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사는 사전적 의미로는 ‘단어를 문법상 의미·형태·기능으로 분류한 갈래’, 그리고 기능적으로는 ‘외국어 단어의 우리말 해석방법을 규정해 놓은 원칙’을 말한다. 언어적으로 음소나 음절까지 형태소 분류를 하지는 않더라도, 과거 한나라의 ‘훈고’의 가장 기본적인 기초가 해석이었던 것처럼 외국어를 우리말로 접근할 때 가장 먼저 갖춰야 할 사항이다.
얼마 전 수업을 하던 중에 문득 ‘오늘날 학생들이 수학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수학에 역사로 접근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달하는 사람의 생각이나 관념에 접근시키기 때문’이라는 글이 떠오른다. 영어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모든 영어의 지문이나 글들은, 오랜 세월을 거쳐 변화하고 더해져 온 영어의 역사의 총체적 모습이다. 이것들을 한 지면을 통해 보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그 지역의 문화와 시류가 더해져 더욱 풍성해 져 있는 언어가 된 것이다. 그러한 언어의 변천과 용례의 변화, 의미의 첨가와 같은 역사적 배경 없이 영어를 이해하기란 더더욱 힘들어진다.
사전 하나만으로 영어공부하기?
어릴 적 은사들께서 늘 농담처럼 하시던 말씀 가운데, 당신들은 ‘다른 교재들은 차치하고 사전 하나만 가지고도 얼마든지 영어를 공부할 수 있었다’던 말씀이 떠오른다. 그리고 새삼 그 이야기가 가장 단순하면서도 얼마나 명쾌하고 확실한 사실인지를 이제 와서야 조금씩이나마 실감을 한다. 영어를 잘한다는 것은 미국말을 잘한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영어의 본질은 소통에 있다. 소통의 본질은 규격화와 표준화이다. 한 언어를 기능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 형태에서부터 의미에 이르기까지 서로 인지하는 바가 거의 동일하거나 동등해야만 한다.
영어수학의 공통점 기호와 상징
수학과 영어에 상당한 차이를 두려는 사람들이 많다. 수학은 수렴적(convergent) 학문이고, 영어는 확정적(divergent) 학문이라고 까지 차이를 둔다. 그러나 두 학문의 공통적인 본질은 기호와 상징에 있다. 수학은 비교적 그 해석의 범위가 제한적이면서 명확하다. 게다가 숫자를 매개로 사용하기 때문에 물리적 본질에 매우 충실한 상징체계라고 할 수 있다.
영어를 잘 한다는 것
그렇듯 물질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만들고 사용하는 언어인 영어가 비논리적이고 비합리적일 수 는 없다. 영어 역시, 매우 합리적이며 오히려 물질적이기까지 하다. 영어를 잘한다는 것은 곧 영어를 잘 구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말을 포함해서 타 언어를 잘 구사한다는 것은 줄 곧 사용해 왔거나, 사용하기 위한 습관을 비교적 잘 익혔다는 뜻이다. 그러나 타의나 목적을 위해 인위적으로 한 언어를 습득하기 위해서는, 습관 이외에 중요한 전제가 하나 있다. 그것이 바로 ‘품사’인 것이다.
글쓰기가 말하기로
품사란 본래 언어들을 상호 비교하기 위해 고안된 개념이지만, 품사의 확장이 성분이 되고, 그 성분이 절과 문장을 구성하게 된다. 궁극적으로는 문단과 글이 형성되는 기본 단위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그 과정을 역순으로 이해하면 글쓰기가 말하기가 되는 것이 무릇 품사의 본질이자 합목적성(purpose)이다. 그런데 현실의 교육에서는 과거에는 ‘어법문제’에, 지금은 ‘서술형문제’에 이 모든 전제들이 함몰되어 버렸다.
문장에서의 위치에 따라 읽고 쓰는 방법 변하는 품사
품사란, 단어의 성질 즉 우리말 해석방법을 규정해 놓은 원칙을 말한다. 무엇보다 영어와 우리말은 순서가 다르다. 결국 품사는 한 단어가 문장의 어느 위치에 있는 지에 따라서 읽는 방법이 변하게 되고, 쓰는 방식도 그에 따라 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그 차이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원칙이 필요하다. 그 원칙이 품사이며 그것이 모여 문법을 이룬다. 그 원칙의 유무가 한 사람의 영어 학습을 결정하고 이끌게 되는 것 같다. 무엇보다도 이해하기가 쉬워질 수 있는 것이다. 내가 보기엔, 그것이 영어공부의 시작인 것 같다.
에이포인트영어학원 안정준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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