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마음과 머리까지 맑게 하는 힘이 있다. 하지만 올 가을엔 비가 온 후에도 미세먼지가 줄지 않는다는 예보를 자주 듣는다.
최근 미세먼지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며 마스크를 필수품으로 챙기는 반면 일부에서는 ‘보이지도 않는 것을 가지고 유난’이라며 미세먼지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도 있다.
지난 10월, 경기도기후변화교육센터에서 2016 기후학교 후속교육으로 ‘쉽게 이해하는 미세먼지’라는 교육이 진행되었다. 미세먼지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 온 환경공해연구소· 경기연구원 전문가들의 강의와 연구발표로 진행되는 교육이었다. 리포터는 아침 일찍 과천시민회관으로 향했다. 하늘에 떠있는 불확실한 물체 ‘미세먼지’라는 녀석이 궁금했고 대처할 방법을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마의 크기 PM2,5
미세먼지, 즉 분진(粉塵)은 대기 중에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려오는 물질이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환경공해연구소 임영욱 교수는 “미세먼지는 쉽게 이해하기에 매우 어려운 복잡한 친구”라며 “미세먼지는 입자크기에 따라 특성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 크기부터 잘 알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리카락 의 두께는 50~70㎍/m³인데, 미세먼지의 크기는 10~1.0㎍/m³이고, 이중 우리 신체에 침착되는 크기는 3㎍/m³이하의 초미세먼지이다. 입자의 크기에 따라 크고 무거운 것은 강하분진(PM10), 입자가 미세하고 가벼워 장기간 떠다니는 것은 부유분진(PM3 이하)이라고 한다. 입자가 작을수록 폐나 기도 등의 인체장기에 쉽게 흡수되는데, 제거 속도 또한 느려져 ‘마의 크기’라 부른다고 한다. 비가 온 후에도 남아있는 미세먼지가 바로 부유분진인 것이다.
임 교수가 제시한 사진을 통해 본 미세먼지의 침착위치가 매우 놀라웠는데, 폐는 물론 노폐물을 걸러내는 신장에도 많은 초미세먼지가 몸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임 교수는 “초미세먼지의 경우 혈관을 타고 심장이나 신장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이런 경우 대사능력이 떨어지고 심 혈관 질환이 매우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생활주변 초미세먼지
2006~2015년 경기도 대기오염도 추세 중 특이한 사항은 PM10는 22% 감소한 반면, PM3 이하 미세먼지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즉 건강에 치명적인 초미세먼지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인 김동영 박사의 연구 자료에 의하면 2012년 초미세먼지 농도는 경기 32, 인천 29.4, 서울 25.2로 수도권에서 경기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같은 해에 미국의 LA는 17.9 런던은 16 이었다.
경기도는 지난 6월에 2020년 초미세먼지 20㎍/m³를 목표로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 특별대책을 내놓았다. 주요 전략은 사업장의 배출시설 관리를 선진화시키고, 친환경 교통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특히 생활주변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 매우 구체적이다. 세탁소 유기용제 관리나 주유소에서는 휘발성 유기화합물 배출원인을 관리하고, 숯불구이 음식점이나 생활폐기물 · 농업 잔재 쓰레기 소각관리가 강화된다.
이날 여러 해외 사례가 발표되었는데, 그 중 런던 도심의 교통정책 그리고 모든 공원에서 바비큐구이를 금지하는 중국의 법안(2013년) 등은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고 한다.
환기& 차단 줄이고 피해야
이날 참여해 강의를 진행했던 전문가들은 모두 “증가하고 있는 초미세먼지는 인체에 매우 나쁜 영향을 준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귀찮더라도 초미세먼지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미세먼지 농도를 알리는 예보(에어 코리아)에 항상 귀를 기울여 창문을 열어야 하는 날과 열지 말아야 하는 날을 구분해야 한다. 또 환기를 시킬 때에는 반드시 양쪽 창을 열어 바람 길을 만들어야 효과가 있단다.
실내 청소 역시 청소기보다는 물걸레질을 이용하고, 요리를 할 때 어린 자녀들을 부엌에서 떨어진 곳에 있게 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물론 화석연료를 줄이는 요리법을 선택하고 조리 기구를 바꾸는 것도 좋겠다.
도로에서 경유차 뒤를 따라 갈 때에는 창문을 닫고, 차안에 어린아이가 있을 경우 중앙차선을 이용하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인체에 나쁜 초미세먼지와 가장 유사한 크기형태는 담배연기라고 한다.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의 경우 담배냄새가 나는 공간에 노출되는 것은 ‘건강에 치명적’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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