째 관문일 뿐 - 애써 태연한 척 거리두기 엄마형

수능시험 날이면 뜨는 비행기도 붙잡아 앉히는 나라에 살고 있지만, 그저 연습처럼 또 모의고사 보듯 힘 빼고 최선을 다해 시험 보도록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가친척과 동네 친구들에게 찹쌀떡이나 초콜릿 대신 마음만 받겠다고 선언해 두었다. 제 인생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수고하는 아이에게 지나친 관심이나 요란한 응원은 도리어 부담이 될 것 같아서다.
시험 당일 친구와 함께 고사장에 가겠다는 아이를 위해 엄마 한 사람이 카풀을 하기로 했다. 따뜻한 밥을 먹여야 할 것 같아 이미 품절사태가 났다는 보온도시락을 빌려다 두었다. 따뜻한 국과 평상시 즐겨먹던 밑반찬 몇 가지로 도시락을 쌀 참이다. 어차피 허기만 면해야 나머지 시간도 잘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 간소하게 도시락을 챙길 계획이다.
기회 닿을 때마다 “너는 실전에 강한 편이더라. 걱정하지 마라”라고 아이를 격려하고 있다. 모쪼록 시험을 보는 아이가 수많은 어느 날 중 하루처럼 담담하고 차분하게, 두려움이나 근심에 눌리지 않고 자기 앞에 시험지를 마주하게 되기를 바란다. 아무리 그래봐야 긴장하기 마련이겠지만 얼마간 무심하게 평상심을 유지하도록 돕고 싶다. 

주위에서 만날 수 있는 엄마들의 모습이다. 무엇이 옳은가를 따지는 것은 아무 의미 없고 어떤 것이 더 좋아 보인다고 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아이와 내가 맞는 방법으로 균형 있게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지금의 최선이다. 어쨌든 최상의 컨디션으로 시험을 봐야하기 때문이다.
수능시험이 끝나고도 차분히 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다. 12년의 학창시절에 대한 반성과 자기성찰을 아이 수준에서 할 수 있도록 돕고 그 다음 단계를 준비하도록 말이다.
수험생 모두의 행운을 빈다. 그리고 수고한 우리 모두에게 말하고 싶다. “아이가 시험을 잘 못 봤더라도 그대는 충분히 훌륭한 엄마!” “점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너는 충분히 소중한 사람!”이라고 말이다. 


■ 수능을 먼저 치른 선배들의 조언

- 수험장에 조금 일찍 도착하는 것이 좋다. 자리에 앉아 책상과 의자도 확인하자. 너무 삐걱거린다면 종이를 괴던지 교체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낯선 환경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 몸짓이 커다랗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등 틱증상을 가진 친구가 주변에 앉으면 신경 쓰이고 당황하게 된다. 방해받지 않기 위해 익숙한 분위기를 연상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이를테면 붙어 다니던 친구의 모습을 떠올리거나 늘 듣던 엄마의 잔소리를 떠올리면 마음이 좀 가라앉는다.


- 마지막 시험시간까지 남아 있는 학생의 수는 많지 않다. 주변 상황에 요동하지 않고 견딜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내가 주인공인 내 시험이란 사실을 잊지 말자.


- 온도에 민감하다면 적극적으로 교실환기에 나서자. 특히 점심 식사 후 환기하지 않으면 뒷 시간 시험에 지장을 줄 수 있다.


- 수험표와 주민증 챙기자. 기타 수능유의사항도 꼭 다시 점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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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윤선 리포터 ako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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