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학창시절 독서활동이 왜 중요할까?

지역내일 2016-11-08

서울대 수시 전형의 자기소개서 마지막 문항이 '최근 3년간 읽었던 책 중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을 3권 이내로 선정하고 그 이유를 기술하라'이다. 단순한 내용요약이나 감상이 아니라 읽게 된 계기, 책에 대한 평가, 자신에게 준 영향을 중심으로 쓰라고 한다.
서울대는 다른 대학과 다르게 왜 이런 문항을 지정하고 학생의 독서활동을 다루고 있는 걸까. 서울대에 보내지 않을 테니 독서의 중요성을 외면해도 될까.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논술부터 소논문, 에세이, 학생부 작성, 자기소개서는 꾸준히 독서활동을 해온 학생들이 수월하다.


학생들을 만나면 정작 책을 읽고 어떤 쟁점도, 이슈도 찾지 못하는 친구들이 많다. 수능에서 영어의 절대평가로 쉬워진다는 기사가 쏟아지는 와중에 언어의 중요도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독서의 중요성은 꼭 성적과 연관시키지 않는다 해도 인생에서도 중요한 요소지만, 여기서는 학생들의 고등학교 3년간 독서활동의 중요성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한다. 여기서 독서활동은 책을 읽는 것만이 아니라 책을 읽고 난 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까지 포함이다.
먼저 언어 시험의 지문을 말하고 싶다. 지문을 읽는 건 책을 읽는 것과도 같다. 독서 경험이 많은 학생일수록 긴 글을 읽고 이해하는 데에 부담이 없고, 어려움이 없다. 독서 경험이 부족한 학생들은 언어 지문을 읽고 한 번에 이해하기를 어려워한다.
심지어 영어 지문에서도 단어를 다 알고도 내용 전체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학생들이 많다. 표면적 해석으로 지문의 핵심을 오해하고, 그런 오해를 유도한 답을 체크해버린다. 문맥적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수행평가, 서술형 문제, 수학과학의 심화 문제에서도 문제의 핵심을 이해하지 못해 풀지 못했다는 학생들이 많다. 이해력은 언어 문제뿐만 아니라 모든 교과에서 요구하는 학습능력이다.


다음은 고등학교에서 특색사업으로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 역량과 심화 학습 탐구능력을 키우기 위해 열중인 보고서 쓰기(R&E), 과제 연구, 소논문 쓰기, 에세이 등이며 이 또한 독서활동에 집중한 학생들이 잘 해내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분명 수학, 과학 탐구능력도 중요하지만, 논리력, 통찰력, 문제 해결 능력이 중요하다. 좋은 주제를 선정하며, 문제 인식이나 사회의 기여, 영향에 대해서도 좋은 결과를 도출해낸다.
책을 읽기만 하는 학생들은 배경지식이나 상식은 쌓이겠지만, 주체적인 태도로 문제 해결하는 데에는 부족할 수 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여러 권을 읽기보단 책 한 권을 읽더라도 정독하여 저자의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고 비판적 사고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라고 한다. 다양한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새로운 의견을 도출해내는 창의력과 논리력을 기를 수 있다. 저자의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책을 이해하면서도 책에서 벗어나는 과정이 독서활동의 한 부분이다.


세 번째,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 중심이 되는 학생기록부 때문에 중요성은 더 커진다. 특히, 독서활동은 매 학기 두 권 이상 쓰이고, 학생이 직접 기술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몇 줄에 자신의 가치관과 생각을 담아야 한다.

동기-내용(공감)-생각의 변화-영향까지 네 줄 정도로 쓰려면 많은 독서활동이 습관이 된 학생들에게 유리하다. 교과와 진로에 관련된 책을 읽고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독서활동이 습관이 된 친구들은 어떤 분야의 책을 읽어도 다양하고 기발한 생각들로 창의력을 키우고, 좋은 영향을 받는다.


마지막으로 3년 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교내활동과 학생부를 가지고 자기소개서를 쓸 때 많은 활동을 했음에도 기억하지 못하고 자기소개서에 담지 못하여 학생들이 힘들어한다. 그때에 자신의 경험과 활동 내용, 배운 점과 느낀 점을 잘 기록해둔 학생들은 풍부한 자기소개서가 완성된다. 또한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신을 소개하는 일에 서툴지만, 많은 시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쌓아온 학생들은 이미 자신에 대해 통찰하고 있고, 어떤 활동을 부각시켜 자신의 장점을 나타낼지, 어떤 글이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설득시키는지 잘 알고 있다.


결국 독서활동을 많이 해온 학생은 텍스트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어떤 사회적 이슈에도 자신만의 의견을 내놓으며, 사람들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능력을 키우게 된다. 더욱 우수한 학생들은 논술 특기자전형을 준비시킨다. 끊임없이 공론화되는 논제에 대해 근거를 들어 자신만의 의견을 내고 입학 사정관을 설득시키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기 때문이다.


모든 학생이 높은 논리력과 이해력을 키울 순 없더라도 학교생활의 좁은 환경에서 다양한 경험을 시켜주고 싶다면 독서활동만큼 간단한 방법으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는 드물 것이다. 지금이라도 학생에게 도서관과 서점을 익숙한 환경으로 만들어주면 어떨까. 독서활동에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면 학생의 모든 면에서 한 단계 성장하게 될 것이다.


미스터밥 수학학원 입시전략 연구소김경미 연구원
041-555-7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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