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1일 공군사관학교(공사)는 2017학년도 제69기 사관생도 최종합격자 205명(남 185명, 여 20명)을 발표했다. 이번 공사의 경쟁률은 39대 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공사 입시는 지난해까지 유지한 정시선발을 폐지하고 신입생 전원을 수능미반영전형으로 100% 선발했다. 그간 모집인원의 10%를 정책분야로 선발하던 조종 외 기회균형전형이 폐지돼 올해는 조종분야로만 모집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공사에 합격한 대일고등학교(교장 이자욱) 3학년 곽민홍 학생, 2017학년도 수시 합격생 인터뷰 그 첫 번째 주인공으로 소개한다.
39대 1 경쟁률 뚫고 합격한 비결
대일고 3학년 곽민홍 학생은 하늘을 나는 게 부러워 조종사를 꿈꿨고 고2 2학기부터 파일럿이 되기 위해 공사를 진학 목표로 차근차근 입시를 준비했다.
“친척 중에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당숙이 계셔서 사관학교에 관심이 있었어요. 초등학교 때 에어쇼를 우연히 구경갔는데 조종사가 멋져 보여 파일럿을 꿈꾸게 됐고 본격적인 공사 입시 준비는 고2 하반기부터 시작했습니다.”
이과반이었던 민홍군은 1차 시험인 국어, 영어, 수학 공부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수능 준비와 더불어 공사 기출문제를 구입해 풀었다.
“국어는 문법과 비문학이 제일 약점이라 기출문제에서 틀린 문법은 교과서에서 개념을 다시 찾아보고 오답노트로 정리했습니다. 담임선생님이 국어 과목이어서 집중적으로 질문한 것이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영어는 지문을 해석할 때 답지와 비교해 틀린 부분을 찾아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면서 바른 풀이 방법을 익혔어요. 수학은 몰라서 틀린 문제는 해설지를 보고 방법을 익혔고 답은 맞지만 풀이 방법이 틀린 문제는 풀이과정을 비교하며 풀었습니다.”
1차 합격 후 준비한 자소서
1차 시험 합격자 발표 이후 2차 시험 등록서류를 접수한다. 이 때 자기소개서를 제출해야 한다. 민홍군은 1차 합격 발표가 난 후 2차 등록 전까지 짧은 기간 담임선생님과 피드백하며 자소서를 완성했다. 자소서에는 가족소개, 학교생활, 지원계기, 앞으로의 나의 모습에 대해 서술하게 돼 있다. 민홍군은 회장 선거에서는 비록 떨어졌지만 학기마다 회장선거에 나간 것을 자소서에 기록했다. “원래 나서는 것을 싫어했어요. 이런 성격을 고쳐보려고 학기 마다 회장선거에 출마했고 이런 경험이 두려움을 떨쳐내는 기회가 됐고 학생부의 세부특기사항에 기록돼 있습니다.”
면접 질문 “한국에 있는 전투기는?”
공사는 1차 발표한 후 면접, 체력검정, 역사·안보관 논술, 신체검사(합·불)로 구성된 2차 시험을 실시한다. 올해 공사 체력검정은 지난해 과목별 10등급제에서 15등급제로 세분화됐고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제자리멀리뛰기, 오래달리기 4개 종목은 동일하지만 4개 종목 중 15등급이 3개 종목 이상이거나 총점 30점 가운데 15점 미만인 자를 불합격시키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민홍군은 체력검정을 위해 평소 꾸준히 공원에서 1,500m를 돌며 기른 기본기에 지난 8월 9일 1차 시험 합격자 발표 후 집 근처 헬스장에 등록해 하루 3시간씩 강도 높은 운동을 했다.
면접은 성격, 가치관, 희생정신, 역사·안보관, 학교생활, 자기소개, 가정·성장환경, 지원동기, 용모·태도, 개인의식, 공동의식을 평가항목으로 한다. 민홍군은 면접 준비를 위해서 포털사이트에서 이슈가 되는 시사문제를 찾아 신문사별로 스크랩해서 공부했다. “경북 성주의 사드 배치 확정 발표, 북한의 5차 핵실험, 北 SLBM 발사, 北 태영호 공사 한국 망명 등 여러 가지 시사 이슈를 준비했는데 저에게는 교우관계, 한국에 있는 전투기 중 아는 것 등 비교적 쉬운 것을 질문해 조금 당황했지만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어요. 면접이 끝나고 다른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시사 이슈를 질문 받은 경우도 있더라고요.”
민홍군이 면접 때 받은 질문은 ▲친구랑 싸운 경험이 있는가 ▲친구랑 싸운 후 갈등을 어떻게 해결했는가 ▲선생님과 다툼이 있었는가 ▲선생님과 다툼 후 어떻게 해결했는가 ▲한국에 있는 전투기 중 아는 것 ▲면접관 뒤에 있는 전투기의 이름을 아는가 ▲수시 원서는 어느 학교에 썼는가 ▲수시 면접 대비는 어떻게 준비했는가 ▲수시 원서를 쓸 때 누구와 상담했는가 등이었다.
역사·안보관 논술 제시문은
역사·안보관 논술은 안보관과 외교 등에 관한 문제가 제시문으로 주어진다. 한국사·국가안보에 있어 역사적 사실, 중요 이슈를 기승전결 또는 서론·본론·결론 형식으로 구성한 완성형 논제가 제시된다. 해마다 그 년도에 가장 화두가 되는 주제가 주어지기 때문에 민홍군은 한반도 사드배치가 출제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여러 기사를 보며 자신의 입장을 준비했다.
하지만 올해 출제된 문제는 ‘이승만 대통령이 한국 전쟁 당시 전쟁 지휘권을 미국에 넘겨준 것’에 대한 문제였다.
“이승만 대통령이 한국 전쟁 당시 전쟁 지휘권을 미국에 넘겨주었는데요. 국회에서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단독 결정한 것에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대한 질문에 국회 동의 없이 단독으로 작전지휘권을 넘긴 것은 잘못했지만 그 당시 병력이나 상황으로 봐서 미국 도움이 절실히 필요했고 병력이 북한을 상대할 만큼 충분히 모아지면 작전지휘권을 넘겨받아야 한다고 서술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꿈꿔온 파일럿에 한 걸음 다가가게 돼 정말 기쁘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조종사가 될 것”이라는 민홍군은 “공사에서 내신 등급 간의 점수 차가 그리 크지 않다. 내신과 상관없이 꾸준히 준비한다면 꼭 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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