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학년도부터 수능 통합국어로 출제됨에 따라 지난 6월, 9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시한 모의평가에서도 국어영역에 변화가 눈에 띄었다.
복합적이고 길어진 지문이 출제되며 수능 변별력을 높이기 위한 평가원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와 맞물려 강남 고교들의 국어 내신도 수능 국어의 출제경향에 맞춰 발 빠르게 변화 중이다.
강남 주요 고교 국어 내신 출제경향을 살펴보고 각 학교 국어과 교사에게 고1부터 고3까지 학년별 국어공부 로드맵에 대한 조언을 들어봤다.
도움말 단대부고 김태훈 교사, 영동고 이대희 교사, 중산고 장인수·민준홍·이창우 교사
6월·9월 모평 국어 출제경향 엿보기
종로학원하늘교육의 자료에 따르면 2016학년도 수능 국어 만점자 비율은 0.30이었고, 1등급 원점수 기준 93점이었다. 그와 비교해 지난 6월, 9월 치러진 2017학년도 6월 모의평가 국어 만점자 비율을 0.17이고 1등급 원점수 기준 90점, 9월 모의평가는 만점자 비율이 0.10이고 1등급 원점수 기준 90점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6월, 9월 모평의 경우 고난도 신유형 문제와 복합 지문이 출제돼 학생들에게 가장 큰 복병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변화는 EBS 수능 특강에서도 엿볼 수 있다. ‘교과서 개념 학습편’에 통합 지문이 상당수 나온다. <누항사>(고전시가)+<산정무한>(현대수필), <콩쥐팥쥐전>(고소설)+고소설 이론, <무진기행>(현대소설)+<안개>(희곡) 등이 그것이다.
중산고 장인수 교사는 “6월 모의평가 국어 영역은 그야말로 복합 지문(세트 지문)의 경연장이었다. 작문+화법 복합(6~7번), 중세 문법사 자료+문법(11~12번), 인문+생명과학(유비논증+동물실험)(20~24번), 예술+물리(음악+진동수)(28~33번), 문학사지문+고전시가(고려속요)(25~27번), 현대시+수필(34~38번), 독서지문+문법(33번) 등이다.
9월 모의평가 역시 마찬가지다. 문법이론+문법현상(11~12번), 현대소설+시나리오(21~24번), 고전문학사+설화+고소설(40~45번), 예술+기술(건축+물리)(25~30번) 등 신유형이 출제되었고 갈래별, 영역별 복합 지문과 세트 지문이 대거 등장했다”고 말했다.
특히 지문의 길이가 예전의 1,000자~1,600자 사이에서 1,000자~2,200자로 지문 속 정보량도 많아졌다는 것이 장 교사의 설명이다.
강남 주요 고교별 국어 내신 출제 경향
2017학년도부터 수능 통합국어로 출제됨에 따라 지난 6월, 9월 모의평가 국어 출제경향이 수능에 어느 정도 반영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입시 변화에 발맞춰 강남 주요 고교 국어 내신 출제경향도 이에 대비할 수 있도록 교과서 범위 내에서 복합 지문과 장문의 지문을 적절히 섞어 출제하고 있다. 단대부고, 영동고, 중산고 국어과 교사들이 밝힌 국어 내신 출제경향은 다음과 같다.
▶ 단대부고
단대부고는 고난이도 문제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고 교과서 지문을 복합적으로 접근해볼 수 있는 문제를 중심으로 출제하고 있다. 국어 내신 출제경향에 맞춰 학생들이 공부를 하면 자연스럽게 수능 변형문제나 복합 지문 등 고난이도 문제에 대한 적응력이 길러지고, 이를 풀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단대부고 김태훈 교사는 “50분의 시험시간을 기준으로 시험지 매수는 10p 내외를 유지하고자 한다. 수능형 문제 유형에 초점을 맞춰 학생들이 교과서 지문을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 중에서도 3~4문항 내외의 고난이도 문제를 출제해 학생들의 변별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 영동고
영동고는 교과서 지문을 기본으로 ‘텍스트 분석’과 ‘비판적 사고력’ 평가에 중점을 두고 출제하는 것이 특징이다. 텍스트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측정하는 문제와 더불어 수업 중 배운 내용에 더해 사고력을 확장시킬 수 있는 문제들이 출제된다. 특히 새롭게 제시된 관점이나 <보기>를 바탕으로 깊이 있는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영동고 이대희 교사는 “다만 통합국어 신유형 출제에 맞춰 문법 영역과 독서(비문학) 영역에서는 이전보다 높은 수준의 문제해결력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내신 시험을 변화시키고 있다. 문법 영역에서는 교과서의 기본 개념을 완전히 숙지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문법 원리가 결합된 현상을 분석할 수 있기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문제의 난이도를 높였다. 독서 영역에서는 정보량이 많은 지문을 제시하고 지문 곳곳에 등장한 내용들을 서로 연관시켜 통합적으로 사고할 수 있기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 중산고
중산고의 국어 내신은 올해부터 시험지 양 자체가 지난해보다 늘어났다. 수능 통합국어의 길어진 지문에 대한 대비 전략도 있지만, 학생들이 복합 지문과 장문의 지문을 빠르고 정확하게 읽고 분석할 수 있도록 독해력과 지문 분석의 힘을 기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학년별 국어 내신 출제경향에 대해 중산고 교사들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3학년의 경우, 중산고 민준홍 교사는 “‘문학사 이론’ 프린트 물 16쪽을 나눠주고 특정 작품과 연관시켜서 예상출제를 예측하는 수업을 진행했다”고 밝혔고, 장인수 교사는 “이를 기반으로 중간고사에서 ‘소설+희곡’ 부분에 복합 지문을 출제했다”고 덧붙였다.
1학년의 경우, 중산고 이창우 교사는 “1학년 국어 내신은 3권의 책을 읽고 융합학문독서토론 수업을 진행했으며, 이를 접목해 복합지문을 출제했다. 1학년은 중간고사에서 ‘희곡+민속극’ 복합지문을 출제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의 방대한 지문 다각도 분석해야
올해 처음으로 실시되는 수능 통합국어는 과도기적인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단대부고 김태훈 교사는 “6월과 9월 모의평가에서 기존보다 출제 지문이 줄면서 지문의 양이 늘었고, 이에 해당하는 문제의 수도 대폭 늘었다. 즉, 하나의 방대한 지문을 다각도에서 분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각개 영역이 독립적으로 구분되기 보다는 문학과 비문학, 비문학 장르 내의 혼합 등 두 개 이상의 영역이 혼합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그 흐름은 언제든 바뀔 수 있어서 학교에서의 국어교육은 원칙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의견을 덧붙였다.
학년별 국어공부 방향도 이를 염두에 두고 접근해야 한다고 한다. 김 교사는 “1학년 ‘국어’ 교과서는 문학과 비문학 등 다양한 지문을 다루고 있어서 이에 맞춰 국어의 전반적인 각 장르의 특성을 명확히 파악하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2학년은 ‘독서와 문법’, ‘문학’으로 세분화되므로 주요 국어 영역을 세밀하고 깊이 있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3학년은 다양한 학력평가 문제를 적용 및 응용하여 새로운 문제 패턴에도 당황하지 않고 효과적으로 지문을 파악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 이대희 교사의 ‘학년별 국어공부 로드맵’
고1 | 수능 국어의 기본기를 다지는 시기. 가장 좋은 교재는 국어I, II 교과서이다. 교사나 참고서의 해석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면 국어를 암기과목으로 전락시켜 학습 부담만 늘리고 실제 실력은 늘지 않는다. 글을 읽고 합리적으로 따져보는 연습을 하되, 문법의 기본 개념들을 정리해나가야 한다. |
고2 | 문학과 문법을 심화 학습하는 시기. 문학은 교과서 작품 외에도 기출문제를 통해 다양한 작품들을 접하면서 문학의 기본 개념과 작품을 읽는 방식을 익히는 것이 좋다. 이때 기출문제는 문제 풀이보다는 작품의 주요 내용과 표현방식을 익히는 용도로 활용해야 한다. 특히 고전시가 작품들을 정리해두면 3학년 때 시간을 많이 절약할 수 있다. 독서(비문학) 지문의 분석적 독해 방법을 익혀둔다. |
고3 |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문제 풀이를 연습해 수능을 준비하는 시기. 문제 풀이와 독서(비문학) 독해에 중점을 두고 학습해야 한다. 기출문제를 풀며 제시문을 분석하는 방법 및 근거를 파악하고, EBS 연계교재에 수록된 제재들을 정리하는 방법으로 학습 계획을 짜는 것이 좋다. 아울러 모의고사를 보고 나면 취약점을 분석해 왜 틀렸는지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
Tip 새롭게 접근하는 국어 공부 핵심 전략
중산고 장인수 교사는 국어학습 전략을 학년별로 구분하기보다는 수능 변화에 맞춰 새로운 공부전략이 필요하다며 다음과 같이 밝혔다.
분석적 읽기 기존의 문제풀이 요령이 잘 먹히지 않는다. 따라서 요령에만 집착하지 말고 주제문과 핵심 문장 찾기 등 분석적 읽기 훈련을 꾸준히 해야 한다.
통합적 사고 과학 지문과 시의 결합 등 복합지문을 많이 접하고 풀어보며 문과·이과 구분을 뛰어 넘어 통합적 사고 능력을 길러야 한다.
시간 안배 지문의 길이가 다양해지고 길어졌기 때문에 시간의 균등한 안배는 불가능해졌다. 지문의 길이와 정보량에 따라 새롭게 시간 안배를 해야 하는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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